[딜사이트 구예림 기자] 영원무역이 스캇부문(자전거사업) 부진 여파로 현금창출력이 뚝 떨어졌다. 시장에서는 최근 전세계적으로 자전거 시장이 극심한 불황인 점을 고려할 때 특단의 대책이 없다면 영원무역의 현금창출력이 단기간 내 호전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영원무역의 올 상반기 순영업활동현금흐름(NCF)은 마이너스(-) 683억원으로 전년 동기 111억원에서 음수로 전환했다. 불과 1년 만에 794억원이 쪼그라든 규모다. NCF는 기업이 영업활동을 통해 실질적으로 현금이 얼마나 유입됐는지 확인할 수 있는 대표적인 지표로 활용된다.
영원무역의 주력사업은 크게 의류 주문자상표부착(OEM) 부문과 스캇부문으로 나뉜다. 올해 상반기 두 부문을 합친 연결기준 순이익은 2435억원으로 작년 동기 3020억원 대비 19.4% 감소했다. 특히 스캇부문이 407억원의 순손실을 내며 전체 현금흐름에 지대한 악영향을 끼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더해 이 회사의 운전자본 부담 확대도 현금창출력 저하에 한몫을 했다. 이 회사의 올 상반기 운전자본(매출채권+재고자산-매입채무)은 1조7116억원으로 전년 동기 1조5463억원보다 10.7% 증가했다. 운전자본이 늘어난 원인 역시 스캇부문에서 발생한 대규모 재고자산 여파가 컸다.
실제 영원무역이 쌓아둔 스캇 자전거 재고자산은 올 상반기 말 7215억원으로 전년 동기 6692억원 대비 7.8%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까지만 해도 영원무역 전체 재고자산 가운데 스캇부문 비중은 28% 남짓이었지만 올해 상반기 54.1%로 3년 만에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영원무역은 현재 자회사 스캇코리아를 통해 초고가 자전거사업을 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 전세계를 강타한 고금리와 경기 침체 여파를 직격으로 받으며 자전거 판매가 크게 위축됐다. 또한 스캇 제품들의 경우 판매가격이 수백만원에서 수천만원에 이를 정도로 고가이다 보니 판매 위축은 눈덩이 재고자산 부담으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영원무역은 현재 스캇 재고 부담을 해소하기 위한 다양한 전략을 구상 중이다. 특히 올해 7월부터 공식 홈페이지에서 주요 자전거 제품을 라인에 따라 최대 40% 할인하는 승부수까지 띄운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러한 자체적인 노력에도 스캇부문에 대한 시장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근시일 내 고급 자전거 수요가 회복되기는 쉽지 않다는 전망들이 우세하다. 조소정 키움증권 연구원은 "올해 하반기에도 스캇부문 재고가 빠르게 소진될 가능성이 제한적이다"며 "당분간 재고 리스크에 대한 우려는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영원무역의 경우 스캇부문에서의 부진이 전체 현금창출력에도 악영향을 주고 있다"며 "스캇부문을 회복하기 위해 다각도에서 전략을 수립하고 적극적인 노력을 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영원무역 관계자는 이에 대해 "매출 증대를 통해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창출하도록 노력하겠다"고 짧게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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