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령 기자] 카카오가 포털 '다음(Daum)'의 운영사인 AXZ를 인공지능(AI) 스타트업 업스테이지에 넘기고 대신 업스테이지 지분을 받는 구조의 거래를 추진하면서 '성장 정체 자산을 AI 유니콘으로 갈아탄 선택'이라는 해석이 힘을 얻고 있다. 카카오는 이번 거래를 전략적 제휴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시장에서는 사실상 포털 사업을 정리하고 AI 기업 지분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한 자산 교체에 가깝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거래의 골자는 카카오가 100% 보유한 AXZ 지분을 업스테이지에 이전하고 업스테이지가 신주 발행 또는 주식 교환 방식으로 카카오에 자사 지분을 제공하는 구조다. 현재는 구체적인 지분율과 기업가치는 공개되지 않은데다 지분만 교환할지, 일부 지분을 교환하고 매각 대금을 지불할지는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AXZ 즉 다음 사업의 가치를 2000억원에서 3000억원 수준으로, 업스테이지 기업가치는 최소 2조원 이상으로 보고 있다. 이를 단순히 대입하면 카카오는 포털 운영권을 넘기는 대신 두 자릿수 지분을 가진 AI 기업의 주주로 올라서게 된다.
실제 수치로 환산해보면 이번 거래의 무게감이 보다 또렷해진다. 업스테이지의 지난해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1월5일부터 9월2일 사이 발행된 가장 최근 전환우선주(CPS)의 발행가는 주당 15만4180원이다. 이 가격을 기준으로 시장에서 거론되는 AXZ(다음) 가치 2000억~3000억원을 나누면, 카카오가 이번 거래를 통해 확보하게 될 업스테이지 주식 수는 약 129만주에서 195만주 수준으로 계산된다.
같은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업스테이지의 현재 발행 주식 수는 보통주와 전환우선주를 합쳐 228만2075주다. 여기에 AXZ 가치 2000억~3000억원을 기준으로 카카오가 새로 취득하게 될 129만~195만주를 더해 단순 계산하면 카카오 지분은 약 28%에서 33% 수준까지 확대될 수 있다. 단순한 재무적 지분 투자라기보다는 업스테이지의 주요 주주로 참여하는 구조에 가깝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분율이 아직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시장에서는 카카오가 업스테이지에 AXZ 지분 100%를 넘기는 구조로 보고 있다"며 "AXZ 가치와 업스테이지의 최근 주당 발행가를 감안하면 카카오가 단순한 협력 파트너가 아니라 주요 주주로 참여하는 거래라는 점이 드러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결국 이번 거래는 포털 자산을 AI 기업 지분으로 바꿔 들고 가는 선택에 가깝다"고 덧붙였다.
카카오는 그동안 다음을 두고 "매각은 없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밝혀왔지만 2023년 CIC 분리와 2025년 AXZ 설립을 거치며 포털 사업을 본사에서 떼어내는 작업을 단계적으로 진행해왔다. 이번 주식 교환 역시 이런 흐름의 연장선인 셈이다.
특히 다음의 검색 점유율이 2%대까지 하락한 상황에서 카카오가 포털을 직접 운영하며 재도약을 노리기보다는 업스테이지에 넘기고 간접적으로 AI 성장 스토리에 편승하는 길을 택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카카오 입장에서는 운영·인력·점유율 하락이라는 부담을 내려놓고 업스테이지 상장 이후 지분 가치 상승이라는 새로운 수익 경로를 확보하게 되는 셈이다.
업스테이지 역시 이번 거래로 체질이 달라질 것으로 분석된다. 그동안 대규모언어모델(LLM) '솔라'를 중심으로 기업 고객을 상대로 AI 솔루션을 제공해온 업스테이지는 AXZ를 통해 검색, 뉴스, 커뮤니티, 콘텐츠 트래픽과 방대한 사용자 데이터를 확보하게 된다. 이는 단순한 기술 기업을 넘어 AI와 플랫폼을 결합한 서비스 기업으로 외연을 확장할 수 있는 발판이다. IPO를 준비 중인 업스테이지 입장에서는 'AI 기술력'에 더해 '유통·데이터·사용자 기반'을 함께 갖춘 기업이라는 스토리를 시장에 제시할 수 있게 된다.
결국 이번 거래는 '다음'이라는 포털의 미래라기보다 카카오와 업스테이지가 각자의 성장 경로를 재설계하는 선택에 가깝다. 카카오는 돈이 되지 않는 포털을 넘기고 AI 유니콘 지분을 얻는 길을 택했고 업스테이지는 포털을 발판으로 기술 기업에서 플랫폼 기업으로 도약하려는 승부수를 던졌다. 문제는 이 교환의 성패가 카카오의 지분 가치와 업스테이지의 상장 성적표로 곧바로 드러나게 된다는 점이다. 이제 '다음'의 몸값은 포털이 아니라 AI 주식의 가격표로 평가받게 됐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거래는 '다음이 살아나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카카오가 포털을 얼마에 팔고 AI 유니콘 지분을 샀느냐'의 문제"라며 "업스테이지가 상장에 성공하면 카카오의 선택은 재무적으로 정당화될 수 있지만 반대로 IPO가 기대에 못 미칠 경우 '다음을 헐값에 넘긴 결정'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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