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령 기자] SK텔레콤이 2025년 연간 실적에서 사이버 침해 사고의 직격탄을 맞으며 매출과 이익이 모두 감소했다. 회사는 2026년을 실적 정상화의 원년으로 설정하고 통신 본업 수익성 회복과 AI 데이터센터(AIDC) 중심의 AI 사업 확장을 통해 반등을 꾀하겠다는 전략을 밝혔다.
SK텔레콤에 따르면 2025년 연결 기준 매출은 17조992억원으로 전년 대비 4.7%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1조732억원으로 41.1% 줄었다.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73.0% 감소한 3751억원을 기록했다. 별도 기준 매출은 12조511억원, 영업이익은 8118억원으로 집계됐다.
박종석 SK텔레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연간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자회사 매각과 사이버 침해 사고로 인한 가입자 감소, 요금 감면을 포함한 책임·약속 프로그램 실행이 매출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며 "유심 교체 등 사고 관련 비용과 연말 사업 포트폴리오 재정비 과정에서 발생한 비용이 영업이익 감소의 주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주주환원과 관련해서는 재무 부담을 이유로 기말 배당을 실시하지 않기로 했다. SK텔레콤의 2025년 주당 배당금은 이미 지급된 중간·분기 배당을 포함해 1660원으로 이사회에서 의결됐으며 오는 3월 정기 주주총회 승인 후 확정된다. 박 CFO는 "사고의 재무적 영향이 연중 지속됐고 조직 및 사업 구조 재편 과정에서 일시적 비용이 발생해 배당 축소가 불가피했다"며 "2026년에는 실적 정상화를 통해 예년 수준의 배당을 회복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며 비과세 배당을 포함한 주주가치 제고 방안도 함께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통신 사업은 고객 신뢰 회복과 수익성 정상화에 초점을 맞춘다. 박 CFO는 "2026년 매출은 일부 비핵심 자회사 매각과 무선 가입자 감소 영향으로 사고 이전인 2024년 수준에는 미치지 못할 것"이라면서도 "영업이익 측면에서는 통신 사업 수익성 회복과 AI 사업의 자생력 확보를 통해 2024년에 근접한 수준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번호이동 시장 변화와 관련해 배병찬 이동통신(MNO) 지원실장은 "경쟁사의 위약금 면제 조치로 연초 번호이동 시장이 일시적으로 확대됐지만 현재는 전반적으로 안정화 국면에 들어섰다"고 설명했다. 그는 "해당 기간 유입 고객의 상당수는 지난해 사이버 침해 사고 이후 이탈했던 고객의 자발적 재유입"이라며 "가입 기간 복구와 멤버십 혜택을 포함한 고객 감사 패키지, 보안 강화 조치가 신뢰 회복에 기여했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은 단기 가입자 확대를 위한 마케팅 경쟁보다는 고객가치 중심의 구조적 경쟁력 강화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AI 사업에서는 데이터센터가 실질적인 성장 축으로 부각됐다. 2025년 AI 데이터센터 관련 매출은 5199억원으로 전년 대비 34.9% 성장했다. 박 CFO는 "가산·양주 데이터센터 가동률 상승과 판교 데이터센터 인수가 성장을 견인했다"며 "울산 AI 데이터센터는 지난해 9월 착공 이후 순조롭게 구축 중이며 올해는 서울 지역 추가 데이터센터 착공을 통해 스케일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AI 데이터센터 솔루션 사업과 해저케이블 사업 역시 데이터센터 사업과의 시너지를 통해 확장한다는 구상이다.
신임 경영진 체제의 방향성도 이번 컨퍼런스콜에서 구체화됐다. 박 CFO는 "올해 SK텔레콤은 통신과 AI 사업 모두에서 실질적인 경쟁력을 단단하게 다져가는 것을 최우선 목표로 삼고 있다"며 신임 CEO 체제의 경영 기조를 설명했다. 그는 "고객가치 혁신을 통해 시장 리더십을 회복하고 AI 가속화를 통해 통신 사업의 생산성을 혁신하며 AI 사업은 선택과 집중을 통해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는 세 가지 축으로 전략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고객가치 회복을 신임 CEO 경영의 출발점으로 제시했다. 박 CFO는 "당사의 업의 본질은 고객 가치에 있다"며 "상품·멤버십·유통 채널 등 통신의 모든 요소를 고객이 체감하는 실질적 가치 중심으로 재설계하고 있다"고 말했다.
AI 전략 역시 단기 성과보다는 수익성과 지속 가능성에 방점을 찍었다. 그는 "AI 사업은 환경 변화에 따라 피보팅을 통해 당사가 잘할 수 있는 영역에 집중하고 비용 구조 효율화를 병행할 것"이라며 "AI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스케일업과 신규 비즈니스 모델 창출을 병행하겠다"고 밝혔다.
정부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 2단계 진출도 향후 AI 사업 확대의 발판으로 제시됐다. 최동희 AI전략기획실장은 "SK텔레콤이 컨소시엄과 함께 개발 중인 '에이닷 엑스 K1(A.X K1)'은 국내 최초로 5000억 개 매개변수를 적용한 초거대 모델"이라며 "국내 최대 규모의 한국어 데이터셋을 기반으로 문화적 맥락까지 반영할 수 있다는 점이 차별화된 경쟁력"이라고 말했다. 그는 A.X K1을 B2C 서비스와 B2B 업무 생산성 영역에 적용하고 계열사 및 컨소시엄 내 버티컬 서비스로 확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SK텔레콤이 보유중인 미국 AI 기업 엔트로픽 지분 가치와 관련한 질문에는 "계약상 비밀유지 조항으로 즉각적인 지분율과 가치 공개는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박 CFO는 "투자 자산은 주기적으로 재평가해 사업보고서에 반영하고 있으며 곧 공시될 2025년 사업보고서에 업데이트된 지분율이 포함될 예정"이라며 "유동화나 배당 재원 활용에 대해서는 현재 정해진 바 없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은 2026년을 통신과 AI 양축 모두에서 실질적 경쟁력을 재정립하는 해로 설정했다. 박 CFO는 "고객가치 혁신을 최우선으로 통신 사업의 생산성을 높이고 AI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AI 사업 성과를 가시화해 수익성을 회복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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