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승주 기자] 한화오션이 해상풍력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주사로부터 해상풍력·플랜트 사업부를 양수한 이후 최근 신안우이 해상풍력 발전사업의 EPC(설계·조달·시공) 도급계약을 따낸데 이어 해상풍력설치선(WTIV)의 신규 수주도 예상된다. 다만 일각에서는 한화오션의 해상풍력 사업이 계열분리를 준비하고 있는 그룹의 상황에 맞춰 수익성보단 정부의 코드를 맞추기 위한 행보라는 지적이다.
한화오션은 2024년 7월 ㈜한화 건설부문 내 풍력사업부와 글로벌 사업부의 플랜트 사업부를 4025억원에 양수했다. 앞서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이 2009년 '드윈드'를 인수하며 풍력사업 경험을 보유했다는 점과 WTIV 건조 역량을 갖췄다는 점에서 향후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한화의 풍력사업부는 2013년 전담조직을 구성한 이래 '영양 풍력 발전단지'와 '제주수망 풍력 발전단지'를 준공해내며 국내에선 선도적 지위를 유지해왔다.
이후 회사는 해상풍력 사업에 가속을 붙여나가고 있다. 2023년 2조원 규모의 유상증자 과정에선 해상풍력 분야에 3000억원을 투자해 사업개발부터 전력판매까지 이어지는 밸류체인을 구축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이후 지난해 12월에는 신안우이 해상풍력 발전사업 EPC 도급계약도 따냈다. 한화오션이 수주한 금액은 1조9716억원에 달한다.
현재 한화오션은 글로벌 해상풍력 시장의 성장세에 기대감을 걸고 있다. 신안우이 해상풍력 발전사업에선 15MW급 터빈 설치가 가능한 WTIV를 자체 제작해 운영할 계획이다. 해당 선박의 건조비용이 7000억원에 달한다는 점은 회사의 사업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나아가 한화오션은 2030년까지 100척 이상의 WTIV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WITV 수주는 조만간 가시화될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말 기후에너지환경부가 발표한 '해상풍력 확충·보급 계획'에 따라 한국전력은 민간기업과 공동출자해 총 6대의 WTIV 도입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때 국내 조선사에는 1대 혹은 1+1 형식의 발주가 이뤄질 예정인데 내부적으로는 한화오션의 수주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한화오션 역시 WTIV 수주 기회가 있다면 적극적으로 참여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시장에서는 한화오션의 해상풍력 사업에 의구심을 표한다. 수익성이 담보되지 않는 상태에서 무리한 사업확장에 나선다는 지적이다. 실제 신안우이 해상풍력 발전사업은 당초 한국남동발전이 추진할 당시 기획재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에서 탈락한 바 있다. 자재비와 시공비의 상승으로 경제성이 떨어진다는 이유에서다.
WTIV 수주 시장에 대해서도 비관적인 시각이 존재한다. 중국 조선사들에 비해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중국 조선사들의 WTIV 건조 비용은 2000~3000억원대에서 형성돼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WTIV의 건조 비용이 높은 이유는 기자재 국산화가 더딘 영향이다. 값 비싼 외산 기자재를 사용하는 과정에서 원가율도 자연스레 상승하게 되는 셈이다. 국내 해상풍력 사업에서도 중국 선박을 용선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한화오션의 해양부문 역시 제대로 된 성과를 기록한 적이 없다. 해당부문의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은 6224억원으로 19.0% 감소했고 같은기간 영업손실은 457억원으로 나타났다. 해상풍력 사업이 해양부문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20%에 그친다. 여전히 매출 대부분이 FPSO(부유식 원유 생산·저장·하역설비)와 FLNG(부유식 가스 생산·저장·하역설비)에서 나오는 구조다.
이에 일각에서는 한화오션의 행보가 정부의 코드를 맞추기 위해서라는 관측이 나온다. 현재 정부가 국민성장펀드 1호 투자처로 신안우이 해상풍력 발전사업을 낙점할 정도로 신경을 쓰고 있는 만큼 수익성이 다소 떨어지더라도 이에 발을 맞추기 위한 전략적 판단이라는 설명이다.
마침 한화그룹은 현재 ㈜한화의 인적분할을 통한 테크·라이프부문 분리경영을 앞두고 있다. 이후 김승연 회장의 '차남' 김동원 사장이 이끄는 금융부문도 독립 수순을 밟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다만 한화그룹의 계열분리를 위해서는 금산분리 규제 완화를 비롯, 정부와 금융당국의 협조가 필요한 상황이다.
시장 관계자는 "해상풍력 사업은 정부의 보조금이 없다면 경제성이 현저히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는다"라며 "한화가 그룹 차원에서 해상풍력 사업에 속도를 내는 이유는 수익성이 전부가 아닐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와 관련 한화오션 관계자는 "WITV는 풍력발전단지 건설을 건설하는 데에 필수적인 인프라이나 현재 국내에는 15MW 이상 발전기를 설치하는 데 사용 가능한 국내 선박이 없는 상황"이라며 "한국에너지공단이 지난해 상반기 풍력 고정가격계약 입찰부터 안보지표를 신설한 만큼 국산 WTIV에 대한 수요도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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