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조은비 기자] 한화오션이 캐나다 차세대 잠수함 사업 수주를 전제로 미화 2억달러(약 2886억원) 규모의 현지 철강 투자에 나선다. 단순한 업무협약(MOU)을 넘어, 자기자본의 5.9%에 해당하는 조건부 출연을 공식화하며 캐나다 잠수함 수주전에 본격적인 승부수를 던진 것이다.
한화오션은 27일 캐나다 최대 철강업체 알고마스틸(Algoma Steel)과 캐나다 잠수함 사업(CPSP) 수주를 전제로 한 전략적 협력 MOU를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해당 MOU에는 알고마스틸의 구조용 강재 빔 생산시설 건설을 위한 현금 출연(미화 2억달러)과, 향후 잠수함 제조 및 현지 인프라 건설에 사용될 강재 구매(미화 5000만달러 한도)가 포함돼 있다. 다만 투자와 구매 의무는 CPSP 수주를 조건으로 효력이 발생한다.
이 같은 공시는 한화가 캐나다 잠수함 사업을 단순한 무기 수출이 아닌 현지 산업 생태계에 직접 참여하는 '산업 동맹형 수주전'으로 접근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캐나다 정부가 입찰 과정에서 중시하는 현지 산업 참여 확대와 절충교역(ITB), 이른바 '바이 캐네디언(Buy Canadian)' 기조를 정면으로 겨냥한 행보다.
실제 한화오션과 한화시스템은 26일(현지 시간) 캐나다 토론토에서 열린 '한국-캐나다 산업협력 포럼'을 계기로 철강을 비롯해 AI, 위성통신, 우주, 전자광학 분야 등 현지 핵심 기업 5곳과 연쇄적으로 MOU를 체결했다. 캐나다 잠수함 사업 입찰을 앞두고, 단일 공급 계약이 아닌 산업 전반을 아우르는 협력 패키지를 제시한 것이다.
이날 포럼에는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 이용철 방위사업청장 등 정부 특사단이 참석했다. 정부가 캐나다 잠수함 사업을 국가 전략 수출 프로젝트로 추진하며 범정부 차원의 지원에 나섰다는 점을 분명히 한 자리였다.
한화의 협력 구상은 잠수함 건조와 직결된 핵심 영역에 집중돼 있다. 철강 분야에서는 알고마스틸과 손잡고 잠수함 건조·정비(MRO)에 필요한 강재의 현지 공급망을 구축하고, AI 분야에서는 캐나다 유니콘 기업 코히어(Cohere)와 협력해 잠수함 설계·제조·운용 전반에 적용 가능한 특화 인공지능 기술을 공동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위성·우주 분야에서도 협력 범위를 넓혔다. 한화시스템은 캐나다 위성통신 기업 텔레셋(Telesat)과 저궤도(LEO) 위성통신 협력을 추진하고, MDA 스페이스(MDA Space)와 PV 랩스(PV Labs)와는 방산·안보 목적의 위성·전자광학 기술 고도화를 추진한다. 이들 기술은 잠수함 작전과 연계된 보안 통신, 데이터 복원력, 지휘·통제 체계 전반에 활용될 예정이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잠수함 건조부터 유지·보수, 연관 산업까지 아우르는 협력 모델을 통해 캐나다 정부가 요구하는 산업 참여 기준에 부합하는 경쟁력을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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