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세정 기자] 넥센타이어의 기업가치 제고 부담이 가중될 전망이다. 가치투자를 지향하는 행동주의 펀드인 VIP자산운용이 넥센타이어 주요 주주로 등판했기 때문이다. 넥센타이어의 경우 지주사 ㈜넥센과 오너일가의 지분율이 독보적인 만큼 경영권을 놓고 VIP자산운용과 신경전을 벌일 가능성은 희박하다. 하지만 정부가 강력한 증시 부양 의지를 보이고 있어 상당한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 VIP자산운용, 지분율 5.03%…"저점 지나는 만큼 투자 목적"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VIP자산운용은 지난 8일자로 넥센타이어 지분율을 5.03%까지 끌어올렸다. 구체적으로 VIP자산운용이 어느 시점부터 넥센타이어 주식을 매집했는지는 확인할 수 없다. 하지만 이달 4일 기준 넥센타이어 주식 485만2317주(발행주식수의 4.97%)를 확보 중이었고, 3영업일 동안 6만1982주를 추가로 장내매수하며 5% 이상 보유 주주가 됐다.
VIP자산운용은 넥센타이어 주식 보유 목적에 대해 '단순투자'라고 밝혔다. 5% 이상 지분을 확보한 주주는 ▲단순투자 ▲일반투자 ▲경영참여 등 투자 목적을 공시해야 한다. 단순투자는 배당 수령이나 시세차익 등이 주요 목적이며, 일반투자는 단순투자보다 적극적인 주주활동을 전개하는 것으로 배당 확대나 지배구조 개선을 요구할 수 있다. 가장 높은 단계인 경영참여는 이사 선임 반대와 정관 변경 등 실질적으로 경영에 개입하기 위한 의도다.
김민국 VIP자산운용 대표는 "넥센타이어의 주가가 저평가돼 있는 데다, 저점을 지났다고 판단해서 투자 목적으로 주식을 매수했다"고 설명했다.
넥센타이어의 현 상황을 따져보면, VIP자산운용이 투자 목적을 변경하더라도 위협적이지 않다. 이 회사 오너일가가 70%에 달하는 지배력을 행사 중인 만큼 경영권 공격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넥센타이어 최대주주는 지분 46.48%를 보유한 모기업 ㈜넥센이며, 오너가인 강병중 대표이사 회장과 아들 강호찬 대표이사 부회장도 넥센타이어 지분을 각각 19.45%, 3.25% 들고 있다. 강 회장이 ㈜넥센을 지배하고 있는 만큼 넥센타이어는 강 회장 일가가 거느린 것과 다름없다.
◆ 타이어 3사 중 시총·PBR·이익률 '최하위'…배당수익률 고작 1.7배
눈길을 끄는 대목은 넥센타이어가 손꼽히는 저평가 기업인 데다, VIP자산운용이 소액주주 이익을 대변하는 행동주의 펀드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넥센타이어는 지난달 말 기준 국내 타이어 3사(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금호타이어·넥센타이어) 중 시가총액과 주가순자산비율(PBR), 영업이익률, 주당순이익(EPS)증가율, 자기자본이익률(ROE)이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넥센타이어의 주가가 저평가된 요인으로는 소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꼽을 수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중간배당을 검토하며 주주친화 정책을 전개하는 듯 했다. 하지만 글로벌 시장 경쟁력 확보와 장기적 성장을 도모해야 한다는 이유를 들어 중간배당 계획을 철회했다.
또 명문화된 배당 정책을 만들지도 않았다. 투자와 경영 실적, 현금흐름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만큼 배당 지급액을 우선순위에 두지 못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그 결과 넥센타이어의 최근 5년간 평균 배당수익률은 1.7%에 불과했다. 배당수익률은 주가를 배당금으로 나눈 수치로, 1억원을 투자했을 때 배당금으로 170만원을 받는다는 의미다.
넥센타이어의 PBR은 금호타이어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말 기준 금호타이어와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의 PBR은 각각 0.84배, 0.46배였다. 통상 PBR이 1배 미만일 경우 주가가 저평가된 것으로 분류되는데, 넥센타이어는 0.32배에 그쳤다. ㈜넥센은 넥센타이어 주가 부양을 위해 올 6월 넥센타이어 주식 149만주(1.43%) 가량을 장내매수하며 주가 부양을 시도했지만, 효과는 크지 않았다.
◆ 펀드 등장에 자진 상장폐지설, 실현성 '뚝'…'증시 부양' 정부 따를 수밖에
업계는 VIP자산운용이 5% 이상 주주 명부에 이름을 올린 만큼 넥센타이어의 경영 부담이 확대될 것이라는 시각을 내놓고 있다. VIP자산운용이 적극적으로 소액주주의 입장을 대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주식 보유 목적을 변경해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낼 수도 있다.
더군다나 ㈜넥센의 넥센타이어 주식 매입으로 불거진 완전자회사 가능성은 현실화되기 어려워졌다.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자 자진 상장폐지를 하기 위해서는 최대주주가 자진 상장폐지 시점에 지분 95%를 들고 있어야 하다. VIP자산운용이 기 취득 주식을 매도하기 전까지는 실현할 수 없다.
새 정부가 출범하면서 상장사의 자발적인 주주가치 제고 노력이 중요해졌다는 점도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기업 지배구조 개선 등 자본시장 선진화를 통한 증시 부양 의지를 강조해 왔다. 이에 따른 후속으로 현재까지 두 차례의 상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으며, 이달 중 3차 개정안이 처리될 것으로 보인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넥센타이어가 주주친화 정책의 강도를 높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에 대해 넥센타이어 관계자는 "투자기관의 지분 매입과 관련해 별도의 할 말은 없다"고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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