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정은 기자] 국내 10대 건설사의 안전보건최고책임자(CSO) 직급은 회사마다 제각각인 것으로 나타났다. 상위 건설사들이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시기에 맞춰 CSO를 선임하며 조직을 갖췄지만 직급 수준에는 뚜렷한 차이가 있다. 이 가운데 CSO를 사내이사에 포함한 곳은 현대건설, 포스코이앤씨, HDC현대산업개발 등 3곳 뿐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건설사들은 2022년 1월 27일 시행된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대상에 해당되면서 CSO를 두기 시작했다. 해당 법은 상시근로자 50인 이상 사업장(건설업은 공사금액 50억원 이상)에 우선 적용되며 상위 건설사들의 사업장은 이 요건을 충족한다.
이에 따라 10대 건설사들은 2021년 말부터 2022년 초까지 순차적으로 CSO를 선임하고 안전 조직 체계를 재정비했다. 2025년 시공능력평가 기준 상위 10대 건설사는 ▲삼성물산 ▲현대건설 ▲대우건설 ▲DL이앤씨 ▲GS건설 ▲현대엔지니어링 ▲포스코이앤씨 ▲롯데건설 ▲SK에코플랜트 ▲HDC현대산업개발이다.
다만 법적으로 CSO의 직급이나 권한 수준을 구체적으로 규정하지는 않는다. 직급 제한이 없지만 주로 임원급 이상을 맡기는 경우가 많으며, 실제 10대 건설사 CSO의 직급은 회사별로 차이가 있었다. 특히 CSO의 사내이사 여부가 권한과 영향력의 차이를 가르고 있다. CSO를 사내이사로 포함하면 이사회에서 직접 의사결정에 참여해 안전 관련 예산과 정책을 주도할 수 있어 안전을 경영의 핵심 과제로 격상시키고 CSO의 권한과 책임을 강화하는 효과가 있다.
현대건설과 HDC현산은 법 시행과 동시에 CSO를 사내이사에 포함했다. 현대건설은 2022년 3월 황준하 전무를 사내이사로 선임해 경영·재경·안전관리 3개 분야 체제를 구축했다. 기존의 경영·플랜트사업·재경 중심 체제에서 플랜트사업 대신 안전관리 전문가를 처음 이사회에 포함한 것이다. 황 전무는 2021년 안전지원실을 안전관리본부로 격상시키며 초대 CSO로 취임했고 올해 재선임돼 2028년까지 임기를 이어간다.
HDC현산은 10대 건설사 중 CSO 직급이 가장 높다. 2022년 외부 영입한 정익희 부사장을 CSO 겸 사내이사로 선임하고 각자 대표이사로서 안전 의사결정에 참여하도록 했다. 지난해부터는 조태제 부사장이 해당 직책을 맡아 2년 임기를 시작했다. HDC현산은 2022년 이후 3인 각자대표 체제를 유지해 왔다. 올해 초 정기인사에서 각자 대표에서 CFO를 제외했지만 CSO 대표직을 그대로 유지했다.
포스코이앤씨는 최근 사망사고를 계기로 CSO의 사내이사직을 복원했다. 올해 8월 1일 김현출 상무를 사내이사로 선임하고 5일 법적 등기를 마쳤다. 이는 광명~서울고속도로 현장에서 사망사고가 발생한 다음 날이었다. 김 상무는 올해 정기 주총에서 사내이사 명단에서 빠졌지만 사고 이후 열린 임시 주총에서 복귀했다. 포스코이앤씨는 2018년부터 안전보건센터장을 사내이사로 두었으나 올해 초 공백이 있었다가 이번에 다시 채운 셈이다.
이외 삼성물산, 대우건설, DL이앤씨, GS건설, 현대엔지니어링, 롯데건설, SK에코플랜트의 CSO는 모두 미등기 임원으로, 이사회 표결권이 없어 권한이 상대적으로 제한된다. 사내이사로 포함된 3곳과 비교하면 권한이 약할 수밖에 없으며, CSO가 안전 관련 정책이나 제안에 대해 기업 전반의 의사결정에 직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기 어렵다. 또한 다른 부서와 협의하거나 예산을 확보할 때도 정책 실행 속도가 상대적으로 느려지는 한계가 있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건설사의 사내이사직은 사업·재무 담당자가 투톱으로 구성돼 힘을 발휘해왔지만 안전관리에 중점을 두는 경우 CSO를 사내이사로 포함하기도 한다"며 "안전관리도 비용과 직결되는 만큼 사내이사직이 되면 영향력이 커지고 사내이사는 임기 동안 성과를 내야 하기 때문에 안전 관리에 대한 회사 전반의 관심과 참여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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