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정은 기자] HDC현대산업개발이 국내 건설사 중 가장 체계적인 안전 관리 조직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지만 실효성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안전 조직과 제도는 업계 최고 수준이지만 사망사고가 이어지면서 성과로 이어지지 못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HDC현산은 국내 건설사 중 유일하게 이사회 산하에 안전보건위원회를 운영한다. 대부분 건설사가 ESG위원회에서 안전을 다른 분야와 함께 다루는 것과 달리 HDC현산은 안전과 보건만을 전담하는 별도 위원회를 두고 있다.
이 같은 안전 조직 체계는 2022년 1월 발생한 광주 화정 아이파크 붕괴사고를 계기로 구축됐다. 당시 사고로 작업자 6명이 숨지고 1명이 부상을 입었으며, 정몽규 HDC그룹 회장은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났다.
당시 정익희 부사장을 외부에서 영입해 CSO(최고안전책임자) 겸 대표이사로 선임하고 각자 대표이사로서 안전 의사결정에 참여하도록 했다. 이로써 HDC현산은 ▲최고경영자(CEO) ▲최고재무책임자(CFO) ▲최고안전책임자(CSO) 등 3인의 각자 대표 체제를 갖췄다.
현재까지도 CSO 대표 체제를 유지하고 있으며 지난해부터는 조태제 부사장이 해당 직책을 맡아 2년 임기를 수행 중이다. 올해 초 정기 인사에서는 CFO 대표직이 제외됐지만 CSO 대표직은 그대로 유지됐다.
안전보건위원회도 비슷한 시기에 정기 주주총회에서 신설됐다. 기존 이사회 산하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보상위원회, 감사위원회에 더해 새로 출범했다. 현재는 조태제 CSO가 위원장을 맡고 있다. 위원회는 사내이사 1명과 사외이사 2명으로 구성돼 안전 확보 조치, 품질 관리, 재해 현황 등을 이사회에 직접 보고한다.
이처럼 HDC현산은 안전 관리 조직 측면에서는 업계 최고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외부 사외이사가 안전관리와 리스크 대응 체계를 점검해 독립적인 감시 기능을 수행한다는 점에서 신뢰성과 투명성을 높이는 의미가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전면 제도 개편에도 불구하고 성과는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 광주 붕괴사고 이후 대형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2023년과 2024년에 각각 1명씩, 올해 들어서만 2명이 사망했다. 안전 경영 체계를 전면 개편했음에도 사망 사고를 막을 수 없었다.
또 안전보건위원회에 참여하는 사외이사들이 안전 분야 전문성이 부족하다는 점도 한계로 지적된다. 독립적인 점검 기능을 수행한다는 장점에도 불구하고 반복되는 사고를 예방하지 못한 만큼 실질적 효과가 크지 않다는 비판이 나온다.
한 안전보건 전문가는 "안전 조직을 갖췄다고 해도 안전 관리자가 권한은 없이 책임만 지는 경우가 많아 일명 '바지사장'에 그치는 사례가 적지 않다"며 "안전은 특정 개인의 직급이나 역할에 의존하는 방식이 아니라 조직 전체가 함께 책임지고 관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HDC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안전보건위원회는 분기별로 열리며 안전 점검 결과와 재해 현황, 방지 대책, 안전보건 교육 점검, 작업 중지·대피·보고 절차 이행 여부 등을 논의하고 있다"며 "사외이사들이 법조·마케팅 분야 전문가이지만 안전 분야 전문성 강화를 위해 외부 안전보건 컨설팅업체와 노무법인을 통한 법률 자문과 교육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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