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정은 기자] 국내 대형 건설사 가운데 매년 안전 관리 비용을 구체적으로 공개하는 곳은 4곳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기업은 공개 의무가 없음에도 매년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통해 수치를 선제적으로 공개하며 예산도 꾸준히 늘려가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2025년 시공능력평가순위 상위 10대 건설사 가운데 안전 투자 규모를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통해 공개한 곳은 ▲현대건설 ▲대우건설 ▲DL이앤씨 ▲현대엔지니어링 등 4곳이다.
이들 기업은 매년 연도별 변화 추이와 각 안전 관리 항목별 예산 등을 구분해 안전 관리 비용을 공개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안전경영 투자액'을 통해 매년 안전 관련 비용을 공개하고 있다. ▲2022년 1658억원 ▲2023년 2399억원 ▲2024년 2773억원을 집행했다고 밝혔다. 특히 지난해에는 영업손실에도 안전 예산을 전년 대비 늘린 점이 눈에 띈다. DL이앤씨 역시 '안전경영 투자액'을 항목으로 연도별 추이를 공개했으며, 2021년 838억원에서 2024년 983억원으로 투자액을 늘렸다.
대우건설은 안전 관련 비용을 '안전보건 투자액'이라는 명칭으로 구분하고 있다. 연도별·항목별 세부 내역은 공개하지 않지만 매년 안전 관련 비용을 포함해 보고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법정 산업안전보건관리비 1137억원 외에 213억원 규모의 추가 예산을 편성했다는 내용을 담았다. 이는 같은 해 별도 기준 영업이익(1096억원)을 웃도는 수준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은 2025년 보고서를 아직 공개하지 않았지만 매년 '안전보건 투자'라는 명칭으로 연도별 예산과 항목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투자 항목은 총 안전보건 투자비, 안전설비, 안전 교육·훈련, 현장 검진 및 예방 등으로 구분된다. 2021년 449억원에서 2022년 818억원, 2023년 1189억원으로 매년 확대되는 추세를 보였다.
이처럼 건설 업계 전반에서는 안전관리에 대한 표준화된 지표가 마련돼 있지 않아 건설사별 공개 항목과 범위는 제각각이다. 각 사는 '안전경영 투자액', '안전보건 투자액' 등 서로 다른 용어를 사용하며, 법정 관리비·추가 예산·교육·설비 투자 등 포함 범위도 달라 단순 비교는 어렵다.
업계 관계자는 "의무 공시 사항이 아니기 때문에 회사별 기준은 다를 수 있지만, 관련 비용 공개를 통해 회사가 실질적으로 안전에 얼마나 투자하고 있는 지 알 수 있고, 이는 곧 회사의 안전관리 강화에 대한 의지를 확인하는 지표가 된다"고 설명했다. 일례로 영업손실이나 영업이익 감소에도 안전 관련 예산을 꾸준히 유지하거나 확대한 경우 건설사가 안전 투자를 경영 활동의 우선순위로 두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반면 삼성물산, GS건설, 롯데건설, 포스코이앤씨, SK에코플랜트, HDC현대산업개발 등 나머지 6곳은 안전 관련 구체적 투자액을 공개하지 않고 안전 조직·제도 운영 현황 및 활동을 중심으로만 보고하고 있다.
한 안전 전문 분야 교수는 "최근 건설사들이 원자재값과 인건비 상승 등으로 적자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안전 관리는 큰 비용이 드는 항목으로, 안전 비용을 줄임으로써 이윤을 확대하는 관행이 이어졌다"며 "안전 관리 비용을 공개하면 건설사의 투명성과 신뢰성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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