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유라 기자] 한일시멘트가 기업지배구조핵심지표 준수율을 끌어올리며 시멘트 업계 1위에 올랐다. 전자투표와 집중투표제를 도입하고 이사회 다양성을 강화하면서 전년 대비 준수 항목을 4개 늘렸다.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일시멘트는 2025년 기업지배구조보고서에서 핵심지표 15개 중 10개를 준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도 6개 항목(40%)에서 4개 항목을 추가로 충족하면서 준수율이 66.7%로 상승했다.
기업지배구조보고서는 통상 전년도 사업연도(2025년 1~12월)를 기준으로 작성된다. 다만 한국거래소 가이드라인에 따라 직전 연도 말일부터 공시 제출일까지 이뤄진 주요 지배구조 개선 사항은 보고서에 반영할 수 있다. 이에 따라 한일시멘트는 올해 정기주주총회에서 의결한 집중투표제 도입과 전자투표 실시를 비롯해 이사회 성별 다양성 확보, 내부감사기구의 분기별 독립회의 운영 등 개선 사항을 이번 보고서에 반영했다.
이는 기업지배구조보고서 공시 의무가 있는 시멘트 업계 3개사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이다. 같은기간 아세아시멘트와 성신양회의 준수율은 각각 60%, 53.3%로 집계됐다.
무엇보다 눈길을 끄는 것은 집중투표제 도입이다. 집중투표제는 이사 선임 과정에서 주주가 보유한 의결권을 특정 후보에게 집중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소수주주의 이사회 진입 가능성을 높이는 대표적인 주주권 강화 장치로 꼽힌다.
그동안 국내 기업들은 경영권 방어 부담 등을 이유로 집중투표제 도입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여왔다. 실제 한일시멘트도 지난해 기업지배구조보고서에는 "소액주주의 의견을 반영할 수 있다는 장점을 인지하고 있으나, 각계에서 제기되는 여러 단점까지 고려해 현재 도입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한 바 있다. 그러나 불과 1년 만에 관련 정관을 개정하며 집중투표제를 도입했다. 한일시멘트는 2025년 보고서를 통해 "상법 개정에 따른 주주권 강화와 소수주주 권익 보호 차원에서 집중투표제를 도입했다"고 기재했다.
업계에선 한일시멘트의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율이 71.34%에 달해 경영권이 안정적인 점도 입장 변화의 배경으로 보고 있다. 소액주주는 21.36%에 불과하다. 집중투표제를 도입하더라도 경영권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인 반면 지배구조 개선과 주주권 강화 의지를 시장에 보여줄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한일시멘트의 이사회 운영에도 변화가 감지된다. 한일시멘트는 올해 주총에서 오너 3세인 허기수 부회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하며 2년 만에 이사회에 복귀시켰다. 소수주주의 이사회 참여 가능성을 열어 두는 한편 오너 경영진의 책임경영도 보다 명확히 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다만 아직 개선 과제도 남아 있다. 한일시멘트는 최고경영자(CEO) 승계정책 수립과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 분리 등 일부 핵심지표를 여전히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한일시멘트는 현재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의 겸직을 통해 의사결정, 경영 집행의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CEO 승계정책 역시 내부 인력 육성과 업무 인수인계 절차를 통해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한일시멘트 관계자는 "전자투표 실시, 집중투표제 채택 등으로 지배구조핵심지표 준수율이 상승했다"며 "앞으로도 주주가치 중심의 지배구조 개선을 충실히 이행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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