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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한의 담금질 현장' 현대차그룹 남양연구소
이솜이 기자
2025.07.24 08:49:18
영하 30도 견디는 고효율 히트펌프 시스템 등 신기술 개발 첨병 역할 '톡톡'
이 기사는 2025년 07월 24일 08시 49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환경시험동 고온챔버에서 아이오닉 6 N 차량 열관리 성능을 평가하고 있다. (제공=현대자동차그룹)

[딜사이트 이솜이 기자] '아이오닉'으로 대표되는 현대자동차그룹 전용 전기차 모델이 4년 연속 '세계 올해의 자동차' 상을 석권하며 글로벌 무대에서 기술력을 입증하고 있다. 오차 없는 설계와 혹독한 품질 검증을 통과한 차량에만 주어지는 영예로운 타이틀은 현대차그룹이 끊임없는 노력으로 빚어낸 결실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대차그룹이 'R&D 심장부'로 불리는 남양연구소에서 불철주야 극한의 연구개발 실험을 반복하며 차량 완성도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배경이기도 하다.


지난 23일 경기도 화성시 현대차그룹 남양기술연구소를 방문했다. 가장 먼저 찾은 곳은 환경시험1동에 마련된 고온실험실이었는데 투명 유리창 너머 섭씨 50도 가량의 열기를 견디고 있는 차량 한 대가 눈에 띄었다. 


실험실 안 테스트 공간(챔버)에 직접 들어가보니 찌는 듯한 더위가 온몸으로 밀려왔다. 중동 지역과 같은 고온 기후 환경을 정밀하게 모사한 환경이라는 현장 관계자의 말이 피부로 와닿는 순간이었다. 고온 챔버는 차량 고부하 열손상 여부를 비롯해 모터·인버터 등의 부품 효율 개선 등을 평가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기아 전용 전기차 EV3·EV4에 적용된 4세대 열관리 시스템도 이곳에서 개발됐다.


저온챔버에서 'PV5' 난방 성능을 평가하고 있다. (제공=현대자동차그룹)

저온환경풍동에 들어서자 방금 전까지 느꼈던 열기가 무색할 만큼 냉랭한 공기가 코끝을 스쳤다. 이곳은 영하 40도~20도 수준으로 온도를 제어하는 것은 물론 최대 풍속 200kph까지 견딜 수 있는 챔버로 구성돼 있다. 주로 차량의 공조시스템을 정밀하게 검증하는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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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온환경풍동은 전기차의 고질적인 문제로 지목되는 주행거리 개선 과제를 풀어내기 위해 쉼없이 움직이고 있다. 곧이어 세계에서 처음으로 영하 30도 환경에서도 안정적으로 작동 가능한 고효율 히트펌프 시스템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현장 관계자의 설명이 이어졌다. 


일반적으로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면 차량이 배터리 출력 효율이 저하돼 실내 난방에 필요한 전력 소모는 커지는 현상이 발생한다. 자연스레 히트펌프 시스템이 더 낮은 온도에서도 문제 없이 작동하게 되면 그만큼 전력 에너지 사용은 줄고 주행거리 감소폭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점이 기대효과로 꼽힌다. 히트펌프 시스템은 외부 공기 및 배터리 폐열 등 다양한 열원을 회수, 활용하는 기술이자 전기차 열관리 핵심요소로 평가 받는다.


강설챔버에서 아이오닉 9 차량에 강설 시험을 하고 있다. (제공=현대자동차그룹)

강설강우풍동에서는 마치 한여름에 겨울이 계절을 착각하고 찾아온 듯한 풍경이 펼쳐진다. 마침 영하 30도에 눈보라가 몰아치는 북유럽 혹한기 환경을 재현한 조건에서 아이오닉9 차량 성능을 평가하는 실험이 진행되고 있었다. 겨울이 길어 눈이 자주 내리는 북유럽 지역 특성상 주행 중 바퀴가 튀기는 눈이 충전구 안으로 유입되는 등 다양한 경우의 수에 대비한 점검이 필수라고 한다.


현장에서 직접 시연되지는 않았지만 시간당 300mm 장대비가 퍼붓는 조건 하에 차량이 얼마나 안전하게 달릴 수 있는지도 면밀히 검증하고 있다. 세부적으로 고속 주행 시 와이어 작동으로 인한 모터 과부하 유무나 물기가 차체를 따라 흘러가 재유입될 가능성에 이르기까지 세세한 항목들을 살핀다. 


공력시험동은 공기저항 연구를 바탕으로 전기차 주행 효율 개선을 뒷받침한다. 실제 이곳은 면적 약 6000제곱미터(㎡)의 축구장 크기와 맞먹는 규모로 조성됐으며 2~3층 건물 높이의 대형 송풍기와 지면 재현 장치 등 다양한 설비들이 집약돼 있다. 특히 대형 송풍기는 200kph에 달하는 풍속을 만들어낼 수 있는데 이때 사용되는 전력은 아파트 1200세대가 거실과 방 1곳에 동시에 설치 가능한 '투인원 에어컨'을 한꺼번에 튼 것과 맞먹는다고 한다.


공력시험동에서 아이오닉 6 차량으로 유동 가시화 시험을 하고 있다. (제공=현대자동차그룹)

실차풍동으로 발걸음을 옮기자 '에어로 챌린지 카'가 방문객들의 시선을 단번에 잡아 끌었다. 에어로 챌린지 카는 공력개발팀이 다양한 공력 성능 개선 기술을 적용한 끝에 개발해낸 결과물로 세계 최저 공기 저항 계수 '0.144'를 달성하는 쾌거를 거뒀다. 해당 차량은 아이오닉6을 연구용 모델로 개조한 형태로 제작됐는데 현재는 연구 목적으로만 개발되고 있다고 한다.


1996년 문을 연 현대차그룹 남양연구소는 올해로 어느덧 설립 30년차에 접어들었다. 서울 여의도보다도 넓은 347만㎡ 초대형 부지에 세워진 이곳은 차량 기술개발 및 각종 시험 평가, 디자인·설계 등을 아우르는 종합기술연구 거점으로 맹활약 중이다. 현대차그룹이 생산하는 모든 차량은 양산 전 남양연구소의 혹독한 담금질을 반드시 거쳐야 한다.


최근 들어서는 전기차 혁신의 중심부로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남양연구소를 발판 삼아 실증 기반 개발 역량을 강화하며 전기차를 필두로 한 미래 모빌리티 전략을 실현해나간다는 방침이다. 


공력시험동 메인 팬. (제공=현대자동차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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