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세정 기자] "PV5는 고객이 원하는 조건에 맞춰 커스텀할 수 있는,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차량 그 이상의 플랫폼입니다. 기아는 세상과 미래의 변화를 관찰하고 민첩하게 대응하는 수준을 넘어, 미래를 만들어가는 퍼스트무버가 될 것입니다."(주석하 현대차그룹 연구개발본부 MSV프로젝트3실장 상무)
기아가 22일 경기 광명시 아이벡스 스튜디오에서 브랜드 첫 전동화 전용 PBV인 '더 기아 PV5' 테크데이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PV5 개발을 담당한 연구원들이 직접 단상에 올라 PV5 개발 스토리와 콘셉트, 핵심 기술 등에 대해 소개했다.
환영사를 맡은 주 상무는 "미래 모빌리티 시작을 연 PV5는 개발 초기부터 고객과의 적극적인 소통으로 공간 최대화, 확장성, 연결성을 아우르는 혁신을 구현했다"며 "앞으로도 고객의 목소리를 바탕으로 PV5의 상품성과 완성도를 지속적으로 높여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 '차량 그 이상' 지향…개발 단계부터 고객 의견 반영
PV5는 기아의 중장기 전략 실현에 있어 마중물 역할을 맡은 차량이다. 일반적으로 PBV는 목적 기반 모빌리티(Purpose-Built Vehicle)의 약자를 의미하지만, 기아는 한 차원 더 진보된 개념인 '차량 그 이상의 플랫폼(Platform Beyond Vehicle)'를 지칭한다. 중형급 PBV인 PV5는 패밀리카는 물론, 캠핑카와 업무용 차량 등 다양한 용도에 맞춰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유연하게 확장된다는 점이 특징이다.
기아는 PV5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PBV 전용 신상품 개발 프로세스'를 처음으로 적용했다. 실수요자의 니즈를 파악하고, 그들의 목소리를 담기 위함이다. 해당 프로세스는 세밀한 시장 조사와 고객 인터뷰를 바탕으로 폭넓은 사용자 시나리오를 수립하고, 주요 타깃 소비자와 국내외 기업 고객을 개발 초기부터 직접 참여시킨 것이 핵심이다.
이빛나 상품기획3팀 책임매니저는 "2021년부터 PBV 차량 플랫폼을 새롭게 개발했는데, 첫 발자국을 잘못 찍지 않기 위해 많은 고민이 있었다"며 "기아가 보유한 전동화 기술력과 차량 개발 노하우에 PBV를 더하면 새로운 제시가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기아는 고객과 함께 1000여개의 시나리오를 검증하는 과정을 통해 최적의 차량 제원을 설정했다. 세부적으로 ▲누구나 쉽게 승하차할 수 있는 낮은 2열 스텝고 ▲카고룸 내 작업 편의를 향상시키는 최대 181cm 실내고(하이루프 기준) ▲다양한 용품의 손쉬운 장착을 돕는 '애드기어'와 'L-트랙 패키지' ▲긴 휠베이스에도 좁은 길 주행과 주차가 수월한 5.5m 회전 반경 등이다.
방기경 국내상품2팀 매니저는 "직접 택배 배달에 동행한 경험을 토대로 차량 내부에 스마트폰을 거치하고 지속적으로 화면을 확인할 수 있는 애드기어를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 PBV 3대 핵심 개발 전략…특화·총소유비용·생태계
기아는 고객별 실제 주행 환경과 차량 활용 목적을 분석해 PV5의 제원과 라인업을 구성했다. 주목할 부분은 ▲PBV 특화 개발 ▲총소유비용(TCO) ▲PBV 생태계 구축 총 3대 개발 전략을 중심으로 고객 요구사항을 반영했다는 점이다.
예컨대 기아는 PV5 패신저 모델의 시트 배열을 ▲2-3-0(1열 2인, 2열 3인, 3열 시트 없음) ▲1-2-2(1열 1인, 2열과 3열 각각 2인) ▲2-2-3(1열과 2열 각각 2인, 3열 3인) 등으로 다변화했다. 카고 모델의 경우 ▲컴팩트 ▲롱 ▲하이루프 3가지로 운영하면서 공간 활용성을 극대화한 설계와 다채로운 편의 사양, 내구성이 뛰어난 소재 적용으로 이동과 운송, 레저 등 고객의 다양한 일상과 비즈니스를 지원한다.
기아는 차량 구입부터 운용까지 전 단계에서 발생하는 총소유비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부품 공용화율을 높였다. 모터와 배터리 시스템을 용도에 맞게 최적화하면서 가격 경쟁력도 확보했다는 평가다. 경미한 충돌 시 부품 손상을 최소화하기 위해 히든 타입 LED 헤드램프와 3분할 범퍼를 적용했으며, PE 시스템 등의 내구성을 높여 기존 승용차 대비 유지비용을 절감한다.
특히 기아는 PBV 생태계 기반을 조성하기 위해 AAOS 기반의 전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개발했으며, 'PBV 컨버전 센터'를 통해 전문적이고 효율적으로 컨버전 모델을 생산한다. 컨버전 포털 시스템의 경우 외부 협력사와 상생할 수 있는 구조를 구축했다.
◆ IMA 기반 E-GMP.S, 공간 극대화 및 성능 최적화
PV5에 최초 적용된 PBV 전용 전동화 플랫폼 'E-GMP.S'는 차세대 개발 체계인 '통합 모듈러 아키텍처(IMA)'을 기반으로 극대화된 실내 공간과 최적화된 성능 구현을 목표로 한다. IMA는 주요 부품과 시스템을 모듈 단위로 표준화해 개발 효율성과 상품 경쟁력을 동시에 확보했다. E-GMP.S는 표준화된 언더바디, 구동 시스템, 서스펜션 등으로 구성된 공용 드라이브 모듈 위에 용도에 따라 유연하게 조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기아는 PV5의 실내 공간 극대화를 위해 운전석을 기존 MPV 차량 대비 전방으로 이동시키는 한편, 전방 다중 골격 구조를 적용해 충돌 에너지 분산 효과를 강화했다. 또 배터리를 물리적 충격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전륜 서브프레임으로 배터리 보호 구조를 적용했으며, 180mm의 높은 배터리 지상고를 통해 배터리 측면 차체 사이의 여유 공간을 만들었다. 아울러 초고장력강을 주요 부위에 확대 적용해 차체 강성을 높였다.
PV5에는 최고출력 120kW(163마력), 최대토크 250Nm(25.5kgf·m)의 모터·인버터·감속기 일체형 표준 구동모터가 탑재됐다. 또 표준 배터리 케이스 2종을 기반으로 셀투팩(CTP) 기술이 적용된 NCM 71.2kWh, 51.5kWh, LFP 43.3kWh 3종이 제공된다. 다만 LFP 배터리의 경우 해외 시장 전용으로 운영된다.
◆ 플렉시블 바디 시스템, 다품종 차량 최적화 설계
눈길을 끄는 또 다른 부분은 기아가 PV5에 최초 도입한 '플렉시블 바디 시스템'이다. '레고 블록처럼 조립하는 바디'라는 개념의 플렉시블 바디 시스템은 차체와 도어 등 무빙 부품, 외장과 내장의 주요 부품 등을 모듈화한 PBV 특화 기술이다. 다품종 차량 개발에 최적화된 설계 유연성과 생산 효율성 뿐 아니라 구조적 안정성, 정비 편의성도 제공한다.
이해운 MSV차체설계1팀 연구원은 "카고 롱은 카고 컴팩트의 리어 오버행 모듈을 뒤쪽으로 이동시키고 전장을 늘리기 위해 '롱바디 모듈'을 추가해 제작했다"며 "특히 글라스 모듈과 게이틸 모듈만 교체하면 패신저 바디로 전환이 가능해 높은 호환성을 자랑한다"고 부연했다.
PV5는 전면부와 1열 구조를 전 모델에 공통 적용하고 1열 이후 구조는 리어 오버행, 테일게이트, 쿼터 글라스 등 모듈 단위로 구성해 최대 16종의 바디를 조합할 수 있다. 기아는 지난달 계약을 시작한 패신저(롱 모델)과 카고 롱(3도어/4도어)을 비롯해 카고 컴팩트(3도어/4도어), 카고 하이루프(3도어/4도어) 총 7종의 기본 바디를 우선 선보일 예정이다.
기아 PV5는 전장 4495mm(컴팩트), 4695mm(롱·하이루프)의 준중형급이지만, ▲휠베이스 2995mm ▲운전석 전방 배치 ▲저상화 플로어 설계 등으로 대형급에 준하는 공간을 확보했다. 실제로 pv5 패신저는 2-2-3 모델 기준 3열 좌석에서도 1000mm 이상의 헤드룸과 레그룸을 확보할 수 있다. 2열 슬라이딩 도어는 스텝고 399mm와 열림량 775mm로 어린이와 노약자, 휠체어 이용자, 짐을 든 승객까지 편리하게 승하차할 수 있다.
한편 기아는 오는 8월 PV5 패신저 2-3-0과 카고 롱 모델의 국내 고객 인도를 시작한다. 나아가 올 4분기에는 유럽 출시를 기점으로 글로벌 시장에 PV5를 순차적으로 전개할 계획이다.
이시영 PBV컨버전개발팀 책임매니저는 "일본을 비롯해 주요 국가에 진출할 계획"이라며 "국가별 특성과 법규, 사용성 측면 등 특성에 맞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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