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민승기 기자] 의료용구 제조.판매 기업 '알파녹스'가 제3자배정 유상증자, 전환사채 발행 등 외부 자금 조달에 나선다. 이는 지난해 유상증자 청약 미달로 확보하지 못했던 운영자금을 조달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반복되는 외부자금 조달로 시장에서는 주주가치 희석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에 근본적인 재무개선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알파녹스는 지난 8일 각각 10억원, 50억원에 달하는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10억원 규모의 유증은 카트, 오주현, 박버금을 대상으로 이뤄지며 지난 16일 납입이 완료됐다. 50억원 규모의 유증은 에이아이혁신성장에쿼티를 대상으로 이뤄지며 납입일은 오는 8월28일이다.
같은날 알파녹스는 90억원 규모의 15회차 CB 발행도 결정했다. 해당 CB에는 유에스알, 강용철, 오승택 등이 참여했으며 납입일은 7월31일이다. CB 표면이자율과 만기이자율은 각각 2%, 4%이며 전환가액은 주당 1918원이다. 전환가능 주식수는 469만2388주로 이는 주식총수 대비 22.06%에 해당한다. 전환 청구기간은 내년 7월31일부터다.
알파녹스는 해당 유증과 CB 발행을 통해 확보한 자금을 올해 영위사업 신제품의 개발, 제조, 구매 등 운영자금으로 쓸 예정이다.
알파녹스가 지분 희석 등의 우려에도 외부 자금 조달에 나선 것은 지난해 말 주주를 대상으로 한 자금조달에 실패한 데 따른 후속조치로 보인다.
지난해 6월 MDS테크는 100% 자회사 MDS인텔리전스를 통해 70억원 규모의 알파녹스 14회차 CB를 인수하고 60억원 규모의 유증에 참여해 경영권을 확보했다. 당시 알파녹스는 자본총계가 자본금보다 낮아진 부분자본잠식 상태였으며, 새 최대주주인 MDS테크는 최대주주 자리에 오른 직후 10대1 무상감자를 추진했다.
경영권을 확보한 MDS테크는 같은 해 12월 알파녹스의 운영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주주들에게 손을 벌렸다. 주주우선 배정방식의 유증을 결정한 것이다. 이를 통해 운영자금 192억원, 채무상환자금 132억원 등 총 324억원의 자금을 조달한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유증 발표 이후 주가가 부진하면서 발행가액이 1978원에서 1503원으로 하락했고, 이에 따라 조달금액도 216원으로 줄었다.
유증 청약 성적도 좋지 않았다. 구주주 대상 청약률은 40.03% 수준이었고, 일반공모 청약 물량은 미청약 주식 863만5253주 중 32.9% 수준인 284만2300주에 그쳤다. 이로 인해 알파녹스가 확보한 자금은 129억원으로 최초 계획보다 200억원가량 줄었다.
알파녹스가 새롭게 추진 중인 유증과 CB 자금 납입이 완료되면 지난해 확보하고자 했던 운영자금 문제는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반복되는 외부 자금 조달로 주주들의 지분 희석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외부 자금 조달 악순환 고리를 끊으려면 근본적인 재무개선 대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알파녹스는 외과용 수술기구, 온열매트, 가정용의료기 등을 제조하는 기업으로 매년 적자행진을 기록 중이다. 올해 1분기에도 적자폭은 줄었지만 영업손실, 당기순손실 기조는 그대로다.
업계 관계자는 "최대주주 변경 후 적자폭이 줄어드는 모습이지만 신사업 등 실적개선을 위한 근본적인 대책마련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알파녹스와 최대주주인 MDS테크에 추가 자금조달 계획 및 재무개선 계획을 묻기 위해 연락을 시도했지만 답을 듣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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