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기령 기자] 한국투자파트너스를 이끄는 황만순 대표가 '한국투자 Re-Up 펀드'의 피투자사 주가 폭락으로 고심하고 있다. 바이오 투자에 있어 이른바 미다스의 손이라 불리던 황 대표이지만 본인이 대표를 맡은 펀드에서 명가 타이틀이 무색하게 펀드 수익률은 물론이고 투자금 회수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투파가 보유한 한국투자 Re-Up 펀드 지분의 장부금액(지분가치)은 2023년 약 448억원에서 2024년 말 기준 약 361억원으로 1년 만에 87억원 가량 급감했다. 지분법손실 규모만 66억원 수준으로 연간 총포괄손익도 마이너스로 돌아서면서 포괄손실 440억원을 기록했다. 해당 수치는 펀드 전체가 아닌 한투파가 출자한 지분에 대한 지분법 회계상 평가액이다.
Re-Up 펀드는 한투파가 2018년 결성한 2850억원 규모의 대형 펀드로 당시 국민연금이 800억원을, 한국투자증권이 500억원을 출자했다. 한투파 역시 펀드 규모의 15.1%에 해당하는 430억원을 운용사출자금(GP커밋)으로 투입했다. 특히 황만순 대표가 직접 대표펀드매니저로 나섰다는 점에서 결성 당시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현재는 한투파의 아픈 손가락으로 전락한 모양새다.
실제 감사보고서를 보면 Re-Up 펀드의 성과 흐름은 녹록지 않다. 한투파가 보유한 해당 펀드 지분의 장부금액은 2020년 말 542억원으로 정점을 찍은 뒤 하락세로 전환됐다. 2021년 406억원, 2022년 327억원까지 떨어졌다. 2023년 448억원으로 일시적으로 반등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2024년 말 361억원으로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출자금 규모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펀드 실적 하락의 결정타는 최근 2년 내 상장한 주요 포트폴리오 기업들이다. 황 대표는 해당 펀드로 라메디텍, 엑셀세라퓨틱스 등 바이오 기업에 집중적으로 투자했다. 펀드 결성 3년차였던 2020년에 라메디텍에 30억원을 투자한 데 이어 한국투자바이오글로벌펀드로 후속 투자까지 단행했다. 엑셀세라퓨틱스 역시 비슷한 시기에 Re-Up 펀드와 바이오글로벌펀드를 통해 중복 투자한 대표적인 사례다.
두 기업은 2024년 6월과 7월 나란히 코스닥에 입성하며 한때 회수 기대감을 키웠다. 하지만 상장 이후 주가가 공모가를 하회하면서 기대했던 엑시트 시나리오는 실현되지 않았다.
레이저 의료기기 전문기업 라메디텍은 공모가 1만6000원으로 상장 당일 2만4550원까지 치솟았지만 상장 한 달 만에 공모가 아래로 밀렸다. 현재는 6500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한투파는 Re-Up 펀드와 바이오글로벌펀드를 통해 라메디텍 지분을 각각 9.04%, 2.48%씩 총 11.53%를 확보했으나 해당 물량 대부분이 의무보유확약 대상이어서 상장 직후 매도가 불가능했다. 주가 하락 국면에서 엑시트 타이밍을 잡지 못한 한투파는 현재도 8.89%의 지분을 보유 중이다.
또 다른 포트폴리오사인 엑셀세라퓨틱스의 경우는 더욱 심각하다. 공모가 1만원으로 출발한 주가는 현재 1600원대까지 급락했다. 상장 1년 만에 유상증자를 추진하며 투자자 반발이 이어진 점도 주가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한투파는 Re-Up 펀드를 활용해 엑셀세라퓨틱스 지분 4.14%(45만3060주)를 보유 중이다. 미락업 물량(1.39%)만 매도했을 뿐 나머지 지분은 상당 부분 묶여 있다.바이오글로벌펀드를 통해 보유한 지분(0.72%) 역시 엑시트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황 대표의 시장 예측 실패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다. 지난해 바이오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된 상황에서 상장을 추진한 점이 결과적으로 주가 하락 리스크를 키웠다는 분석이다. 특히 한국투자 Re-Up 펀드의 만기가 이달 말로 다가온 가운데 단기간 내 의미 있는 회수 성과를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회수 전략 전반에 대한 부담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황 대표는 2009년 한투파 입사 이후 2021년 대표이사에 올라 5년째 한투파를 이끌고 있다. 한투파의 성장을 이끈 입지전적인 인물로 불린다. 서울대 약대를 나와 유한양행 선임연구원을 거쳐 바이오 전문 심사역으로 자리를 옮겼다. 심사역이 된 이후에는 레고켐바이오, 에이비엘바이오 등 신생 바이오 기업들을 발굴했다. 하지만 본인의 이름을 걸고 만든 대표 펀드가 엑시트 실패로 흔들리면서 출자자(LP) 신뢰도 타격도 불가피해졌다. VC업계 한 관계자는 "황 대표가 남은 지분을 어떤 방식으로 처리해 손실을 보전할지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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