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정희 기자]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으로 중동 지역 긴장감이 고조되면서 항공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 여파로 두바이행 항공편 결항이 발생한 데다 환율과 국제유가까지 빠르게 상승하며 비용 부담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항공사들이 유류 헷지(위험회피) 전략 등을 통해 일정 부분 손익 방어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지만, 분쟁이 장기화할 경우 수익성 악화 등 피해는 불가피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4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중동 지역 정세 불안에 따른 공역 제한으로 이달 5일까지 중단하기로 했던 인천~두바이 노선 운항 중단 일정을 오는 8일까지 연장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9일 이후 항공편 운항 여부는 중동 지역 상황을 지켜보며 결정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대한항공은 국내 항공사 가운데 유일하게 해당 노선을 주 7회 운항해왔다. 앞서 대한항공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지난달 28일 인천에서 두바이로 향하던 KE951편을 미얀마 공역에서 회항시킨 바 있다.
대한항공을 비롯한 항공업계는 이번 분쟁으로 원·달러 환율 상승을 우려하고 있다. 항공사는 유류비와 항공기 리스료, 정비비 등 주요 비용을 대부분 달러로 결제한다. 특히 항공 연료비는 항공사 영업비용의 약 30%를 차지하는 핵심 비용이다. 환율과 유가가 동시에 오를 경우 수익성 악화로 직결될 수밖에 없다. 대한항공의 경우 원·달러 환율이 10원 오를 때마다 약 480억원의 외화평가손실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분쟁으로 중동 지역 긴장이 높아지면서 환율은 크게 출렁였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과 외환시장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이날 0시20분께 심리적 지지선인 1500원을 넘어섰다. 원·달러 환율이 1500원을 돌파한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3월 이후 약 17년 만이다. 이후 환율은 이날 오후 3시 기준 1475원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분쟁 전인 지난 2월27일 원·달러 환율은 1466원 수준이었다.
국제유가 역시 항공업계의 주요 변수로 꼽힌다. 항공유 가격은 항공사 영업비용의 30% 이상을 차지하는 핵심 비용이다. 한국석유공사 페트로넷에 따르면 이달 3일 국제 원유 기준 가격인 브렌트유는 배럴당 81.40달러로 분쟁이 본격화하기 전인 지난달 27일(72.48달러)보다 12.3% 상승했다. 두바이유와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각각 배럴당 82.34달러, 74.56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2월27일과 비교해 각각 15.5%, 11.2% 상승한 수준이다.
최민기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유가 상승은 항공사 영업비용의 30% 내외를 차지하는 유류비 증가로 직결된다"며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장기화할 경우 실제 원유 수급 차질로 이어지면서 제트유 가격의 상방 압력도 강화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원달러 강세 역시 항공사 비용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미국과 이란 간 전쟁으로 인한 유가 상승은 항공사 실적에 단기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며 "항공사의 원가 구조는 항공기 조달 방식 등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일반적으로 전체 원가에서 유류비가 20~30%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고유가에 따른 유류비 변동이 항공사 수익성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분석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항공업은 유가나 환율 등 외부 요인의 영향을 크게 받는 산업"이라며 "전쟁 장기화와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에 따른 유가와 환율 등 대외 변수의 변동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단기적으로 유가 추가 상승 가능성은 있지만 항공사들이 유가 헤지 계약을 통해 일정 부분 변동성에 대응하고 있어 부담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상황이 장기화될 경우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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