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유라 기자] 미국·이스라엘과 이란간 전쟁 여파로 국제유가가 고공행진하면서 항공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유가 상승은 항공사 영업비용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유류비 부담을 높여 수익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9일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한국시간 이날 오전 10시30분 기준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은 전장 대비 20% 오른 배럴당 109달러선을 기록했다. WTI 가격이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선 것은 2022년 이후 처음이다. 당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가 있었다.
통상 유류비는 항공사 매출 원가의 25~30%를 차지한다. 유가가 배럴당 1달러만 변동해도 대형 항공사의 경우 연간 유류비 부담이 수백억원 단위로 급등하는 구조다. 최근처럼 항공유 가격이 단기간에 10% 이상 급등할 경우 항공사들은 매출의 상당 부분을 유류비 결제에 투입해야 한다.
지난해 환율 상승으로 비용부담이 확대된 상황에서 유류비까지 오르면 항공업계에는 치명적인 실적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실제 지난해 대한항공을 제외한 아시아나항공, 제주항공, 티웨이항공, 진에어 등 주요 항공사들이 적자를 기록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원·달러 환율도 급등하고 있다. 이날 오전 11시 기준 원·달러 환율은 1500원선에 근접했다. 항공사들은 환율 헤지 관리를 통해 변동성에 대응하고 있지만 이번 사태가 장기화하면 충격을 상쇄하는 데 한계가 있을 것으로 우려된다.
상황이 이러니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6일 러시아 석유에 대한 제재 일부를 완화하며 에너지 공급 확대에 나섰다. 미국은 인도에 한해 30일간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허용했고 독일 베를린 인근 주요 정유 시설들이 러시아 석유를 공급받아 가동을 이어갈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전쟁 장기화에 대한 우려로 국제유가 상승세가 쉽게 꺾이지 않은 모습이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미국과 이란간 군사 충돌이 장기화할 경우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는 물론 고유가 리스크도 가시화될 수 있다"며 "유가가 추가로 급등하면 원·달러 환율이 1500원선을 돌파할 가능성도 크다"고 강조했다.
업계 관계자는 "유가와 환율 불확실성이 장기화하면 항공사는 수익성 방어를 위해 노선 조정 등 대응방안을 마련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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