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민승기 기자] 명품 플랫폼 발란이 최근 정산 대금 지급 지연에 이어 기업회생 신청 의혹까지 불거지면서 메자닌 투자에 나선 '실리콘투'의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기업회생 신청 의혹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실리콘투 입장에서는 한 달여만에 투자금을 모두 날리게 된다. 실리콘투는 현재 발란과 연락을 시도하며 사태파악에 나서고 있다.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코스닥 상장사 '실리콘투'는 지난달 발란과 총 150억원 규모의 메자닌 투자 계약을 체결했다. 발란이 발행한 15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를 두 차례에 나눠 취득하는 방식이다. 이중 1차 CB 자금은 지난달 28일 납입을 완료했다.
2차 CB 투자(75억원)는 조건부로 진행키로 했다. 2025년 11월1일부터 2026년 5월1일까지의 기간동안 매월 1일 기준으로 '직전 2개월간 연속 사입판매 매출 비중 50% 이상', '직전 2개월간 연속 매월 영업이익 흑자 달성' 등이다. 해당 조건이 충족되면 나머지 75억원을 추가 투자하기로 했다.
실리콘투가 발란에 메자닌 방식의 투자에 나선 것은 향후 경영권 인수까지 고려한 조치인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양사가 체결한 메자닌 계약 안에는 '인수인(실리콘투)이 보유하는 발란 주식의 지분율이 50%(소수점 이하는 버림)가 되는 수량에 1주를 더한 수량을 한도로 매수할 수 있다'는 내용의 콜옵션 조건이 명시돼 있다. 행사기간은 2027년 감사보고서가 공시된 날부터 2028년 12월31일까지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실리콘투는 자사의 글로벌 물류·마케팅 노하우와 발란의 명품 플랫폼 운영 역량을 결합하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극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 것 아니겠느냐"며 "처음부터 경영권 인수를 고려한 메자닌 투자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실리콘투의 계획은 기업회생 신청 의혹이 제기되며 한달 여만에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발란은 지난 24일 판매자에게 지급할 예정이었던 정산금을 지급하지 않았다. 당시 발란은 실리콘투에서 투자를 유치한 후 재무 검증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정산 오류를 발견했고, 이에 재산정한 정산금을 지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산대금 지급이 지연되자 일부 판매자는 자세한 해명을 듣기 위해 발란을 방문했고, 이 과정에서 발란 사내 컴퓨터에서 기업회생 관련 자료가 발견됐다. 실제 기업회생 신청이 이뤄졌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사실로 밝혀질 경우 판매자 뿐만 아니라 투자자로 나선 실리콘투의 피해도 불가피해 보인다.
실리콘투도 이번 사태에 당혹스럽다는 입장이다. 실리콘투 관계자는 "(발란과) 소통해야 하는데 아직 소통되지 않고 있다"며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일인만큼 사태파악이 먼저 이뤄져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만약 발란이 회생신청한 것이 맞다면 우리가 액션을 취할 수 있는 것은 없다"며 "이미 기투자 된 75억원을 되돌려 받을 수 있는 조항 같은 것도 없는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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