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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괴사고 컨소시엄 이탈 '신의 한 수' 됐다
박안나 기자
2025.03.12 09:00:20
연이은 도급계약 해지…'선택과 집중' 덕에 붕괴사고 피해
이 기사는 2025년 03월 11일 10시 47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출처=범양건영 홈페이지)

[딜사이트 박안나 기자] 범양건영이 기수주 시공권을 일부 포기하는 경영효율화 전략 덕분에 지난달 말 있었던 고속도로 붕괴사고 책임을 피할 수 있었다. 사고 발행 4개월여 전인 지난해 10월 일찌감치 계약해지를 통해 시공지분을 포기하고 컨소시엄에서 이탈했던 덕분이다.


범양건영이 해당 시공지분을 포기한 이유는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무려 3년 연속 영업손실 및 순손실을 이어가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다. 유동성 악화 등 어려움을 겪으면서 지난해 말부터 수익성이 낮은 공공공사 위주로 계약을 포기하며 '수주 구조조정'에 나섰다. 붕괴사고가 있었던 현장 역시 시공권을 내려놨다. 경영 악화에 따른 시공포기가 오히려 전화위복이 된 셈이다.


◆ 고속도로 붕괴사고 위기모면…잇단 수주계약 해지 덕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범양건영은 한국도로공사와 맺었던 고속국도 제29호선 세종~안성간 건설공사(9공구) 도급계약을 지난해 10월 해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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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계약은 범양건영이 2019년 현대엔지니어링, 호반산업 등과 컨소시엄을 이뤄 따냈던 것으로 범양건영의 지분은 20%였다. 계약 당시 공사비는 1925억원이었는데 이후 수차례 변경계약을 통해 2151억원까지 증액이 이뤄졌다.


컨소시엄 지분 및 계약금액 변경 등을 고려하면 해당 계약에서 범양건영이 낼 수 있는 매출은 약 432억원이었고, 착공 이후 계약 해지일까지 범양건영은 해당 현장에서 190억원의 매출을 인식했다. 전체 계약금액 대비 20%였던 범양건영의 몫은 계약 해지에 따라 8%대로 줄었고, 범양건영은 243억원의 수주잔고를 잃게 됐다. 2024년 범양건영의 연간 매출이 1060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이는 한 분기 매출에 맞먹는 수준이다.


범양건영은 고속국도 제29호선 9공구 계약 포기와 동시에 미래 수익기반인 수주잔고 감소도 감수해야 했지만, 덕분에 최근 해당 현장에서 발생한 붕괴사고 후폭풍을 피할 수 있게 됐다.


사고가 발생한 곳은 안성시 서운면 산평리에 위치한 청룡천교 공사현장이다. 교각 위 구조물이 붕괴됐는데, 무너진 교량의 재시공비용만 300억원 이상으로 추산되고 있다.


범양건영이 지난해 말 해당 계약을 포기하지 않았다면, 20%의 지분을 고려했을 때 재시공비용만 최소 60억원이 발생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여기에 인명피해에 따른 배상금, 중대재해처벌법이 적용될 경우 법인에 부과되는 벌금 등을 고려하면 추가비용 부담은 더욱 커진다. 영업정지 처분 가능성도 있는 만큼 경영상 불확실성 리스크도 더해진다.


지난해 범양건영의 연결기준 영업손실은 297억원, 순손실은 323억원이었다. 2022년부터 2024년까지 3년 연속 영업손실 및 순손실을 내며 적자를 이어오고 있는데, 붕괴사고 비용부담까지 더해지면 흑자전환은 더욱 어려워지게 된다.


범양건영 관계자는 "세종~안성 고속도로 공사는 이미 지난해 4월 컨소시엄 지분 조정이 이뤄지면서 손을 뗀 곳"이라며 "사고 발생 수개월 전부터 시공에 관여하지 않았던 만큼 사고와는 무관하다"고 말했다.


◆ 수주 다이어트…유동성 재원 선택과 집중


범양건영이 최근 10년동안 도급계약 해지를 공시한 사례는 모두 4건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발주처가 해지를 통보한 1건을 제외한 나머지 3건은 범양건영이 발주처와 협의 등을 거쳐 공사를 포기하며 계약을 해지했다.


범양건영은 지난해 10월에 제29호선 9공구 계약 포기에 이어 12월11일에는 녹동신항 부두 축조공사를, 해가 바뀐 뒤 2월6일에는 국도5호선 춘천-화천2 도로건설공사를 포기했었다.


이 세 건의 계약 해지 시점은 모두 지난해 10월 말부터 올해 2월초까지 약 3개월에 몰려있다. 범양건영이 건설원가 급등에 따른 손실을 줄이기 위해 선택과 집중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범양건영의 매출원가율은 지난해에 115%까지 치솟았다. 특히 공사원가율은 119%에 달했다. 공사매출이 100원씩 증가할 때마다 매출총손실은 19원씩 쌓이는 구조다. 판매관리비, 기타 비용 등을 고려하면 적자 규모는 더욱 커지게 된다.


고속국도 제29호선 9공구 공사를 포함해 해지된 도급계약 3건의 잔여계약금액은 약 460억원에 이른다. 2024년 원가율을 적용해보면 매출원가는 547억원이다. 해당 공사를 포기하지 않고 계속 안고 갔을 경우 단순 계산 시 87억원의 매출총손실이 발생하게 된다.


이에 범양건영은 공사 진행에 따른 손실 확대를 피하기 위해 일부 계약을 해지했고 볼 수 있다. 계약을 해지할 경우 위약금 등 비용이 발생할 수 있고, 매출이 줄어들지만 장기적 수익성 제고를 위해 당장의 손해를 감수한 전략이다.


또한 유동성 가뭄 탓에 범양건영이 수주 현장에 투입할 수 있는 유동성 재원이 제한적이라는 점도 선택과 집중 전략에 무게를 더한다.


발주처와 건설사가 체결하는 도급계약은 선시공 후정산 형태가 주를 이룬다. 공정율, 분양율 등 기준으로 공사비가 중간 중간 정산되는 구조다. 공사 진행을 위해 자재비, 인건비 등 비용이 투입되는 시점과 공사비가 지급되는 시점의 차이가 있는 탓에 시공사에게는 일정수준 이상의 유동성 여력이 요구된다.


하지만 지난해 3분기 기준 범양건영의 유동성자산은 857억원에 그친 반면 유동부채는 1484억원에 이르렀다. 단기 재무건전성을 보여주는 유동비율은 58% 수준까지 낮아졌다.


유동비율은 1년 안에 해결해야하는 유동부채 대비 유동자산의 규모를 보여준다. 범양건영의 경우 유동화가 용이한 자산을 모두 처분해도 당장 만기가 1년 이내인 부채의 절반에 불과하다. 수익성이 담보되는 수주현장에만 선별적으로 유동성 재원을 투입해야 하는 상황으로 볼 수 있다. 


범양건영 유동비율 추이 (그래픽=딜사이트 신규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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