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C오토그룹은 1967년 국내에 처음으로 컴퓨터를 들여오며 'IT계의 문익점'이라는 별명을 얻은 이주용 회장(창업주)이 1971년 설립한 KCC정보통신을 모태로 한다. KCC정보통신은 1990년대 후반까지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갔지만, IMF 외환위기 이후 성장 정체기에 빠진다. KCC오토그룹은 이 회장 장남인 이상현 부회장 주도 아래 수입차 딜러 사업으로 눈을 돌렸고, 지금은 그룹사 연매출 2조원을 넘보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이 부회장이 KCC오토그룹의 3세 경영 승계를 위한 본격적인 작업에 돌입한 상황에서 지배구조와 승계 자금 조달 방안 등을 살펴본다. <편집자주>
[딜사이트 이세정 기자] 이상현 KCC오토그룹 부회장 일가가 그룹사 전반으로 배당금을 수취하며 쏠쏠한 가외수익을 얻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계열사의 경우 배당 재원이 되는 순이익이 반토막 나거나 손실 전환했음에도 오너일가에 대한 상납을 중단하지 않았는데, 3세 승계 실탄을 쌓기 위한 목적으로 파악된다.
◆ 이상현 부회장 일가, 비상장 계열사 주식 보유…인당 억 단위 배당금 수령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KCC오토그룹 산하 계열사들은 지난해 실적에 대한 결산 배당을 실시했다. 세부적으로 보통주 1주당 기준 ▲KCC정보통신 25원 ▲KCC오토그룹 100원 ▲KCC홀딩스 100원 ▲종하아이앤씨 2000원 ▲KCC오토 750원 ▲KCC오토모빌 150원 ▲KCC모터스 250원 ▲아우토슈타트 1500원 등이다.
통상 비상장사는 주식 거래가 쉽지 않은 데다 자산과 수익으로 기업가치가 추정된다는 특성 때문에 유통주식수가 적다. 이 때문에 이 부회장 일가가 개별회사에서 받아간 배당금 규모 역시 많지 않다.
예컨대 KCC정보통신 발행주식수는 493만4230주(자기주식 제외)로, 총 배당금은 1억2338만원이다. KCC정보통신 최대주주(지분율 25.7%)인 이 부회장은 3166만원을 수령했다. 이 부회장 두 아들인 훈준 씨와 훈찬 씨는 각각 1415만원, 1668만원을 받은 것으로 계산된다.
KCC오토그룹 계열사 가운데 가장 많은 배당금을 지급한 종하아이앤씨의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다. 이 회사는 이 부회장 일가가 지분 100%를 보유한 회사로 주당 2000원을 뿌렸지만, 총 발행주식수가 6만여주 수준인 터라 인당 배당금은 적게는 1200만원, 많게는 3750만원이었다.
하지만 이 부회장 가족 대부분이 그룹사 주식을 골고루 보유한 덕분에 전체적인 배당 수익은 억 단위였다. 먼저 이 부회장은 총 6개 계열사에서 2억5422만원을 챙겼다. 이 부회장 부인인 한영원 여사는 ▲KCC정보통신 ▲종하아이앤씨 ▲KCC오토 3개사 주식을 보유 중이며, 총 1억2706만원의 배당금을 받았다. 장남 훈준 씨는 6개사에서 총 2억3339만원을, 차남 훈찬 씨는 4개사에서 1억6578만원을 받았으며 장녀 신혜 씨는 1억3379만원을 거뒀다.
◆ 실적 악화에도 배당 기조 유지…승계 프로젝트 돌입, 실탄 확보 차원
눈길을 끄는 부분은 이들 오너일가가 실적이 악화된 계열사에서도 배당금을 뽑아갔다는 점이다. 실제로 KCC정보통신은 지난해 말 기준 순이익이 47.6% 감소한 7억3792만원을 기록했다. KCC홀딩스는 47.5% 줄어든 12억원에 그쳤으며, KCC모터스도 53.4% 위축된 8억7683만원으로 집계됐다. 특히 KCC오토는 순이익이 마이너스(-)7억3480만원으로 적자전환했다.
배당금은 그동안 쌓아둔 미처분이익잉여금(사내유보금)에서 충당했다. KCC정보통신은 지난해 말 기준 미처분이익잉여금이 203억원이었고 ▲KCC홀딩스 483억원 ▲KCC모터스 28억원 ▲KCC오토 1024억원 등을 보유 중이다.
업계는 KCC오토그룹이 3세 경영 승계를 위한 승계 플랜을 이미 가동시킨 만큼 배당을 중단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이 부회장의 세 자녀는 2021년부터 주요 계열사 주식을 나눠주기 시작했으며, 올해 초 계열사 사내이사로 선임되며 경영 일선에 등장하기도 했다.
이 부회장과 한 여사가 보유한 계열사 주식 가치가 1240억원 상당이라는 점도 배당 수익의 중요성을 높이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순손익가치와 순자산가치에 가중평균을 적용해 측정한 각 계열사의 주당 평가금액은 ▲KCC정보통신 2128원 ▲KCC오토그룹 17만3153원(연결기준) ▲KCC홀딩스 1만4037원 ▲종하아이앤씨 24만6681원 ▲KCC오토 12만1343억원 ▲KCC모터스 1만2237원으로 계산됐다.
이 부회장 부부가 해당 주식 전량을 세 자녀에게 증여한다고 가정할 때 대주주 할증(20%)이 붙은 증여 세금은 약 740억원 가량이다. 정부가 추진 중인 세법 개정안(최대 40%)을 적용하더라도 500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이에 대해 KCC오토그룹 관계자는 "계열사 배당의 경우 미처분이익잉여금을 활용해 적법하게 지급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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