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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상대는 노무라…13조면 이제 붙어볼 만"
이소영 기자
2026.04.28 07:50:16
② 문재영 한국투자증권 상무 "홍콩 다국적 팀 구성…신디 역량에 물량 소화력까지"
이 기사는 2026년 04월 27일 16시 05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금리 상승 여파로 회사채 조달 부담이 커지면서 발행사들이 외화채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특히 김치본드 자금의 원화 전환을 허용하는 규제 완화까지 더해지며 외화채 시장 확대 기대감도 커지는 분위기다. 이 같은 변화 속에서 증권사들은 외화채 사업을 새로운 성장 축으로 삼고 역량 강화에 나서고 있다. 주요 증권사 외화채 담당 임원들을 만나 각 사의 차별화된 전략과 경쟁력을 짚어본다.
문재영 한국투자증권 FI금융부 상무가 인터뷰를 하고 있는 모습 (사진=이소영 기자)

[딜사이트 이소영 기자] 국내 최고를 넘어 일본 노무라증권이 경쟁 상대인 한국투자증권은 외화채 시장에서 아시아 마켓의 대표 창구가 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문재영 한국투자증권 FI금융부 상무는 27일 "한투 홍콩 법인을 중심으로 현지 투자자 네트워크를 더욱 촘촘하게 구축해 아시아 외화채 시장에서 의미 있는 위치를 확보하는데 주력하고 있다"며 "중장기적으로 한투의 목표는 아시아 넘버원을 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투는 역대 최고 실적을 갱신 중인 김성환 사장의 주도 아래 해외사업 역량을 본격적으로 강화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당장 영미계 투자은행(IB)들과 해외에서 맞설 수는 없겠지만 한국 기업이 발행사인 코리안페이퍼(KP) 시장에서만큼은 홍콩이나 싱가포르 등 아시아 마켓에서 노무라를 앞서겠다는 의지다.  


한투가 가진 자신감의 배경에는 신디케이션 역량이 있다. 문재영 상무는 "외화채 시장에서 핵심은 딜 수임 자체보다 투자자 배분 능력"이라며 "결국 물량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소화하느냐가 증권사의 경쟁력을 가르는 기준"이라고 설명했다. 한투는 홍콩 법인 내에 별도의 신디케이션 조직을 운영하는데, 현재 전담 인력은 총 6명으로 한국인 2명과 외국인 4명으로 구성돼 있다.


최근에는 대만과 중국계 투자자 비중이 확대되면서 해당 지역 네트워크를 보유한 인력도 보강했다. 홍콩 법인 상주 인력이 약 30명 수준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전체 인력의 약 20%가 신디케이션에 배치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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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영 상무는 글로벌 IB 대비 한국투자증권의 강점으로 원화와 외화를 결합한 패키지 딜 구조를 제시했다. 그는 "발행사의 상황에 따라 원화와 외화 중 어떤 방식이 유리한지, 또는 이를 병행할지 여부에 따라 종합적으로 판단해 구조를 설계할 수 있다"며 "맞춤형 조달 전략은 한국기업 사정과 해외 자본시장의 현황을 두루 알고 있는 한투만이 제공할 수 있는 영역"이라고 말했다.


사실 문재영 상무가 바로 이런 하이브리드형 인재다. 문 상무는 한투에 합류하기 전까지 롯데카드와 현대캐피탈에서 근무하며 직접 자금 조달 실무를 주도하던 기업 출신이다. 그는 "발행사 입장에서 필요한 구조와 유리한 타이밍을 직접 경험한 이후에 증권사에서 고객들을 역으로 상대하고 있기 때문에 실무진의 이해도를 설계에 그대로 반영해드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투는 문재영 상무를 기점으로 탄탄한 조직을 꾸렸다. 예컨대 문 상무 아래 정소정 팀장도 지난해 현대카드에서 합류한 인물이다. 국내 경쟁사들이 이른바 채권쟁이들로만 조직을 구성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발행사 출신 실무 인력을 곳곳에 포진시켜 고객들의 니즈를 정확히 반영하게 만들었다는 설명이다.


기업 고객들 입장에서 핵심은 구조적인 제시에 그치지 않고 실제 투자 수요를 기반으로 물량을 끝까지 소화할 수 있는 '북(book, 자기자본 규모)'의 역량이다. 문재영 상무는 이 지점에서 우월성이 나타난다고 강조했다. 그는 "구조 제안에 머무르지 않고 발행을 끝까지 책임질 수 있다는 점이 경쟁력"이라며 "홍콩 법인의 북이 모두 소화될 경우 본사가 외화운용 북을 추가로 지원하는 체계를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한투의 자기자본 규모는 올해 초 모회사인 한국금융지주의 증자를 기반으로 13조5200억원 수준이다. 


문재영 상무는 한투를 주관사로 포함할 때의 장점을 차례로 제시했다. 그는 "한투가 거래에 참여하면 일단 발행사와의 긴밀한 소통을 기반으로 보다 정성적인 IR이 가능하다"며 "이럴 경우 노무라나 다른 글로벌 IB보다 실제 채권 투자자들의 이해도를 높일 수 있어 보다 합리적인 금리로 조달할 가능성이 커진다"고 설명했다.


다만 김치본드 시장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유지했다. 문 상무는 "규제 완화로 기회가 열린 것은 사실이지만 여전히 일반 국내 기업들이 접근하기에는 쉽지 않은 시장"이라며 "결국 해외 자금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유치할 수 있느냐가 핵심"이라고 말했다. 이어 "발행 수요는 꾸준하지만 이를 소화할 해외 투자자 기반은 제한적"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위안화 김치본드 발행 확대 배경으로는 중국계 자금 유입이 지목된다. 문재영 상무는 "중동이나 인도 등으로 향하던 자금이 지정학적 변수로 한국 시장으로 일부 유입되고 있다"며 "하지만 이런 흐름이 장기적으로 이어지기는 어렵고, 글로벌 자금은 투자 한도가 정해져 있어 규모와 지속성 측면에서 제약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중국계 자금의 경우 투자 심사에도 통상 한 달 반에서 두 달가량이 소요되는 등 속도 측면에서도 한계가 있다"며 "결국 안정적인 투자자 풀을 얼마나 지속적으로 확보하느냐가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문 상무는 향후 홍콩 법인을 한층 강화해 아시아 외화채 시장에서의 입지를 공고히 할 계획이다. 김치본드 시장에서는 여전사 딜을 기반으로 트랙레코드를 축적한 뒤 일반 기업으로 영역을 확대할 구상이다. 문재영 상무는 "글로벌 IB와 똑같은 방식으로 경쟁하는 것은 계란으로 바위를 치는 것과 같지만 아시아라는 무대에서는 상황이 다르다"며 "가능성과 성과를 확인한 이 아시아 전장에서 차근차근 승률을 높여가겠다"고 강조했다. 


(그래픽=오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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