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노연경 기자] 인천공항 면세점 임차료 감액 청구 소송을 함께 제기한 신라면세점(신라)과 신세계면세점(신세계)이 향후 조정 결과 등을 두고 입장차를 보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해외 공항 등에서 면세점을 운영하는 신라의 경우 조정이 성립되지 않아도 대안을 세울 수 있지만 해외 점포가 없는 신세계는 물러설 곳이 없기 때문이다.
26일 면세업계에 따르면 오는 28일 인천지방법원에선 신라·신세계이 인천국제공항공사(공사)를 상대로 낸 임차료 감액 청구 소송 2차 조정기일이 열린다. 지난 1차 조정기일 직후 공사는 2차 조정기일 불참 의사를 밝혀 이번 조정 기일은 형식적으로 끝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앞서 공사는 사업자들의 임차료 감액 요구 사유가 '정당하지 않다'며 조정기일 불참석은 물론 조정 결과 미수용 입장을 고수했다. 공사가 미수용 입장을 밝히면 법원이 강제 조정에 들어갈 수 있지만, 이 또한 공사가 본안 소송을 제기할 경우 강제조정안이 효력을 상실해 실효성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신라와 신세계는 법무법인 대륙아주를 통해 함께 법적 대응에 나서고 있지만, 조정이 불성립으로 끝날 경우 입장이 미묘하게 갈리는 것으로 전해진다. 기존대로 임차료를 지불하며 영업을 이어가든, 민사 소송을 통해 감액 요구를 지속하든 신라는 그나마 선택지를 고려할 수 있는 상황이지만 신세계는 그렇지 못한 신세이기 때문이다.
먼저 신라의 경우 서울과 제주에 시내면세점을 운영하고 있고 싱가포르, 홍콩, 마카오 공항에서도 면세점을 운영 중이다. 반면 작년 359억원의 연간 적자를 기록한 신세계의 경우 올 1월 부산점 영업 종료를 결정했다. 이로 인해 시내면세점은 명동 본점 한 곳만 남게 됐다. 해외 공항에는 입점한 적이 없기에 공항면세점도 인천공항점에 운영하고 있는 것이 전부다.
또 신라는 호텔사업부가 수익을 내며 방패막 역할을 해주고 있는 반면, 신세계는 면세 사업으로만 성과를 내야 하는 상황이다. 실제로 신라면세점은 올해 2분기 113억원의 적자를 냈지만 호텔사업부가 2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면서 87억원의 흑자를 냈다. 반면 신세계는 공항 매장이 정상 운영을 시작하며 임차료가 222억원 오른 탓에 올 2분기에만 15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이에 업계에선 신라의 경우 민사소송 등 추가적인 조치를 취할 여력이 있지만, 신세계는 지금처럼 공사가 강경한 태도를 고수할 경우 선택지가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아울러 양쪽 모두 위약금을 내고 중도 퇴점을 선언할 가능성도 낮은 것으로 점쳐진다. 우선 2000억원에 달하는 위약금을 지불해야 하고 퇴점 시 경쟁사가 더 좋은 조건으로 사업권을 가로챌 수 있기 때문이다.
한 면세업계 관계자는 "두 사업자 모두 중도 퇴점을 결정하기엔 엄청난 손해를 감수해야 한다는 점에서 진퇴양난인 건 비슷하지만, 양사의 상황이 다른 만큼 최종 결정도 지켜봐야 한다"며 "인천공항에 대한 의존도가 (신세계만큼)높지 않은 신라는 그나마 선택이라도 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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