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산업안전 강화를 핵심 국정과제로 삼으면서, 기업 경영에서 안전은 더 이상 부차적 요소가 아닌 생존과 직결된 전략 과제가 됐다. 특히 건설, 자동차, 제조 등 전 산업에서 CSO(Chief Safety Officer)는 안전 정책 수립부터 현장 관리, 리스크 대응까지 핵심 역할을 맡고 있어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이에 딜사이트에서는 각 기업별로 CSO를 집중 조명하고 그들이 당면한 과제와 향후 전략에 대해 짚어본다. [편집자주]
[딜사이트 박안나 기자] 포스코이앤씨가 연이은 사망사고로 안전관리 체계 재정비에 나선 모양새다. 김현출 안전총괄책임자 상무(CSO)가 사내이사로 선임돼 이사회에 입성하면서다.
회사 내 최고 의사결정기구로 경영 전반의 굵직한 사안을 결정하는 이사회에 CSO를 합류시켜 책임 구조 강화와 대외 신뢰 제고를 꾀하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 반년 만에 이사회 합류…CSO 사내이사 선임 관행 부활
김현출 포스코이앤씨 안전보건센터장은 올해 1월 CSO로 임명됐지만, 이후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로 선임되지는 않았다. 전임자들이 CSO로 선임된 이후 바로 사내이사에 올라 이사회에 합류했던 것과 비교되는 대목이다.
2022년부터 2023년까지 2년동안 CSO였던 송치영 대표와 그 뒤를 이어 2024년 1년간 포스코이앤씨의 안전을 총괄한 정훤우 전 안전보건센터장 등 전임자 모두 CSO에 오른 뒤 이사회에 합류했었다.
반면 김 상무는 CSO로 선임된지 약 반년 뒤인 8월1일에야 임시주총을 통해서 사내이사로 선임됐고 이사회에 이름을 올릴 수 있었다.
포스코이앤씨는 "경영과 재무 현안에 대한 의사결정 부담을 줄이고 안전보건 업무에 집중하게 하려는 취지였다"고 설명했다.
CSO의 이사회 합류는 단순한 이사회 구성원 변화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이사회는 기업의 핵심 의사결정 기구인 만큼, CSO가 멤버로 참여한다는 것은 안전보건 이슈가 경영 전반의 중요한 사안으로 격상됐다고 볼 수 있다.
실제로 2022년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당시 주요 건설사들이 CSO를 신설하거나 권한을 강화한 배경도 여기에 있다. 10대 건설사중 9곳은 CSO를 선임해 안전 강화에 힘을 쏟았다. 하지만 당시 10대 건설사 중 CSO가 사내이사로 이사회에 입성한 사례는 포스코이앤씨, 현대건설, HDC현대산업개발 세 곳뿐이었다. 그만큼 CSO의 지위와 역할은 안전경영 수준을 가늠하는 척도로 여겨진다.
포스코이앤씨는 올해 1월 경남 김해 아파트 신축 현장에서 발생한 추락 사고를 시작으로 4월 신안산선 제5-2공구 현장과 대구 주상복합 신축 현장, 7월 함양~창녕 고속도로, 8월 광명~서울 고속도로 등 현장에서 인명사고를 일으켰다. 1월부터 7월까지 포스코이앤씨 시공현장에서 무려 4건의 사망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CSO의 이사회 합류에 담긴 무게는 한층 더 커진 셈이다.
◆ 베테랑 안전 전문가, CSO 출신 신임대표와 '환상의 호흡' 기대
김 CSO는 1966년생으로 대구대학교를 졸업하고 1993년 포스코이앤씨(옛 포스코건설)에 입사했다. 이후 안전환경사무국 안전팀리더, Q-HSE실 안전그룹장, 건축사업본부 현장소장 등을 거쳐 안전보건센터 안전보건기획그룹장, 경기사업단장(상무보)을 역임했다. 올해 1월 안전보건센터장으로 임명되며 CSO 자리에 올랐다.
김 상무는 2022~2023년 송치영 대표이사가 CSO로 안전보건센터장을 역임할 당시 안전보건기획그룹장으로 일했었다. 포스코이앤씨의 안전보건센터는 안전보건 조직을 총괄하는 곳이다. 안전보건센터 산하에는 안전보건기획그룹, 안전보건진단그룹 등 조직이 운영되며 포스코이앤씨의 안전을 책임지는 구조다.
송치영 대표는 최근 포스코이앤씨 시공현장에서 연이어 사망사고가 발생한 데 따라 정희민 전 대표가 물러나면서 포스코이앤씨 새 수장으로 선임됐다. 포스코에서 안전방재부장, 글로벌안전보건그룹장, 안전환경부소장 등을 역임한 안전관리 전문가로 꼽히는 인물이다.
2021년에는 포스코이앤씨로 자리를 옮겨 2023년까지 안전보건센터장(CSO)을 맡았었다. 송 대표가 CSO로 안전보건센터를 이끌던 당시 포스코이앤씨는 사망사고가 단 한 건도 없는 '안전 우수 건설사'로 평가받았다. 이 때 김 상무는 안전보건센터 산하의 안전보건기획그룹장을 맡아 송 대표와 손발을 맞춰 일했던 경험이 있다.
CEO를 맡게된 송 대표와 호흡을 맞춰 '사망사고 0건' 성과를 냈던 경험이 있는 만큼, 포스코이앤씨의 무너진 안전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안전보건 시스템 재정비 과제
포스코이앤씨는 연이은 사고에 대응하기 위해 8월1일 CSO를 이사회에 합류시켰고, 포스코그룹과 외부 전문가들을 포함한 안전특별진단태스크포스(TF)를 출범시켰다.
해당 TF는 올해들어 포스코이앤씨가 시공을 맡은 현장에서 연이어 인명사고가 발생한 데 따라 포스코그룹 차원에서 안전보건 관리체계 전반을 진단하고 개선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출범한 조직이다.
안전특별진단 TF 출범과 더불어 '안전관리 혁신계획'을 발표하는 등 안전관리 강화 방안을 내놨지만, 추가 인명사고를 막지는 못다. 이는 결국 포스코이앤씨의 대표이사 변경으로 이어졌다.
정희민 전 대표가 잇단 사고에 책임을 다하기 위해 물러나면서 송치영 대표가 새로운 수장이 됐는데, 송 대표가 '그룹안전특별진단TF' 팀장을 맡고 있었다는 점에도 눈길이 간다. CSO를 이사회 일원으로 합류시켜 권한을 확대함과 동시에 안전관리 전문가를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해 안전 최우선 기조를 강화하는 행보로 읽힌다.
포스코이앤씨의 당면 과제는 무너진 안전 신뢰를 회복하고 시스템을 재정비하는 것이다. 반복된 사고에 발주처 및 시장의 우려가 커지고 있으며 정치권과 정부의 압박도 거세지는 상황이다. 특히 포스코이앤씨 현장에서 발생한 연이은 인명사고에 대통령이 직접 강도 높은 징계를 주문한 만큼, CSO로서 이사회에 합류한 김 상무의 어깨는 더욱 무거울 수밖에 없다.
포스코이앤씨는 송치영 사장을 대표이사로 맞이한 데 더해 이동호 포항제철소 HSE담당 부소장을 안전 담당 사장 보좌역으로 선임하기도 했다. 송치영 대표를 비롯해 그룹 안전 전문가를 포스코이앤씨로 모아 안전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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