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산업안전 강화를 핵심 국정과제로 삼으면서, 기업 경영에서 안전은 더 이상 부차적 요소가 아닌 생존과 직결된 전략 과제가 됐다. 특히 건설, 자동차, 제조 등 전 산업에서 CSO(Chief Safety Officer)는 안전 정책 수립부터 현장 관리, 리스크 대응까지 핵심 역할을 맡고 있어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이에 딜사이트에서는 각 기업별로 CSO를 집중 조명하고 그들이 당면한 과제와 향후 전략에 대해 짚어본다. [편집자주]
[딜사이트 박안나 기자] 현대건설은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에 대비해 선제적으로 안전관리 체계를 재정비했던 건설사다. 2021년 말 안전총괄책임자(CSO)를 선임했으며, 중대재해법 시행에 맞춰 안전경영 전담조직을 안전관리실에서 안전관리본부로 승격한 바 있다.
안전관리 시스템 정비에도 불구하고 중대재해법이 시행된 이후 현대건설은 매년 사망자수 상위권 건설사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만 3건의 사망사고가 발생한 점을 고려하면, 현대건설의 사망사고 상위권 기록은 계속될 것으로 관측된다.
이처럼 사망사고가 끊이지 않는 가운데 현대건설이 안전총괄책임자(CSO)를 향한 굳건한 신뢰를 보내고 있어 눈길을 끈다. 리더십 연속성을 부여해 안전관리 조직의 안정적 운영을 꾀한 것으로 풀이된다.
◆ 현대차 출신 CSO…22년 이사회 합류 후 올해 재선임
현대건설의 CSO는 황준하 안전관리본부장 전무다. 안전경영 전담조직인 안전관리본부의 수장이며, 사내이사로서 이사회 멤버이기도 하다.
황 본부장은 1966년생으로 한국외국어대학교 무역학과를 졸업했다. 1990년 현대자동차에 입사해 설비구매팀장 등을 역임했으며, 2011년 4월 현대건설이 현대자동차그룹 품에 안긴 뒤 현대건설로 자리를 옮겼다.
현대건설에서는 구매실, 외주실을 거쳐 전략기획사업부장(상무), 구매본부장(전무) 등을 맡았고, 2021년 10월 안전관리본부장으로 선임됐다. 현대건설 역사상 첫 CSO였다. 안전관리본부장(CSO)으로 선임된 뒤 지금까지 3년 넘게 현대건설의 안전을 총괄하고 있다.
황 전무가 처음 안전관리본부를 이끌게 된 2021년 말에는 미등기 임원이었지만, 2022년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로 선임돼 이사회에 합류했다. 당시 황 전무는 사내이사로서 3년의 임기를 부여받았고, 올해 3월 재신임에 힘입어 임기 3년이 추가됐다.
3년 넘게 이사회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데 따라 황 전무는 현재 현대건설 사내이사 가운데 가장 오래 이사회에서 활동한 '터줏대감'이기도 하다. 현대건설 사내이사는 황 전무를 비롯해 이한우 대표이사(부사장)와 김도형 재경본부장(전무) 등 모두 3명이다. 이 대표는 올해 1월 현대건설 대표이사에 올랐으며, 3월 주총에서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김 본부장은 지난해 3월 주총에서 사내이사로 선임된 후 이사회에 합류했다.
◆ 안전관리 강화 상징…전폭적 신임 '눈길'
황 본부장이 CSO로 선임된 뒤 이사회에 합류했고, 재신임을 통해 장기간 안전조직을 이끌고 있는 점은 안전관리 강화를 향한 현대건설의 의지와 황 본부장에 대한 굳건한 신뢰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CSO의 이사회 참여 여부는 해당 기업의 안전관리 수준을 가늠하는 척도 가운데 하나다. 경영 전반의 중요한 사항을 결정하는 핵심기구인 이사회에 CSO를 합류시키면 보다 폭 넓은 권한을 부여할 수 있어서다.
2022년 1월 중대재해법 시행에 따라 국내 주요 10대 건설사들이 2021년 말 혹은 2022년 초에 CSO를 선임하는 등 안전경영 강화 행보를 보인 바 있다.
당시 시공능력평가 상위 건설사 10곳 가운데 CSO가 사내이사로 이사회에 이름을 올린 회사는 3곳뿐이었다. 현대건설 외에 포스코이앤씨와 HDC현대산업개발이다. 이 가운데 대표이사가 CSO도 겸하고 있던 HDC현대산업개발을 제외하고, 안전관련 업무를 전담하는 독립된 CSO 중에는 현대건설 황 본부장과 포스코이앤씨 송치영 상무 두 사람 만이 이사회 멤버였다.
시공능력평가 상위 건설사 10곳 가운데 현대건설 홀로 초대 CSO가 아직까지 자리를 지키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다른 10대 건설사 CSO들은 1년 혹은 2년 만에 교체된 반면, 황 본부장은 3년 넘게 CSO를 맡고 있다. 10대 건설사 안전총괄 임원 중 최장수 CSO에 해당한다.
현대건설의 안전보건 투자금액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안전관리 강화 의지를 읽을 수 있다. 2020년 1099억원이었던 안전보건 투자규모는 지난해 2773억원으로 치솟았다. 4년 만에 무려 152% 늘었다. 특히 중대재해법 시행 첫해인 2022년 안전보건 투자규모는 1658억원이었는데, 이듬해에는 2399억원으로 1년 사이 44.7% 증가했다.
◆ '건설 안전사고' 고강도 제재 예고에 부담↑
CSO에게 전권을 부여하고 안전 관련 투자를 꾸준히 늘리는 등 안전관리 강화를 위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현대건설은 사망자수 상위권 건설사로 꼽힌다.
특히 최근 연이은 건설 사망사고를 두고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강도 높은 제재를 주문한 탓에 현대건설 및 황 본부장의 부담도 커질 전망이다.
중대재해법이 시행된 2022년부터 올해 1분기까지 현대건설이 시공을 맡은 현장에서 발생한 사망사고는 모두 11건으로 집계됐다. 12명의 사망자가 나온 대우건설에 이은 2위에 해당한다.
올해 1분기에만 2건의 사망사고가 발생했는데, 1분기 이후 6월 은평구 건설현장에서 발생한 사망사고 1건을 추가하면 3건으로 늘어난다. 연도별 현대건설의 사망사고 건수는 ▲2022년 3년 ▲2023년 3건 ▲2024년 3건 ▲2025년 상반기 3건이다.
현대건설 현장에서 발생하는 전체 안전사고도 증가하는 추세다. 현대건설의 연간 근로손실재해건수는 ▲2021년 286건에서 ▲2022년 344건 ▲2023년 462건 ▲2024년 628건으로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현대건설은 "근로손실재해 증가의 주된 원인은 전도, 미끄러짐 등 단순 사고의 증가에 따른 것"이라며 "경미한 사고 사례까지도 적극적으로 관리한 결과로 전반적 안전관리 수준은 개선되고 있으며 향후 재해율 역시 점차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Hom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