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조은비 기자] 동국제강이 페럼타워 재인수 잔금 집행과 현대IFC 인수 검토로 대규모 자금 소요가 불가피하지만 부채 비율이 130%대로 크게 부담이 가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동국제강이 현대IFC 인수를 최종 확정할 경우 페럼타워 인수 대금과 합산해 단기간에 약 1조원에 달하는 현금이 들어가지만 50% 현금, 50% 차입으로 자금을 조달할 경우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이번 투자가 동국제강의 현재 상황상 공격적인 투자지만, 핵심 자산을 확보하고 안정적인 현금 창출력을 강화하려는 전략적 의도를 감안할 때 위험 대비 충분히 계산된 투자라는 평가도 나온다.
업계에 따르면 동국제강은 최근 현대IFC에 대한 재무 실사(FDD) 작업에 착수했다. 현대IFC는 현대제철의 100% 자회사로 조선용 단조 제조를 주력으로 한다. 동국제강은 "전반적인 사업구조 강화 및 경영 효율화를 위해 여러가지 방안을 검토 중에 있으나 아직 결정된 사실은 없다"며 "향후 구체적인 사항이 결정되는 시점 또는 3개월 이내에 재공시하겠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동국제강과 현대IFC 양사의 제품군이 확연히 다르고 시장 지배력에서도 겹치는 부분이 적어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시각이다. 현대IFC는 조선용 단조품을 생산하지만, 동국제강은 후판과 봉형강 등 일반 강판 중심의 제품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다. 과거 브라질 CSP 제철소 등 해외 사업 경험도 주로 일반 강판 생산에 집중됐으며, 국내 조선용 단조 시장은 이미 다른 철강사들이 주도권을 쥐고 있다는 평가다. 다만 현대IFC가 영위하는 단조사업은 현재 동국제강에게는 없는 사업군이라 사업 확장엔 긍정적이다.
반면 페럼타워 인수 총액은 6451억6000만원으로, 이 중 잔금 5805억5400만원을 지불할 계획이다. 제반 비용을 포함하면 총투자금은 약 7000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현대IFC 인수가는 2500억~3000억원이 거론되고 있어 두 건이 모두 성사되면 1조원에 달하는 현금 집행이 불가피하다.
동국제강의 현금 보유력은 올해 1분기 기준 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은 3771억원에 불과하며, 페럼타워 매입 금액 중 잔금 5805억원은 외부 조달이 필요하다. 같은 분기 잉여현금흐름은 -316억원으로 영업활동 현금보다 지출이 더 많았다. 별도 기준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376억원으로, 전년 동기(864억원)의 절반 수준이다.
보유 현금만으로는 단기 대규모 투자금을 감당하기 어려워 차입이나 회사채 발행 등 외부 조달 비중이 높아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만약 업황 부진이 겹치면 유동성 위기나 신용등급 하락 등 연쇄적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IB업계 관계자는 "올해 1분기 말 동국제강의 부채비율은 93.2% 수준으로 안정적인 범위로 평가된다"면서도 "페럼타워 잔금 7000억원과 현대IFC 인수금 3000억원이 동시에 집행되면 현금 유동성이 위축되고, 업황 부진 시 신용등급에도 장기적인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동국제강의 올해 2분기 실적은 전년 대비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별도 기준 매출액은 8937억원, 영업이익 299억원, 순이익 92억원으로 각각 5.0%, 26.1%, 60.3% 감소했다. 상반기(1~6월) 누적 기준 매출은 1조6192억원, 영업이익 342억원, 순이익 116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3.3%, 63.3%, 77.8% 줄어든 것이다.
IB업계 관계자는 "2분기 실적만 놓고 보면 전년 동기 대비로는 하락했지만, 지난해 4분기가 바닥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개선 흐름이 뚜렷하다"며 "당시 적자였던 상황에서 흑자로 전환했고, 현대제철이 별도 기준에서 여전히 적자를 기록하는 것과 비교하면 선방한 측면이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그는 "건설 경기 위축 등 전방 수요 부진이 이어지고 있어 뚜렷한 회복세를 기대하긴 어려운 상황에서, 차입금이 계속 늘고 있다는 점은 부담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한국신용평가는 최근 발표한 '2025년 한국산업전망-철강' 보고서에서 "글로벌 수요 감소와 공급 과잉 등으로 2025년 철강산업 경영환경이 비우호적"이라며 "축적된 재무여력으로 인해 신용 전망은 안정적이지만, 개별 기업의 재무 부담 확대는 신용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일각에선 단기적으로 부채비율 상승은 피할 수 없으나, 자산 수익성이 이를 상쇄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대규모 투자 이후에도 수익성이 뒷받침된다면 장기적으로 재무부담은 완화될 것이란 이유에서다.
IB 업계 관계자는 "총 1조원이 필요한 상황에서 2분기 기준 현금이 약 5600억원이지만, 전액 사용하지 않고 약 2000억원을 남겨두면 실제 차입 규모는 5000억원 정도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총부채가 1조8000억원, 자본이 1조7000억원으로 부채비율이 약 110% 수준인데, 차입금이 5000억원 늘면 부채비율이 133%로 상승하게 된다"며 "수치상 재무부담이 커지는 건 맞지만, 5000억원은 자체적으로 조달 가능하다는 점에서 위기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차입금리에 5%를 적용하면 연간 이자 비용은 약 285억~300억원이지만, IFC의 지난해 영업이익이 약 400억원으로 이자 부담을 충분히 상쇄할 수 있다"며 "지난해 순이익도 200억원 수준이고, 올해 1분기에만 100억원을 기록한 만큼 실적이 개선되고 있어 인수 이후에도 재무 부담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동국제강 측은 "철강 업황은 산업 사이클에 따른 회복 가능성을 내재하고 있으며, 본업 경쟁력 강화를 지속할 계획"이라며 "페럼타워의 안정적 현금창출 능력을 고려할 때 시장 우려보다 긍정적 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현대IFC 인수와 관련해서는 "본원 사업 경쟁력 강화 방안의 일환으로 검토 중이며, 아직 확정된 사항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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