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박준우 기자] 상장기업이 유상증자를 단행하는 데는 여러 이유가 있다. 신사업 투자를 비롯해 재무구조 개선 혹은 채무 상환 등 명분 자체는 그럴싸하지만, 결국 본질은 하나다. '돈'이 필요하다는 것.
코스닥 상장사 크라우드웍스는 '미래 성장동력 확보'라는 명분을 내세우며 유상증자를 통한 자금조달에 나섰지만, 정작 시장의 반응은 냉담하다. 유상증자 결정 당시 8020원이던 예정발행가는 지난 7월3일 7000원으로 떨어졌다. 344억원이었던 조달자금 규모는 300억원으로 줄었다. 2차 발행예정가 결정을 앞두고 주가가 계속해 하락하고 있는 만큼 자금 조달 규모가 추가로 축소될 가능성도 있다.
이번 유상증자는 기존 주주들에게 신주인수권을 부여하는 '주주 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이다. 주주들에게 우선권을 주는 동시에 선택을 강요하는 구조다. 주주들 입장에서 유상증자에 참여하지 않으면 지분율이 희석되고, 참여하려면 자금 부담이 뒤따른다.
문제는 최대주주의 지배력 리스크다. 유상증자 이후 크라우드웍스의 최대주주인 박민우 의장 외 특수관계인의 지분율은 기존 17.41%에서 13.21%까지 하락할 예정이다. 디에스씨드림엑스청년창업펀드 등 4인과의 공동목적보유확약 덕분에 유상증자 이후 약 16%의 지배력을 행사할 수 있겠지만, 이마저도 만료일을 약 1년 앞두고 있다. 여기에 기발행 BW(잔액 65억원)가 행사될 경우 지배력은 추가로 약화될 수 있다.
그럼에도 크라우드웍스는 유상증자를 단행하는 과정에서 언론 대응을 자제하는 전략을 짰다. 유상증자가 마무리되기 전까지 관련 질문에 답변이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증권 신고서를 통해 크라우드웍스의 현 재무 상황과 자금 사용처 등을 확인할 수 있지만, 지배력 리스크에 대한 향후 대응 방안 등에 대해서는 여전히 알 수 없다.
물론 크라우드웍스 입장이 전혀 이해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섣부른 커뮤니케이션이 오히려 시장에 혼선을 줄 수 있다는 우려에서 비롯된 판단일 수 있다. 때론 '침묵이 금'일 수 있다. 그러나 지난해 매출액(120억원)의 세 배에 달하는 자금을 조달하는 와중에 침묵을 택했다는 점은 아쉬움을 남긴다. 주주들에게 손을 내밀면서도 핵심 리스크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하는 건 책임 있는 기업의 자세라 보기 어렵다.
상장 당시만 하더라도 크라우드웍스는 'AI(인공지능) 데이터 산업의 유망주'로 시장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하지만 현 상황은 어떤가. 이미 100억원 규모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을 통해 한 차례 자금을 조달했음에도 실적은 오히려 악화했다. 2023년 239억원이던 매출은 이듬해 120억원으로 줄었고,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18억원에서 117억원으로 대폭 확대됐다.
유상증자는 단순히 주식을 새로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는 수단이 아니다. 시장과의 약속이자, 책임이 따르는 계약이다. 투자자는 그 대가로 기업의 미래는 물론 경영진의 진정성을 확인받길 원한다. 크라우드웍스가 지배력 리스크와 같은 중대한 사안에 침묵으로 일관한다면 앞으로 어떤 자금조달 시도도 시장의 냉대를 받을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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