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범찬희 기자] SK네트웍스가 수 년째 박스권에 갇혀 있는 주가를 부양시킬 땔감으로 중간배당을 택했다. 주당 지급되는 배당금과 배당 횟수를 동시에 늘려 '배당투자족'의 투심을 사로잡을 수 있을지 여부에 귀추가 주목된다.
8일 업계에 따르면 SK네트웍스는 최근 주주들에게 보통주 1주당 100원의 중간배당금을 지급했다. 지난 8월 중간배당 시행을 위한 이사회 결의를 마친지 두 달 만에 배당금 지급을 이행했다. SK네트웍스가 중간배당을 실시한 것은 지난 1977년 유가증권시장에 입성한 이래 이번이 처음이다.
SK네트웍스가 배당 정책에 변화를 꾀하게 된 건 저점 횡보를 이어가고 있는 주가와 무관치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2014년까지만 해도 주당 1만원대이던 SK네트웍스 주가는 2018년 들어서 7000원 돌파도 버거운 실정이다. 특히 AI(인공지능) 분야에 주력하는 기업으로 체질을 개선해 나가고 있음에도 시장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SK렌터카 매각과 더불어 스피드메이트, 트레이딩 사업부 물적분할 등 대대적인 리밸런싱(사업재편)이 추진되는 과정 속에서도 주가는 4000~5000원 박스권에 갇혀 있는 형국이다.
이에 SK네트웍스가 중간배당을 주가 반등의 촉매제로 삼았다는 분석이다. 중간배당은 통상적으로 배당 횟수와 규모가 증가하는 결과를 낳는다는 점에서 대표적인 주주환원책 중 하나로 꼽힌다. 중간배당이 도입되면 주주는 회계연도 결산이 이뤄지기 전에 일정액을 배당금으로 받을 수 있다.
또한 기존 결산배당금이 유지된다면 자연스레 배당금 액수도 늘어나게 된다. 투자매력도가 높아진 만큼 장기투자를 촉진시키고, 이는 해당 기업의 주가 부양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게 지배적인 견해다.
SK네트웍스는 중간배당을 도입하면서도 결산배당은 현상유지에 방점을 찍었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올해에도 주당 200원을 결산배당으로 지급할 계획이다. 중간배당금인 100원을 더하면 DPS(주당배당금)는 300원이 되는 셈이다. 이는 7년 전과 비교했을 때 200% 증가한 금액이다.
SK네트웍스는 2017년까지 주당 100원을 지급해오다 이듬해 해당 금액을 120원으로 증액했다. 2018년부터 2022년까지 120원을 유지해 온 결산배당금은 지난해 200원으로 상향했다.
SK네트웍스는 2025년과 2026년에도 결산배당으로 주당 200원을 지급하기로 정했다. 다만 중간배당금은 감소할 여지가 있어 총 DPS는 300원에 못 미칠 수 있다. SK네트웍스가 중간배당금 규모를 50원+α(알파)로 정해서다. 이는 중간배당 하한선은 정해져 있지만, 상한선은 열려있다는 의미인 만큼 총 DPS가 300원을 넘을 수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SK네트웍스 관계자는 "지난해 예년 대비 66% 가량 증액된 200원이 결산배당금으로 지급됐고 올해에도 동일한 금액을 유지한다는 구상"이라며 "여기에 올해 중간배당이 도입된 만큼 주주환원과 기업 가치를 제고하는 데 긍정적인 작용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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