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태웅 기자] 원화거래소 고팍스의 가상자산사업자 라이선스 갱신 과정에서 '이용자 재산권 보호' 문제가 발목을 잡고 있다. 연말 심사를 앞두고 있는 고팍스로서는 금융당국에 제출한 지배구조 개편안에 따라 최대주주인 바이낸스 지분을 낮춰야 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채권단 측에선 고팍스가 해당 개편안의 일환으로 추진 중인 최대주주 변경에 대해 투자자 보호 문제를 언급하며 반대 의사를 표명하고 있다.
18일 가상자산거래소 업계에 따르면 바이낸스는 고팍스의 운영사인 스트리미 지분을 매각하기 위해 국내 투자자인 메가존과 협상 중이다. 바이낸스는 이번 매각을 통해 지난해 말 기준 보유 지분 67.45% 가운데 58% 이상을 정리할 계획이다.
바이낸스가 지분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배경은 금융정보분석원이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이하 특금법)에 의거해 대주주 적격성 문제를 살펴보는 것과 무관치 않다. 거래소 업계에 따르면 바이낸스는 지난해 2월 경영권을 인수한 직후 레온싱풍 전 바이낸스 아시아태평양 대표를 신임 대표로 선임했다. 이후 고팍스를 통해 같은 해 3월 대표이사 등 등기임원 변경에 따른 가상자산사업자 (라이선스) 변경신고서를 금융정보분석원에 제출했다.
금융당국은 해외거래소인 바이낸스가 자금세탁방지 위반 혐의로 제재를 받은 만큼 고팍스가 제출한 변경신고서 수리를 미루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서울중앙지방법원 판결문(2024카확306424)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금융정보분석원은 특금법 제7조(신고)와 특금법 시행령 제10조의12(신고의 불수리)에 의거해 외국인 임원의 범죄 이력 등 적격성 여부를 심사하고 있다. 금융정보분석원은 이에 따라 고팍스에 대해서도 최대주주인 바이낸스 등 임원변경신고 자료를 보완해서 제출할 것을 요청했다. 하지만 고팍스가 요청에 답변하지 않으면서 금융정보분석원이 변경신고서를 수리하지 않은 것으로 판시됐다. 이에 바이낸스는 고팍스의 지분율을 10% 아래로 줄이는 내용의 개편안을 금융정보분석원에 제출했다. 변경 신고서를 제출한지 1년이 지났음에도 수리를 받지 못하자 대주주 자리에서 내려오는 강수를 둔 것이다.
문제는 투자자들이 바이낸스가 현재 지배구조 개편의 일환으로 메가존과 추진 중인 지분 매각에 반대하고 있다는 점이다. 업계에 따르면 바이낸스와 메가존은 고파이 서비스에 대한 채무 문제 해결을 투자 이행 조건으로 협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고파이는 2022년 11월 중단된 가상자산 예치서비스다. 지난해 말 기준 고팍스가 투자자들에게 반환해야 할 고파이 예치 가상자산 평가액은 637억원이다. 가상자산 분석 플랫폼 코인마켓캡 기준 현재 비트코인 가격은 9306억원이다. 연초 대비 70.0% 오른 상황을 감안하면 고팍스가 투자자에게 반환해야 할 가상자산 가치는 1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하지만 고팍스는 17일까지 잇달아 진행한 온라인 간담회에서 투자자들에게 반환해야 할 예치자산을 가상자산이 아니라 지난해 1월 20일 종가를 적용한 현금으로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1월 20일 종가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2806만8000원으로 현재 시세 대비 3분의 1 수준이다.
채권단은 고팍스에서 일방적으로 제시한 채무 상환 계획에 동의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고팍스의 결정이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시행에 따른 투자자 보호 흐름에 역행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사효리 고파이 채권단 대표는 "메가존은 고팍스에 대한 실사를 마무리하면서 투자 의사 결정만이 최종적으로 남은 상태"라며 "인수 조건으로 제시된 채무 상환과 관련해 고팍스가 계속해서 간담회를 진행하고 있지만 명확한 법적 근거 없이 마련된 상환안에 대해서는 채권단 대부분 동의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투자자들의 재산권을 보호해 줄 수 있는 회사가 거래소를 운영(인수)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며 "가상자산사업자 갱신 신고가 임박했다는 이유로 투자자들의 재산권을 무시하는 계획을 수긍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고팍스 관계자는 "대주주 변경 및 지분 매각의 경우 고파이 투자자들께서도 최대한 빨리 상황을 판단하실 수 있도록 간담회를 진행하는 등 현재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나머지 기본적인 갱신 요건은 충족한 상황이며 최근 현장 검사에 따른 추가 이행 및 보완 사항도 촘촘히 준비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채권단에 따르면 고팍스는 현 최대주주인 바이낸스를 대주주로 가상자산사업자 갱신신고서를 제출했다. 채권단은 고팍스가 제출한 갱신신고서에 대한 금융당국의 명확한 결정을 촉구하고 있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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