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세정 기자] 한진그룹 물류 계열사 ㈜한진이 임직원 급여를 제때 지급하지 않는다는 논란에 휘말렸다. 특히 한진은 상반기에 체결한 연봉협상 인상분을 연말에 소급 적용 중인데, 연봉계약서나 취업규칙에 '후불 지급제도'에 대한 내용을 게재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나면서 노동법을 지키지 않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15일 관련업계와 한진 내부자에 따르면 한진은 4월에 승진 발표를 실시하고, 노동조합과의 협상으로 합의된 임금인상율을 고려해 전 직원의 임금 인상 수준을 결정했다.
하지만 임직원 통장으로 실제 인상분이 입금되는 시기는 연말이다. 한진이 7개월(4~10월) 간 지급됐어야 할 인상분을 11월에 일시 적용하는 형식을 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쉽게 설명하면 한진 직원들은 이달까지 전년도 월급을 받아야 한다. 이는 근로기준법 제43조(임금 전액지급)를 따르지 않고 것이다.
한진은 연봉계약서에 인상분 후불지급에 대해 구체적으로 적어두지 않고 있는 터라 노동법 위반 가능성이 제기된다. 한진의 연봉계약서 조항(6번항)에는 '본 계약서에서 정하지 않은 사항은 근로기준법 및 취업규칙에 따른다'고 명시돼 있고, 취업규칙의 급여체계(제6장 급여)에는 '연봉제를 실시하는 직원과 조사역은 별도로 정하는 급여체계를 적용한다'고 적혀있다. 하지만 소급적용을 의미하는 '별도의 급여체계'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과 설명은 어디에서도 안내하지 않고 있다.
한진 사정에 정통에 한 관계자는 "연봉계약서에서 소급적용 불명시와 관련해 고용노동부에서도 예의주시 중이며, 근로감독이 예정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사안의 정도가 심각한 만큼 국세청과 공정거래위원회 조사도 가능하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진 임직원들이 인상분이 일괄 지급되는 11월 이전에 퇴사할 경우 자신의 몫을 받지 못한다는 점은 불씨를 키우고 있다. 국민연금에 따르면 올 4월부터 8월까지 한진을 퇴사한 인원은 약 70여명이다. 하지만 해당 직원들은 지난 4월부터 적용돼야 할 인상분을 받지 못하고 회사를 떠난 것으로 전해진다. 더군다나 퇴사자 중 일부는 자신들이 올해 인상분을 받지 못했다는 점을 퇴사한 이후에 인지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법조계에서는 한진과 노동조합의 임금협상이 완료된 '시점'을 쟁점으로 꼽고 있다. 임금협상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는 퇴사한 근로자에게 인상분을 줄 의무가 없다. 반면 임금인상이 결정된 이후 지급일 이전 퇴사한 근로자는 새로운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 효력이 미치므로 소급 인상된 임금분에 대한 청구권이 발생한다. 이렇다 보니 한진 퇴사자들이 법적 대응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한진이 이례적인 호실적을 기록한 것을 두고 인건비 지연 효과가 반영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물류업계의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인 데다, 올해 가동에 돌입한 대전 스마트 메가 허브 터미널이 안정권에 도달하지 못한 상황에서 한진의 이익 순도가 두자릿 수 가량 늘어난 요인이 의아하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한진은 올 3분기 연결기준 매출 7647억원과 영업이익 392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할 때 매출은 10.5%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무려 16.3% 늘었다. 이 같은 영업이익은 역대 분기 기준 최대치다. 아울러 수익성 지표인 영업이익률의 경우 5.1%로 건실한 수준을 유지했다.
물류업계 관계자는 "한진처럼 회계연도 기준이 3~4월인 기업의 경우 대부분이 올해 임단협에 따른 인상분을 즉시 반영한다"며 "수 개월이 지나고 나서야 일시 지급한다는 것은 상식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원래 퇴사자가 받아야 할 급여(비용)가 쌓이면서, 자연스럽게 회사의 곳간을 메우는 격"이라며 "올 4분기에 임직원 연봉 인상 비용이 빠져나가면, 한진의 판매비와관리비가 급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진측은 임금 지급 논란에 대해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임금 인상 방식이 이례적이거나 임금체불 등 근로기준법을 위반한다고 볼 수 없다"며 "특히 대법원 판례와 행정 해석에 따라 임금협상이 진행 중인 시점에 퇴직한 근로자에게는 소급분을 지급할 의무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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