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차화영 기자] 지난해 KBS를 명예퇴직한 황정민 전 아나운서가 세 번째 책을 펴냈다. 이번에는 '말'이 주제다. 신간 제목은 '내 뜻대로 말한다는 것'으로 30여 년간 말을 업으로 살아온 방송인이 전하는 말하기에 대한 기록이다.
황 전 아나운서는 1993년 KBS 공채 아나운서로 입사해 1·2TV 뉴스는 물론 '도전! 지구탐험대', 'VJ특공대' 등 다수의 교양 프로그램 진행자와 '황정민의 FM대행진', '황정민의 뮤직쇼' DJ로 활동했다. 책은 이 같은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말 잘하는 법'을 풀어낸다.
약 31년간 말을 무기로 살아온 직업인이 전하는 '말 잘하는 비법'은 의외다. 내 뜻대로 말을 잘하려면 '멈춤(Pause)'과 '잘 들어주는 것(경청)'이 필요하다고 한다. 기교보다 마음을 앞세우라는 것이다.
상대의 이야기가 끝나면 2초 정도 틈을 뒀다가 말하는 '퍼즈'는 단순한 침묵이 아니라 생각을 정리하고 감정을 조절하는 의도가 담긴 침묵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즉각적인 반응이 오히려 진심을 약하게 만들 수 있다는 일화도 함께 소개한다.
경청의 중요성을 설명하며 KBS 직장 선배인 이금희 아나운서의 진행 방식도 언급한다. "안녕하세요, 이금희입니다", "오늘 함께해주셔서 감사합니다"라는 짧은 말만으로도 성공적인 진행이 가능했던 이유는 말보다 듣는 태도를 중시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황 전 아나운서는 이러한 말하기가 가능하려면 자신만의 '리추얼(Ritual)'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하루 중 잠시라도 휴대폰을 내려놓고 식사에 집중하거나 내면을 돌아보는 시간을 반복적으로 갖는 습관이 결국 말의 결을 바꾼다는 주장이다. 말은 마음을 담는 그릇이기에 자신을 돌보는 시간이 쌓일수록 타인과의 관계 역시 부드러워진다는 메시지다.
책에는 말하기에서 호흡법, KBS 아나운서실 신입 훈련 과정인 '3분 스피치' 같은 실전 팁도 담겼지만 이론서나 실용서는 아니다. 말 한마디는 힘이 세다는 걸 소소한 일상에서 발견한 기록이다. 이화여대 학보사 기자 출신답게 읽기 쉬운 문장도 강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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