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령 기자] 카카오가 포털 '다음' 운영사인 자회사 AXZ 매각을 두고 업스테이지와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국내 AI·플랫폼 업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카카오가 수익성도 떨어지고 네이버에게 점유율을 내준 포털 사업을 정리하고 유망한 AI 스타트업의 지분을 획득함으로써 그동안 계륵이었던 다음을 정리한다는 계획이다. 단순한 비주력 자산 정리를 넘어 AI 시대에 걸맞은 플랫폼 재편 시나리오의 시험대가 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업스테이지 입장에서는 기업공개(IPO)을 앞두고 포털 업체를 통한 AI 플랫폼을 획득한다는 점에서 기업 벨류 상승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음의 데이터를 활용해 AI 모델의 학습량을 늘릴 수 있고 단순 AI 기술 기업에서 AI플랫폼 기업으로 외연을 확대할 수 있다는 점도 협상 배경으로 꼽힌다.
업계에 따르면 이번 거래는 업스테이지가 포괄적 주식 교환 방식으로 AXZ 지분 100%를 확보하고 카카오는 이에 상응하는 업스테이지 지분을 취득하는 구조가 거론되고 있다. 아직 양사 모두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은 상황이지만 거래가 현실화될 경우 카카오와 업스테이지 모두 전략적 이득을 확보할 수 있는 구조라는 점에서 주목도가 높다.
카카오 입장에서 이번 논의는 최근 추진 중인 비핵심 사업 정리와 AI 중심 재편 전략의 연장선으로 해석된다. 카카오는 정신아 대표 체제 이후 계열사 수를 줄이고 카카오톡과 AI를 핵심 축으로 삼는 구조 개편을 가속화해왔다. 검색 점유율이 2%대로 떨어진 다음을 직접 끌고 가기보다는 포털 운영 부담을 줄이면서도 AI 성장 스토리에 간접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선택지로 업스테이지 지분 확보가 부상한 셈이다.
특히 자체 AI 역량 강화에 한계를 드러냈던 카카오로서는 국가대표 AI 정예팀으로 경쟁 중인 업스테이지와의 연결이 AI 경쟁력 보완 카드가 될 수 있다. 포털 사업을 정리하는 대신 상장 이후 가치 상승이 기대되는 AI 기업의 지분을 보유함으로써 중장기적인 AI 생태계 영향력을 유지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업스테이지 측의 이해관계는 보다 직접적이다. 기업공개(IPO)을 앞둔 상황에서 업스테이지는 기업가치 제고와 데이터 자산 확보라는 두 가지 과제를 동시에 안고 있다. 다음은 검색 점유율과 이용자 규모가 크게 줄었지만 뉴스·검색·카페·메일·티스토리 등을 통해 수십 년간 축적된 한국어 데이터 자산은 여전히 AI 학습 관점에서 높은 가치를 지닌다.
AI 검색과 대화형 질의응답으로 패러다임이 이동하는 국면에서 업스테이지가 다음을 확보할 경우 'AI 모델 개발→서비스 적용→이용자 데이터 축적'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실험할 수 있는 테스트베드를 손에 쥐게 된다. 플랫폼 없이 모델만 보유한 AI 기업이 확장성에 제약을 받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다음은 업스테이지의 사업 외연을 단숨에 넓혀줄 수 있는 카드다.
시장에서는 이번 논의를 글로벌 빅테크와의 경쟁 구도 속에서 'AI와 플랫폼의 동시 보유'가 사실상 필수 요건이 되고 있다는 현실을 반영한 움직임으로 본다. 카카오는 포털에서 AI로 전략적 무게중심을 옮기고, 업스테이지는 AI 기업에서 플랫폼 사업자로 진화할 수 있는 계기를 모색하는 셈이다.
다만 과제도 적지 않다. 업스테이지의 포털 운영 역량과 재무 여력, 다음 사용자 기반이 AI 중심 서비스 전환을 얼마나 수용할 수 있을지 인수 이후 수익 모델을 어떻게 재정의할지 등은 모두 검증이 필요한 지점이다. 거래가 성사되더라도 단기간에 성과를 내기는 쉽지 않다는 신중론도 공존한다.
그럼에도 업계에서는 이번 협상 자체가 갖는 상징성에 주목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성사 여부를 떠나 이번 논의는 한국 시장에서도 본격적으로 AI 중심 플랫폼 재편이 시작됐다는 신호로 볼 수 있다"며 "업스테이지의 선택이 향후 국내 AI 기업들의 성장 경로를 가늠하는 기준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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