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주명호 기자] 신한금융지주가 진옥동 회장 취임 이후 정착시킨 '연 2명 사외이사 교체' 기조를 올해도 이어간다. 2024년부터 3년 연속 매년 2명씩 교체가 이뤄지면서 순환 구조가 사실상 제도처럼 굳어졌다는 평가다. 재선임 가능 여부와 무관하게 정기적으로 변화를 주는 방식으로 지배구조 모범규준이 강조하는 독립성과 긴장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여성 사외이사 4명 체제도 유지된다. 전체 사외이사 9명 중 4명으로 약 44%에 해당하는 수준으로, 국내 금융지주 가운데 최고 수준의 성별 다양성을 유지하게 됐다.
다만 최근 금융당국이 사외이사 장기 재임 문제와 내부통제 책임 강화를 강조하고 있는 만큼, 교체 폭을 더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일부에서 제기된다. 금융당국에서 검토 중인 임기 제한을 일률적으로 단축하기보다 자율적 교체 비율을 높이는 방식이 보다 유연한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시각이다.
4일 신한금융에 따르면 윤재원 이사와 이용국 이사가 이달 정기주주총회를 끝으로 퇴임한다. 빈자리에는 박종복 전 SC제일은행장과 임승연 국민대학교 경영대학 교수가 새롭게 추천됐다. 신한금융은 오는 26일 정기주주총회에서 이같은 이사회 선임 안건을 다룰 예정이다.
신한금융의 사외이사 임기는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금융회사 지배구조법)에 따라 6년을 최대 재임기간을 정하고 있다. 윤재원 이사는 2020년 3월부터 임기를 시작해 6년 임기를 모두 채웠다. 이용국 이사의 경우 2021년 3월 선임돼 1년 추가 연임이 가능하지만 사임 의사를 밝히며 퇴임이 결정됐다.
신한금융 이사회는 2023년 12명에서 9명으로 축소됐다. 이사회 규모를 줄인 이후에는 매년 2명 교체 원칙을 적용하면서 안정성과 변화의 균형을 맞추는 구조를 구축했다. 9명 체제에서 2명 교체는 약 22%에 해당해 4~5년 내 자연스러운 전면 교체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수준이다.
2024년에는 이윤재 전 금융분석정보원장과 성재호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퇴임했다. 성 교수는 신한카드 사외이사(4년)를 포함해 계열사 포함 최대 임기인 9년을 모두 채우고 퇴임했다. 반면 이 전 원장은 2019년 3월부터 5년간 이사회 일원으로 활동해 최대 임기를 채우기 전에 자리에서 물러났다.
지난해 퇴임한 이사진 역시 최대 임기와 무관하게 용퇴를 결정했다. 진현덕 이사는 2020년 3월 선임돼 5년간, 최재붕 이사는 2021년 3월부터 임기를 시작해 5년간 활동 후 사임의사를 밝혔다. 임기 보장보다는 순환교체 원칙을 우선시하는 기조가 반영된 결과다. 법상 최대 임기를 관행적으로 보장하지 말 것을 권고해온 금융당국의 지배구조 관리원칙을 그대로 적용했다.
신규 선임되는 이사진들은 전문성 측면에서도 보강 효과가 기대된다. 박종복 후보는 SC제일은행을 10년간 이끈 금융 전문가로, 리테일 및 PB 현장 경험을 갖췄다. 신한금융 이사회는 "리테일 및 PB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금융소비자 중심의 경영에 기여할 적임자"라며 "은행업 전반에 대한 깊은 이해와 전문성을 토대로 당사 추진 사업에 통찰력 있는 제언이 기대된다"고 평했다.
임승연 후보는 미국 공인회계사 출신의 재무·회계 전문가다. 기존 윤재원 이사의 공백을 메울 인사로 내부통제 및 감사 분야에 대한 역할이 기대되는 인물로 평가되며 타사 사외이사와 감사위원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최근 금융권에서 내부통제 실패에 대한 책임 문제가 부각되는 상황을 고려하면, 회계·감사 전문성 보강은 구조적 보완 조치로도 해석된다.
금융지주 중 가장 높은 여성비율도 임 후보 선임을 통해 지속할 수 있게 됐다. 신한금융은 지난해 전묘상 이사를 신규 선임하면서 여성 사외이사 수를 4명으로 늘렸다. 하나금융은 올해 여성 사외이사를 1명 더 추가해 신한금융과 동일한 수를 맞췄다. KB금융의 경우 3명에서 2명으로 축소됐으며 우리금융은 1명에 그치고 있다.
2명 교체 원칙은 대외적으로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이같은 비율이 확대되어야 한다는 관측도 나온다. 최근 들어 강화된 금융당국의 지배구조 개선 기준에 따라 변화폭을 늘릴 필요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다른 금융지주보다 교체비율이 확연히 높을 뿐더러, 신규 사외이사 찾기가 쉽지 않은 현실적 상황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도 함께 제기된다.
반면 현실적 제약도 적지 않다. 금융권 전반에서 전문성과 독립성을 동시에 갖춘 후보군이 제한적이라는 점이 부담이다. 여러 금융사를 거친 인물들이 반복적으로 선임되는 현상 역시 이런 구조적 한계를 반영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여러 금융사에서 사외이사를 지낸 인물들이 적지 않은 것도 이같은 이유 때문"이라며 "사외이사 임기까지 제한되면 금융지주들도 고민이 더 커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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