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솜이 기자] '30년 금융 베테랑'으로 주목받은 김희상 애큐온저축은행 대표가 취임 첫해부터 혹독한 신고식을 치르고 있다. 리테일 금융 전문가라는 기대 속에 구원투수로 등판했지만, 대규모 충당금 적립과 영업 위축에 3분기 적자로 돌아서며 기대에 미치지 못한 첫 성적표를 받아서다.
이번 실적 부진은 모회사 애큐온캐피탈의 기업가치(밸류업) 제고에도 제동을 거는 악재로 평가된다. 대주주 EQT파트너스가 추진 중인 양사 통매각의 향방 역시 김 대표의 이익 체력 회복과 건전성 방어 성과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애큐온저축은행은 올해 3분기 179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며 5대 저축은행 가운데 유일하게 적자로 돌아섰다. 2023년 633억원의 순손실 이후 2년여만의 적자 전환이다. 실적 부진이 반복되면서 김희상 대표는 취임 첫 해부터 수익성 방어와 건전성 관리라는 무거운 과제에 직면했다.
지난 6월 취임한 김 대표는 1964년생으로 1990년 신한카드 전신인 LG카드 입사를 시작으로 36년 넘게 금융 경력을 쌓아온 리테일 금융 전문가다. LG카드 시절 전략기획·영업·지원 부문 핵심 보직을 두루 경험했고, 신한카드에서도 CRM본부장과 영업본부장을 맡았다. 이후 BC카드로 자리를 옮겨 전략기획본부장과 리테일금융마케팅본부장 등 핵심 보직을 수행하며 업계에서 두터운 커리어를 쌓았다.
업계에서는 김 대표 선임 배경으로 애큐온캐피탈 재직 시절의 포트폴리오 다각화 성과를 핵심 근거로 꼽는다. 그는 2018년부터 7년간 애큐온캐피탈에서 개인신용·사업자 모기지 등 리테일 금융 전반을 관할하며 '온라인 셀러론', '애큐온 E-드림론' 등 데이터를 활용한 상품을 선보여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김 대표의 당면 과제는 단연 수익성 개선이다. 애큐온저축은행의 올해 3분기 적자의 가장 큰 원인은 대손상각비 급증이다. 올해 3분기 대손상각비는 760억원으로 전년동기(317억원 ) 대비 140% 늘었다. 다중채무자 충당금 적립 기준 강화와 제2금융권 전반의 신용한도 축소 여파로 취약차주의 연체 위험이 커지자 선제적으로 충당금을 쌓은 것이 영향을 미쳤다.
애큐온저축은행은 그동안 가계대출 중심의 여신 전략을 펼쳐 왔는데 올 들어 '6·27 규제'로 대표되는 암초에 부딪힌 상황이다. 정부가 대출 한도를 차주별 연 소득 이내로 제한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결과 가계대출 수요가 위축되는 상황을 피할 수 없게 돼서다. 올 3분기를 기점으로 가계자금 대출 규모가 축소된 현실이 이를 방증한다. 같은 기간 가계자금 대출금은 2조1469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5% 줄었다. 애큐온저축은행 총 여신(기업·가계·공공 및 기타자금대출)에서 가계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43%로 가장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
특히 애큐온저축은행의 수익 지표 관리는 애큐온캐피탈 기업가치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사안인 만큼 김 대표의 어깨가 한층 무거워지게 됐다. 실제 애큐온저축은행 경영실적은 애큐온캐피탈 재무재표에 고스란히 연계, 반영되고 있다. 앞서 2023년 애큐온저축은행이 600억원대 순손실을 내자 애큐온캐피탈도 같은 해 적자(-318억원)로 돌아섰던 사례가 대표적이다. 애큐온캐피탈은 애큐온저축은행 지분 100%를 보유한 모회사다. 현재 애큐온캐피탈 최대주주인 글로벌 사모펀드 운용사(PEF) EQT파트너스는 양사 동반 매각을 추진 중이다.
고정이하여신(NPL)비율 등 자산 건전성 지표도 부담을 키우는 요소다. NPL비율은 2020년 4.17%, 2021년 2.98%로 완만한 하락세를 보이다 2022년 3.95%로 다시 올라선 뒤 2023년 6.74%로 급등했다. 지난해 역시 6.78%로 고점을 유지했는데 올 3분기 말 NPL비율은 6.92%로 집계됐다. 취약차주 비중이 큰 저축은행 특성상 선제적 관리 필요성이 더욱 커진 상황이다.
김희상 대표는 취임사에서 "저축은행업권 내 선도적인 인공지능(AI)·디지털 역량을 바탕으로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루기 위해 자산 건전성 제고와 수익성 강화를 핵심 경영방침으로 삼겠다"고 밝혔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Hom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