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노연경 기자] 한국 롯데와 일본 롯데가 본격적인 전방위 협력체제 구축에 나섰다. 협력 범위는 모태인 식품과 호텔은 물론이고 미래 먹거리를 책임질 모빌리티와 바이오까지 뻗어나가고 있다. 한·일 원롯데 협력을 통해 양국의 롯데가 가진 한계를 극복하고 글로벌 시장 공략에 보다 속도를 내기 위한 목적으로 풀이된다.
양국 롯데 협력의 첫 신호탄을 쏜 곳은 모태인 식품사업이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작년 9월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원롯데 식품사 전략회의'를 직접 주재하며 빼빼로를 글로벌 메가 브랜드 1호로 선정했다. 내수 한계에 직면한 한국 롯데 입장에선 글로벌 매출을 키울 수 있고 일본 롯데 입장에선 일본 시장 1위인 포키와 경쟁하는 것보다 빼빼로를 함께 키우는 것이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 자리에서 양국 식품사는 ▲베트남·인도 등 기존 진출 국가 시장 확대 ▲잠재력 높은 신규 국가 진출 국가 개척 ▲공동 소싱 및 마케팅 활동 지원 등을 협력하기로 했다. 이후 롯데웰푸드가 일본 롯데가 보유한 베트남 법인을 통해 빼빼로를 유통하는 식으로 협력은 본격화됐다.
그 결과 빼빼로는 올해 역대 최대인 연간 2415억원의 매출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수출액은 지난해 701억원 대비 약 30% 증가한 900억원 수준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 롯데와 일본 롯데는 긴밀한 협력을 통한 향후 빼빼로 해외 매출을 1조원 규모까지 키우겠다는 목표다.
이후 양국 롯데의 협력은 호텔 사업에서도 이어졌다. 실제 올해 9월 롯데호텔앤리조트는 일본 롯데홀딩스와의 합작법인(JV) 롯데호텔스 재팬을 설립하고 일본 내 호텔 사업을 확장하기로 했다.
롯데호텔앤리조트는 한국 롯데의 호텔·리조트 운영 회사며 일본 롯데홀딩스는 도쿄에 본사를 둔 일본법인이다. 현재 일본에서 각사는 롯데아라이리조트(롯데호텔앤리조트), 롯데시티호텔 긴시초(롯데홀딩스)를 운영 중이다. 합작법인은 두 호텔의 공동 운영을 시작으로 신규 호텔 개발과 통합 관리까지 담당할 계획이다.
롯데호텔앤리조트는 호텔을 직접 운영하는 대신 위탁 운영을 맡기는 에셋 라이트(Asset-light) 전략을 추진 중이다. 이 같은 전략은 부동산 직접 투자가 들어가야 하는 직접 운영방식보다 사업 확장 측면에서 유리하다. 양국 롯데는 향후 10년 이내 아시아 최대 글로벌 호텔 운영사로 도약하겠단 목표를 세웠다.
식품과 호텔 같은 롯데그룹의 뿌리와 같은 사업 외에 미래사업 영역으로도 협력은 확대되고 있다. 신동빈 회장은 이달 3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재팬모빌리티쇼 2025' 롯데관을 직접 찾으며 롯데가 친환경 모빌리티 벨류체인 사업에 진심이라는 점을 전세계 시장에 각인시켰다.
재팬모빌리티쇼는 세계 5대 모터쇼로 꼽히는 행사로 올해 역대 최대 규모로 열렸다. 롯데가 해외에서 열리는 모빌리티 행사에 참가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롯데그룹은 글로벌 시장에 롯데의 친환경 모빌리티 밸류체인을 소개하는데 의의를 두고 참여했다.
전시관은 롯데케미칼,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롯데이노베이트, 롯데글로벌로지스 등 7개사가 참가했다. 이들은 롯데가 보유한 전기차 충전 인프라, 자율주행, 배터리 소재, 수소 사업 등 친환경 모빌리티 사업의 전 분야를 아우르는 밸류체인을 소개했다.
친환경 모빌리티 시장에서 롯데의 입지는 아직 미미하지만 한국 롯데와 일본 롯데는 각각 벤처투자 법인인 롯데벤처스와 롯데벤처스 재팬를 통해 스타트업에 대한 과감한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특히 내연기관 차량 위주로 발달한 일본 모빌리티 시장의 친환경 인프라 도입이 더딘 만큼 한국 롯데가 보유한 친환경 인프라를 접목한 협업 등도 기대되고 있다.
신동빈 회장의 장남인 신유열 부사장이 직접 챙기고 있는 바이오사업 역시 한일 롯데가 함께 공들이고 있는 영역이다. 신 부사장은 현재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과 함께 롯데바이오로직스 글로벌전략실장을 겸하고 있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출발부터 롯데지주(80%)와 일본 롯데홀딩스(20%)가 함께 출자해 만든 법인이다. 작년 7월 열린 인천 송도 바이오 캠퍼스 1공장 착공식에는 신동빈 회장과 신유열 부사장을 비롯해 다마쓰카 겐이치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도 직접 참석했다. 나아가 일본 롯데홀딩스는 30억엔(약 284억원) 규모의 바이오펀드를 구성해 그룹의 바이오사업에 힘을 보태고 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한·일 원롯데는 양국 시너지의 상징적인 표현으로 식품과 호텔, 바이오 분야 등 전방위적으로 협업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그룹의 본원적 경쟁력 강화를 위해 글로벌사업 확대와 신사업 개척 등 다양한 협업 영역을 모색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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