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승주 기자] 신세계그룹과 알리바바그룹의 합작회사 설립에 공정위가 조건부 승인을 발표하면서 시장에서는 향후 사업적 영향에 대한 다양한 의견들이 개진되고 있다. 우선 공정위의 시정조치에도 합작회사의 역직구 사업에는 제약이 따르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지만 일각에서는 소비자 데이터 공유 차단 등의 이유로 당초 계획보다 사업에 속도를 붙이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공정위는 이달 18일 G마켓과 알리익스프레스를 공동으로 지배하는 합작회사 '그랜드오푸스홀딩' 설립을 조건부로 승인했다. 구체적으로 합작회사 산하로 편입되는 G마켓·알리익스프레스 플랫폼을 독립적으로 운영하도록 했으며 양사 간 소비자 데이터(이름·ID·이메일·전화번호·서비스 이용기록·검색이력) 공유는 금지했다. 또한 해외직구 이외 시장에서는 소비자들이 데이터 공유 여부를 선택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이번 결정은 양사의 합병이 국내 온라인 해외직구 시장 경쟁을 제한할 우려가 크다고 봤기 때문이다. 공정위는 합작법인의 관련 시장을 ▲국내 온라인 해외직구 ▲국내 풀필먼트 ▲국내 간편결제 서비스 등으로 획정했는데 특히 해외직구 시장에서 양사의 시장점유율 합이 41%에 달한다는 점을 주목했다. G마켓이 5000만건 이상의 회원 정보를 보유하고 있고 알리익스프레스가 전 세계 200여국에서 서비스하고 있는 만큼 양사의 데이터 공유는 시장지배력을 더욱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판단이다.
이와 관련 이병건 공정위 기업거래결합심사국장은 "사업 영위에 데이터의 중요성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며 "디지털 대전환 시기에 기업결합뿐만 아니라 다른 유형의 경쟁제한적 행위들을 평가할 때도 데이터는 굉장히 중요한 요소로 고려돼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시장에서는 공정위의 결정이 끼칠 사업적 영향에 주목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당장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번 시정조치에 역직구 관련 내용이 포함되지 않았고 공정위 역시 역직구 시장 활성화에 대해선 기대감을 드러냈다는 점에서다. 실제 양사는 기업결합을 통해 한국 셀러들의 제품을 해외로 판매하는 역직구 사업을 영위하겠다는 계획을 밝혀왔다.
나아가 이번 시정조치를 두고 2009년 이베이(옥션)가 G마켓을 인수할 때보다 제재 수위가 낮아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당시 공정위는 이베이에게 3년 간 셀러들에 대한 판매수수료 인상 제한, 공정거래 준수 방안 도입 등 제재를 가했지만 이번 G마켓-알리익스프레스 기업결합에선 셀러와 관련된 조치가 없었기 때문이다.
시장 한 관계자는 "기업결합에 대한 승인이 늦어진 감은 있지만 사업적으로 걸림돌이 될만한 부분은 크게 없어 보인다"라며 "이번 시정조치는 대부분 소비자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양사가 추진하려는 역직구 사업에는 제약이 따르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양사가 기대한만큼 사업에 속도가 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통합 플랫폼 제한·소비자 정보 공유 차단 등으로 사업적 시너지 창출에는 어려움이 따를 것이라는 분석에서다. 특히 최근 국내에서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인식이 강화되고 있다는 점도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평가다.
정연승 단국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플랫폼을 독자적으로 운영한다는 자체가 사업적 시너지 창출 목적과 상반되는 제약 조건"이라며 "G마켓 같은 경우 사업적으로 분명한 한계점을 가지고 있는데 결국 두 기업이 어떤식으로 시너지를 창출할 것인지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또한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최근 개인정보 유출로 소비자들의 불안에 떨고 있다"며 "알리익스프레스 역시 중국 플랫폼이기 때문에 합병 초기부터 개인정보 보완 문제는 명확하게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사실 시장지배력이 지나치게 높아지고 경쟁에 제한이 될 수 있다고 판단되면 기업결합을 불허해야 하는 것이 맞다"며 "기업결합을 승인했는데 플랫폼 별도 운영, 정보 교류에 제약을 준다는 것 자체가 사업적으로 악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한편 신세계그룹은 이번 기업결합을 계기로 셀러의 역량과 고객 만족 모두 확 높이는 독보적인 상생 플랫폼을 구축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놓았다. 특히 G마켓의 경우 소속된 약 60만 셀러들에게 올해 안에 해외 고객들에게 상품을 판매할 수 있도록 하고 알리바바가 진출해 있는 200여 개 국가 및 지역 시장으로 판로는 점차 확대시킨다는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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