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진욱 기자]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법 1호 기소 사건인 퓨저니스트(ACE) 공판에서 알고리즘 거래, 고빈도 매매, 시세 조정 여부를 둘러싼 법정 공방이 치열하게 전개됐다. 이번 사건은 국내 가상자산 규제 체계의 실효성과 거래소의 시장 안정화 역할에 대한 경계선을 가늠할 분수령으로 평가된다.
28일 서울남부지법에서 열린 퓨저니스트 시세조종 사건 9차 공판에서 피고인 측은 가상자산 거래 전문가 이세모 씨를 증인으로 신청해 알고리즘 매매와 LP(유동성 공급자) 역할을 집중 심문했다.
피고인 측은 가상자산 시장의 현실을 재판부에 설명하고 시세조정 혐의에 대한 방어 논리를 강화하려는 전략을 폈다.
이 씨는 "가상자산 시장은 24시간 거래되는 특성상 수동 매매만으로는 대응이 어렵다"며 "API를 통한 자동매매와 트레이딩 봇을 활용한 알고리즘 거래가 보편화돼 있다"고 진술했다. 또한 "고빈도 매매를 통해 호가창 공백을 메우고 거래량을 늘리는 것은 시세조정 목적이 아닌 시장 유동성 공급 행위"라고 강조했다.
검찰은 알고리즘 매매가 시세 안정화 목적이 아니라 시세조정 수단일 수 있다는 점을 집중 추궁했다. 특히 피고인 측과 증인의 과거 거래 관계, 퓨저니스트 코인 관련 이해관계 등을 근거로 증언의 신빙성 문제를 제기했다. 검찰은 고빈도 매매와 LP(유동성) 공급이라는 개념이 시세조정을 합리화하는 근거로 쓰일 수 있다고 반박했다.
공판에서는 바이낸스와 빗썸 간 시세 연동 구조도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증인은 "국내 거래소 차트는 바이낸스 시세를 실시간으로 반영하도록 세팅돼 있다"며 "바이낸스 호가가 변하면 빗썸과 업비트도 이를 자동으로 따라가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검찰은 피고인 측 텔레그램 대화를 증거로 제시하며 "중국 측에서 '바이낸스와 빗썸 시세 차이가 크지 않아 시세를 끌어올리지 않는다'는 불만을 제기한 정황이 있다"며 "국내 거래소 시세가 항상 바이낸스와 연동된다고 볼 수는 없다"고 반박했다.
증인은 이에 대해 "국내 거래소 시세가 바이낸스 시세와 완전히 일치하기까지는 약 10분 정도 시차가 발생한다"며 "짧은 시간 동안은 시세 차이가 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사건은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법 시행 이후 첫 번째 기소 사례다. 가상자산법은 LP(유동성) 공급 행위와 시세조정 행위의 경계를 명확히 규정하지 않아 논란의 여지가 크다. 업계에서는 이번 판결이 가상자산 거래소의 시장 안정화 역할과 법적 책임 범위를 가늠하는 기준점이 될 것으로 본다.
재판부는 다음 달 25일 제10차 공판을 열고 추가 증거조사 및 증인신문을 이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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