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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진산전, 속도조절 나선 IPO
이세정 기자
2025.05.19 07:00:19
불안정 증시, 상장 일정 '미정'…현금 유동성 '양호', CB 만기 '여유'
이 기사는 2025년 05월 13일 07시 3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진산전 고덕사옥. (출처=우진산전 홈페이지)

[딜사이트 이세정 기자] 국내 전동차 전장품 생산 전문기업인 우진산전이 기업공개(IPO) 준비에 나섰지만, 상장 시점을 조율하는 모습이다. 대외 불확실성이 고조되면서 돌다리도 두들겨 보자는 전략을 택했기 때문이다.


16일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우진산전은 내년 상장을 목표로 최근 NH투자증권 키움증권을 상장 대표 주관사로 선정했다. 하지만 국내 증시의 불안감이 가중되자 상장 절차를 보수적으로 밟기로 했다. 내년 상장도 불투명하다는 것이다.


우진산전 관계자는 "상장 주관사를 선정했을 당시와 지금의 시장 환경이 급변했다"며 "상장과 관련해 코스피일지 코스닥일지 등 구체적인 윤곽이 잡히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같은 기류 변화는 IPO 시장이 위축되고 있다는 점에서 기인했다. 올 상반기 IPO 시장의 '대어'로 불리던 롯데글로벌로지스와 DN솔루션즈 등은 공모시장 투심 약화에 상장 시점을 잠정 연기했다. 올 들어 지난달까지 상장 예비심사를 철회한 건수도 10건을 웃돌았으며, 지난달에만 상장 절차를 마무리한 기업도 2020년대 들어 최저치인 3곳에 그치는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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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4년 김영창 회장 창업…철도·전장품 넘어 종합 솔루션 제공


1974년 출범한 우진산전은 50년 넘게 철도 시스템이라는 한우물만 파며 현대로템, 다원시스와 함께 국내 전동차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개인기업형태였던 우진산전은 1986년 법인으로 전환(상호 우진오무사)했으며, 1994년 지금의 사명으로 변경했다.


우진산전의 설립 초반 지분 구조는 파악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이 회사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처음으로 감사보고서를 제출한 1999년 말 기준 김영창 회장이 지분율 70%의 최대주주였다는 점에서 김 회장 개인 회사였음을 유추할 수 있다. 우진산전은 일본 도시바의 설계 도면을 들여와 1978년 서울지하철 1호선 주저항기 생산을 시작으로 전동화 기술개발을 본격화했다.


우진산전은 ▲2006년 부산도시철도 4호선 차량 ▲2012년 인도네시아 DEMU 차량 ▲2013년 인천국제공항 IAT차량 ▲2015년 한전 FR사업 등을 수주했으며, 전동화 핵심부품의 국산화를 선도하며 빠르게 사세를 키웠다. 특히 2012년 사업목적에 ▲풍력, 태양광 전력변환 장치 및 에너지 저장장치, 도서지역 독립형 하이브리드 발전 등을 추가하며 단순 전동차 부품사를 넘어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철도차량 시스템과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저마진 철도사업 탓 신사업 진출…R&D 비용 조달·FI 엑시트 창구


우진산전이 IPO를 결심한 가장 큰 이유로는 신사업 투자금 조달이 거론된다. 국내 전동차 시장은 3개 회사가 과점을 형성하고 있지만, 장기간 지속된 저가수주 여파로 수익성 확보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여기에 더해 정부나 철도 운영기관이 발주한 전동차의 경우 최저가 낙찰 방식을 따르고 있어 사실상 마진이 남지 않는다. 실제로 2018년 기준 우진산전의 영업이익률은 2.2% 수준에 불과했다.


우진산전은 2010년대 들어 '친환경 대중교통 토탈솔루션'이라는 목표를 설정하고 수익 다각화에 공을 들여왔다. 2017년 전기버스를 양산한 데 이어 현재 자율주행 전기버스와 수소전동차 등과 관련한 연구개발을 진행 중이다. 하지만 고순도의 이익을 만들지는 못하고 있다. 더군다나 2018년부터 2021년까지 3%대 수준이던 연평균 영업이익률이 지난해 6%에 근접하는 수준까지 상승했지만, 여전히 신사업 초기인 만큼 개발비 부담이 상당한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IPO로 운영자금을 확보하려 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재무적투자자(FI)들의 엑시트(투자금 회수) 기회를 주기 위한 목적도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우진산전은 운영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FI로부터 적지 않은 투자금을 유치했다. 지난해 말 기준 이 회사의 미상환 전환사채(CB) 규모는 총 1100억원이며, 자산담보부채권(ABL)도 536억원 상당이다. 특히 ABL의 경우 연평균 이자율이 7% 수준으로 부담이 크다.


IPO 강행 필요성 ↓…유동비율 130%, CB 만기일 2028년


업계는 우진산전이 IPO를 급하게 진행할 필요성이 않다는 시각을 견지 중이다. 현금 유동성이 양호한 데다, FI의 엑시트까지도 시간적 여유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우진산전의 유동비율(1년 내 현금 등으로 유동화가 가능한 유동자산을 1년 내 갚아야 하는 유동부채로 나눈 값)은 127.7%로 나타났다. 해당 비율은 100% 이상일 경우 단기 채무 상환력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우진산전 메자닌 발행에 참여한 FI들이 조기 전환청구권을 발동할 가능성도 당장은 희박하다. 해당 CB를 찍은지 1~2년 밖에 지나지 않았고, 만기일이 오는 2028년까지로 약 3년 가량 남았기 때문이다. 투자 기간이 짧은 만큼 시간을 두고 기업가치 제고 노력을 지켜볼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와 관련, 업계 한 관계자는 "우진산전이 비우호적인 시장 환경 속에서 IPO를 강행할 이유가 없다"며 "상황을 지켜보며 유리한 때가 도래하길 지켜볼 것"이라고 내다봤다.


우진산전 실적 추이. (그래픽=신규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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