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최유라 기자] 금호석유화학이 올해 1분기 전년 동기 대비 53% 증가한 영업이익을 내며 뚜렷한 성장세를 보였다. 그동안 경영 불확실성을 키우던 박철완 전 금호석유화학 상무의 '조카의 난'이 사실상 종결된 데다, 1분기 호실적으로 한숨 돌렸다.
하지만 2분기부터 미국발 관세 영향이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호실적에도 마냥 안심하긴 어렵다는 의견도 나온다. 실제 실적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가 하향 조정되는 데다 금호석유화학 역시 2분기 사업 전망을 보수적으로 내다보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금호석유화학의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120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3.4%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당초 증권가에서 예상했던 영업이익 793억원을 크게 웃돌았다. 특히 국내 석유화학 업체들이 업황 침체로 줄줄이 분기 적자를 기록한 상황에서 실적 개선을 이뤄낸 점은 더 눈길을 끈다.
금호석유화학과 박 전 상무 측과의 경영권 분쟁이 사실상 일단락된 점을 고려할 때 1분기 호실적은 겹경사다. 박 전 상무는 고(故) 박정구 금호그룹 회장의 장남이자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의 조카로 금호석유화학 지분 9.51%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정기주주총회에서 주주제안에 나서며 또한번 경영권 분쟁을 촉발시킨 박 전 상무는 올해 주총에선 주주제안을 하지 않았다. 의결권 역시 행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들어 박 전 상무 특수관계인 누나 3명이 잇따라 금호석유화학 주식을 매도하면서 경영권 분쟁이 마무리 수순에 접어들었다는 해석에 힘이 실렸다. 박 전 상무 누나인 박은형·은경씨는 1월 각각 2만3000주를, 박은혜씨는 1700주를 매도했다. 3월에는 박은형씨가 추가로 1000주를 팔았다.
1분기 호실적에 경영권 분쟁도 일단락된 분위기다. 다만 대외 불확실성이 고조되면서 금호석유화학의 고민이 깊어진다. 1분기의 경우 타이어 등 전방산업의 수요 증가로 실적이 개선된 측면도 있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전쟁을 앞두고 기업들이 물량을 앞당겨 내보낸 '물량 밀어내기 효과'가 일정부분 반영된 결과이기 때문이다.
실제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금호석유화학의 2분기 실적 컨센서스는 매출 1조9604억원, 영업이익 890억원으로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82% 소폭 증가하는 반면 영업이익은 25.3%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세 달 전 대비 3.6%, 한달 전 대비 1.8% 하향조정된 것이다.
금호석유화학 역시 2분기 주요 제품의 가격 약세가 본격화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주력인 합성고무 부문은 관세 불확실성으로 수요처 구매 관망세가 이어지는가 하면, 합성고무 원료인 부타디엔(Butadiene)의 가격 하락으로 제품가격도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합성수지 부문도 합성고무와 비슷한 양상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높다. 미중 관세분쟁으로 인한 수요 감소로 주원료인 스티렌모노머(SM)의 가격 하락세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페놀유도체 부문도 주요 제품 구매심리 위축에 따른 시장가격 약세가 예상되는 만큼 제품별 판매량 조정으로 수익성 방어에 집중할 방침이다.
금호석유화학 관계자는 "1분기 실적이 양호했으나 2분기부터 전방산업 수요 둔화와 대외 불확실성 확대에 따른 어려움이 예상된다"면서 "수익성 개선 노력을 통해 주주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