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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폐지' 기업, 퇴출 앞당긴다
배지원 기자
2025.01.21 11:43:11
시총·매출액 기준 단계적 강화…'감사의견 미달' 2회→즉시 퇴출
이 기사는 2025년 01월 21일 11시 43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배지원 기자] 비효율적인 상장폐지 절차로 저성과 기업의 시장 퇴출이 늦어진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금융당국이 제도 개선에 나선다. 상장폐지 요건과 절차를 효율적으로 개선하고 상장폐지 기업이 늘어날 것에 대비해 투자자 보호 조치도 보완할 계획이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한국거래소, 금융투자협회, 자본시장연구원은 21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지속적인 자본시장 밸류업을 위한 IPO 및 상장폐지 제도개선 공동세미나'를 개최했다.



거래소는 그간 기업의 회생기회를 보장하고 투자자 보호에 초점을 맞춰 상장폐지 제도를 운영했다. 이의신청과 실질심사 기회를 확대하는 등 제도를 개선했지만 저성과 기업의 적절한 퇴출이 지연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상장폐지가 기업과 투자자의 피해로 이어진다는 측면이 강조되면서 상장폐지 절차가 장기화되기 쉬운 구조로 운영된 탓이다.


거래소는 저성과기업의 적시 퇴출을 통해 증시 전반의 가치를 제고할 방침이다. 상장폐지 요건은 강화하고 절차는 효율화시켜 소요기간을 축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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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시총·매출액 요건의 경우 지난 10년간 해당 사유가 발생한 사례가 없을 정도로 실효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현재 시총·매출액 기준 상장폐지 요건은 코스피의 경우 시가총액 50억원, 매출액 50억원 미만을 기준으로 한다. 코스닥 시장은 시가총액 40억원, 매출액 30억원 미만이다. 15~20년 전의 낮은 기준을 유지한 것이다.


거래소는 이 기준을 실효성 있는 수준까지 단계적으로 상향 조정할 계획이다. 코스피 기준 시총·매출액 요건은 각각 500억원, 300억원으로 상향한다. 성장 잠재력이 높지만 매출을 낮은 기업을 고려해 최소 시가총액인 1000억원을 충족할 경우 매출액 요건은 면제한다. 코스닥 시장은 시총·매출액 요건을 각각 300억원, 100억원까지 점차 상향 조정하되 시총 600억원을 넘길 경우 매출액 요건을 면제받을 수 있다.


비재무적 요건도 강화한다. 현재 감사의견 미달은 이의신청이 허용되는 사유로, 이의신청 시 개선기간을 부여받을 수 있다. 하지만 기업이 고의로 감사의견 미달을 받는 사례도 발생해 이를 보완하기로 한 것이다. 예컨대 자본잠식이 우려되는 회사가 상장폐지 절차를 지연하기 위해 감사의견 미달을 선택하는 경우 등이다. 자본잠식의 경우 이의신청이 불가능해 즉시 상장폐지가 되지만, 감사의견 미달의 경우 최소 개선기간을 부여받을 수 있다.


거래소는 감사의견 미달 사유가 2회 이상 발생할 경우 '이의신청 불가'한 형식적 사유로 분류해 즉시 상장폐지가 되도록 조치한다. 감사의견 미달은 감사의견 한정, 부적정, 의견거절 또는 사업보고서 미제출에 해당한다.


최근 기업 분할 사례가 늘어나면서 인적분할 시 존속법인에 대한 심사가 이뤄지지 않는다는 문제도 개선한다. 코스피의 경우 존속법인에 대해 별도 요건을 적용하거나 심사를 하지 않아 존속법인이 부실해지는 구조의 분할재상장이 나타날 우려가 있다. 우량사업은 신설법인으로 이전하고, 존속법인에는 부실사업을 남기는 방식이다. 코스피도 향후 분할재상장 시 자기자본, 매출액, 당기순이익 등 존속법인의 최소요건을 제시하고, 미충족 시 실질심사 사유로 추가한다. 


상장폐지 제도개선 조치가 시행되면 시장 퇴출 기업의 수가 증가해 투자자의 피해가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에 금융당국은 금융투자협회의 비상장주식 거래 플랫폼인 K-OTC를 활용키로 했다. K-OTC 내 '상장폐지기업부'를 신설해 상장폐지 기업은 6개월동안 거래되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투자자 공시도 확대한다.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한 기업의 경우 거래정지 기간에 정보공시가 이뤄지지 않는다. 현재는 거래소가 심사절차 진행경과만 공시하고 있다. 투자자에 대한 정보제공을 확대하기 위해 경영상 비밀사항을 제외한 계선계획 주요내용을 공시하도록 규정할 예정이다. 


이미현 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 상무는 "기업의 특성에 따라 다양한 개선계획을 제출하고 있어 일관된 공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기는 어려운 점이 있다"면서도 "개선계획을 시장을 안내하기 위한 일관된 절차를 마련하고 이 과정을 기업에 충분히 안내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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