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구예림 기자] 깨끗한나라의 신용도가 'BBB'까지 떨어지며 투자적격등급까지 위태로워졌다. 장기적인 실적 저하와 부채 증가로 재무안정성이 악화된 결과다. 시장에서는 깨끗한나라의 신용등급이 추가로 떨어질 경우 자금 조달에 심각한 차질을 빚을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국기업평가(한기평)에 따르면 깨끗한나라의 회사채 신용등급은 지난달 'BBB+'(부정적)에서 'BBB'(안정적)로 한 단계 하락했다. 'BBB'는 투자적격 회사채 중에서도 비우량 등급으로 분류되며 추가 하락 시 투자부적격으로 간주될 수 있다.
2023년에도 깨끗한나라의 회사채 등급전망은 'BBB+'(안정적)에서 'BBB+'(부정적)으로 한 차례 하향 조정됐다. 2년 연속 등급 하락은 기업 신뢰도에도 부정적인 신호다.
이 회사의 신용도 하락은 실적 부진에 따른 재무안정성 저하와 단기간 내 부채 감축 가능성이 낮은 점 등이 발목을 잡았다. 실제 깨끗한나라의 주력인 PS(제지)부문은 2022년 4분기 이후 8분기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아시아 국가들의 백판지 저가 공세가 이어지며 경쟁력이 약화된 데다 내부적으로 연구개발(R&D) 투자 축소로 제품 차별화에도 실패한 점이 수익성 악화로 이어졌다.
재무적 여건도 악화일로다. 2021년 말 기준 2343억원 수준이었던 순차입금은 2023년 9월 말 3009억원까지 28.4% 증가했다. 같은 기간 부채비율은 220.9%, 차입금 의존도는 54.6%에 달하며 재무구조가 취약해졌다.
문제는 향후 전망도 밝지 않다는 점이다. 한기평은 깨끗한나라의 영업현금창출력 약화와 설비투자 부담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2024년 이후 폐합성소각로 설비투자도 예정돼 있어 향후 차입금 상승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한기평은 추가적으로 이 회사의 EBITDA 마진이 6% 미만이고 EBITDA/금융비용 비율이 2.5배 미만으로 떨어질 경우 등급 하향의 여지가 있다고 경고했다. 2023년 3분기 기준 깨끗한나라의 EBITDA 마진은 5.8%, EBITDA/금융비용 비율은 1.8배로 하향 기준을 충족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깨끗한나라의 신용등급이 더 떨어지면 회사채 발행과 자금 조달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투자적격등급을 벗어나면 투자자들의 신뢰 저하로 채권 수요가 줄어들고 더 높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하는 상황이 불가피하다.
깨끗한나라도 신용등급 방어를 위해 수익성 회복과 재무구조 개선을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는 입장이다. 이를 위해 원가절감과 비용 효율화를 통해 영업이익률을 끌어올리고 수익 중심의 사업 포트폴리오로 재편할 계획이다. 또한 시장점유율(M/S) 확대를 목표로 영업망 강화와 유통구조 개선으로 매출 회복에 나설 예정이다.
나아가 에너지 재활용 및 발전 설비투자로 인한 일시적 차입금 증가를 점진적으로 축소해 재무 안정성 역시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깨끗한나라 관계자는 "신용등급 상향을 위해선 수익성을 개선하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며 "원가절감과 유통구조 개선을 통해 실적 회복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올해 말까지 예정된 에너지 재활용시설에 대한 대규모 시설투자로 일시적으로 차입금 규모가 상승하며 부채비율이 악화됐지만 수익성과 현금흐름 개선을 위한 여러 활동들을 병행하며 순차적으로 차입금 규모를 축소해 나갈 계획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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