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강울 기자] 코리안리가 해외 사업 확대 기조 속에서 역대 최대 순이익을 기록하며 수익성 개선 흐름을 이어갔다. 다만 같은 기간 외형 지표는 감소세를 벗어나지 못했다. IFRS17 체계에서 핵심 외형 지표로 활용되는 보험수익 기준으로도 감소 흐름이 이어지면서, 글로벌 전환 전략이 '비중 확대'를 넘어 '성장'으로 연결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코리안리의 지난해 2025년 순이익은 3155억원으로 전년(2859억원) 대비 10.4% 증가하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결산배당금 총액도 1000억원을 넘어 사상 최대 규모를 달성했다. 보험영업 부문의 손해율 안정과 투자이익 개선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반면 외형은 역성장했다. 2020년 11조원대를 기록한 매출액은 2022년 8조1113억원, 2023년 6조8561억원, 2024년 6조8032억원, 2025년 6조5761억원을 기록하며 감소세로 전환했다. 보험수익 기준으로도 2023년 5조854억원에서 2025년 4조8783억원으로 감소했다. IFRS17 도입 이후 외형 지표가 보험수익 중심으로 재편됐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수익성 개선과 달리 외형 축소 흐름이 이어지는 모습이다.
이 같은 배경에는 수익성 중심의 언더라이팅 전략이 자리한다. 코리안리와 같은 재보험사는 대형 자연재해 등 변동성이 큰 리스크를 인수하는 구조상 손해율 관리가 실적을 좌우한다. 인수 기준을 강화하면 손익 변동성을 줄일 수 있지만, 수재 물량이 감소하면서 외형 확대 속도는 둔화될 수 있다. 최근 글로벌 재보험 시장이 요율 강세 국면을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코리안리는 공격적 물량 확대보다 위험 선별에 무게를 둔 것으로 해석된다.
문제는 이 전략이 중장기 성장 구상과 어떻게 맞물리는지다. 원종규 사장은 2013년 취임 이후 '비전2050'을 통해 글로벌 톱클래스 재보험사 도약과 해외매출 비중 80% 확대를 목표로 제시했다. 해외 사업을 키워 외형과 수익을 동시에 확대하겠다는 청사진이었다.
해외 확장 자체는 성과를 냈다. 북미와 영국, 스위스 등으로 거점을 넓히며 글로벌 네트워크를 확장했다. 보험수익 중 해외 부문 비중은 2022년 25%에서 2025년 44%로 상승했다. 해외 보험수익도 2023년 2조433억원에서 2025년 2조1447억원으로 증가했다.
다만 전체 보험수익은 감소했다. 해외 부문이 약 1000억원 증가하는 동안 국내 수재 감소 폭이 이를 상회하면서, 비중 확대가 곧 외형 성장을 의미하지는 않는 구조가 형성됐다. '글로벌 전환'은 진행 중이지만, 아직은 국내 축소분을 완전히 대체하지 못한 단계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더욱이 목표치와의 간극도 존재한다. 해외 비중 44%는 의미 있는 진전이지만, '80%'라는 비전과 비교하면 아직 중간 단계에 머물러 있다. 비전 제시 10여 년이 지난 시점에서, 질적 개선을 넘어 양적 도약이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수익성 중심 전략은 단기적으로는 합리적 선택"이라며 "다만 글로벌 확장이 국내 축소를 대체하는 수준까지 확대되지 않으면 외형 성장 동력 측면에서 고민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코리안리는 포트폴리오 재정비를 통해 내실을 강화하는 과정에 있다는 입장이다. 코리안리 관계자는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면서 수익성 중심으로 체질을 다져왔다"며 "해외 진출의 경우 초기에는 사업비 부담 등으로 매출이 기대만큼 확대되기 어려운 측면이 있지만 이를 감내하고 확장을 이어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에는 해외 사업이 점차 자리를 잡으면서 수익 기여도가 높아지고 있다"며 "해외에서 손실이 발생하면 국내에서 보완하고, 반대로 국내 변동성을 해외에서 상쇄하는 구조를 만들어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업계에선 결국 '확장 국면 전환'이 분수령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수익성 방어에는 성공했지만, 향후 글로벌 수재 확대가 절대 외형 반등으로 이어지지 못할 경우 '안정적이지만 성장성은 제한된 재보험사'로 평가받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서다. 반대로 해외 포트폴리오가 규모 확대로 연결된다면 지금의 체질 개선은 도약을 위한 준비 단계로 재해석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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