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백화점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작업이 막바지에 접어들었다. 현대지에프홀딩스 중심의 단일 지주사 체제로 전환한 지 2년 남짓 흐른 현재 일부 계열사들의 지분 정리만 남은 상태다. 그룹은 올해를 재편 이후 새로운 도약의 원년으로 삼는다는 계획이다. 이 가운데 선봉장에 설 주요 계열사들을 들여다본다. [편집자주]

[딜사이트 이승주 기자] 현대백화점이 호남지역 1호 복합쇼핑몰 '더현대 광주'를 위한 1조2000억원의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밝히면서 시장의 관심을 끌고 있다. 이번 투자가 현대백화점 판교점을 뛰어넘는 그룹 사상 최대 규모 프로젝트인 까닭이다. 현대백화점은 더현대 광주를 통해 현재의 실적 부진을 완전히 털어내고 퀀텀점프를 이뤄낸다는 목표다. 특히 시장에서는 더현대 광주가 현대백화점 복합쇼핑몰 사업 확장의 '바로미터'가 될 것이라는 분석들도 나온다.
현대백화점은 최근 종속회사 '더현대광주'의 제3자유상증자에 참여해 2500억원의 실탄을 투입했다. 더현대광주 법인은 지난해 2월 현대백화점이 600억원을 출자해 설립한 회사로 호남지역 복합쇼핑몰 개발과 이후 운영을 담당한다. 이번 유상증자는 현대백화점이 지난해 11월 공시한 '기업가치제고(밸류업) 계획'의 연장선이다. 당시 회사는 더현대 광주 건립을 위해 총 1조2000억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더현대 광주는 호남지역 1호 복합쇼핑몰로 대지면적 3만3000㎡(약 1만평), 연면적 30만㎡(지하 4층~지상 7층)다. '더현대 서울'보다 1.5배 큰 규모로 건립된다. 현대백화점은 더현대 광주를 친환경·최첨단기술·예술·엔터테인먼트·로컬 등 4가지 테마의 문화복합쇼핑몰로 짓는다. 이를 위한 매장 설계는 프리츠커상을 받은 헤르조그 앤드 드 뫼론에게 맡겼다. 더현대 광주 지하는 전세계 시장을 표방하며 국내 최대 규모로 조성되고 호남 맛집, 광주 소상공인과의 상생을 위한 공간도 마련된다.
현대백화점은 앞서 더현대 광주 프로젝트를 위해 광주 북구 임동 옛 전남·일산방직 부지를 2643억9994만원에 매입했다. 여기에 현재까지 더현대광주 법인에 3100억원을 투자했다. 더현대 광주 프로젝트의 투자 규모가 1조2000억원 수준으로 공표한 만큼 앞으로 6200억원의 자금을 더 쏟아부을 예정이다.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 1259억원, 이익잉여금 3조8164억원 보유하며 유동성은 충분한 모습이다. 다만 부산 프리미엄 아울렛(7000억원)과 더현대 광주(1조2000억원) 등 수천억원 단위의 투자를 집행하는 과정에서 재무건전성 지표가 하락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그럼에도 현대백화점이 더현대 광주 건립에 적극적인 이유는 최근 경기침체로 인한 소비 불황으로 실적이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현대백화점의 지난해 3분기 연결기준 누적 매출은 3조124억원(전년비 1.9%↓), 영업이익은 1763억원(전년비 15%↓), 순손실은 463억원(적자전환) 등으로 집계됐다. 특히 이 회사는 지난 2023년 약 20년 만에 398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하기도 했다.
호남지역은 아직 복합쇼핑몰이 들어서지 않은 탓에 '기회의 땅'으로 불린다. 현대백화점 뿐만 아니라 신세계와 롯데도 호남지역 복합쇼핑몰 건립을 적극 추진하고 있는 이유다. 특히 광주광역시의 경우 소비력도 충분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 백화점 3사 중 유일한 광주지역 점포인 롯데아울렛 광주 수완점은 매출이 ▲2021년 1724억원 ▲2022년 1981억원 ▲2023년 2096억원 등 지속 우상향하고 있다. 특히 더현대 광주는 백화점 3사의 매장 가운데에서도 대중교통과의 연결성이 가장 뛰어나다는 평이다.
나아가 시장에서는 더현대 광주가 현대백화점 복합쇼핑몰 사업 확장의 '바로미터'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들도 나온다. 현재 국내 유통시장은 복합쇼핑몰이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이에 신세계와 롯데백화점도 복합쇼핑몰 매장 확대를 위한 대규모 투자를 단행할 계획이다. 현대백화점은 현재 '더현대 서울'과 '더현대 대구'를 론칭해 성공적인 결과를 냈다. 이번 더현대 광주까지 성공하게 된다면 현대백화점의 복합쇼핑몰 사업에도 가속이 붙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이와 관련 시장 관계자는 "현대백화점 입장에서는 더현대 광주에 거는 기대감이 엄청나지 않겠나"라며 "사실 더현대 광주가 가진 사업적 중요성이 아주 큰 만큼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 부담감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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