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주명호 기자] 신한·KB·하나·우리금융지주의 차기 은행장 인사코드는 안정보다 변화에 방점이 찍혔다. 당초 우리은행 외에는 기존 은행장들의 연임이 상대적으로 높게 점쳐졌다. 하지만 결과는 정상혁 신한은행장만 연임했고 국민·하나은행은 새 인물을 수장으로 맞게 됐다.
변화의 목적은 성과 중심주의로 귀결된다. 경기 불확실성이 가중된 상황에서 조직 쇄신과 영업 강화를 통해 새로운 생존전략을 모색한다는 해석이다. 이를 바탕으로 은행간 리딩뱅크 경쟁 역시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지주는 지난 12일 이호성 하나카드 사장을 차기 하나은행장 후보로 추천했다. 앞서 KB금융지주는 이환주 KB라이프생명 사장을, 우리금융지주는 정진완 우리은행 중소기업그룹 부행장을 차기 은행장으로 낙점했다. 신한금융지주는 정상혁 행장의 연임을 결정했다.
우리은행의 경우 손태승 전 우리금융 회장의 친인척 부당대출 사태로 인한 내부통제 부실 여파가 커지면서 일찌감치 행장 교체가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반면 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의 경우 교체 전망도 나왔지만 대체로 이재근 행장과 이승열 행장의 연임 가능성을 높게 보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본 결과, 정상혁 행장을 제외한 전원 교체였다. 정상혁 행장을 비롯해 새롭게 짜여진 은행 수장들의 공통점은 영업이다. 이호성 하나은행장 후보는 하나은행 시절 영남영업그룹장, 중앙영업그룹장 등을 거치며 영업 전문가로 입지를 굳혔다. 하나카드 사장을 맡은 뒤에도 기업금융을 중심으로 영업 능력을 증명하며 업황 악화 속에서도 하나카드의 실적을 가파르게 끌어올렸다.
정진완 우리은행장 후보도 기업금융에 강점을 둔 인물이다. 특히 중소기업 분야에 오랫동안 몸을 담으며 영업력을 증명해왔다. 지난해 중소기업그룹 본부장을 맡은 후 1년만에 부행장으로 승진해 우리은행 중소기업 영업 전반을 총괄했다.
재무통으로 알려진 이환주 후보 역시 영업 분야에서 충분한 역량을 지닌 인물로 통한다. 이 후보는 지점장 이후 영업기획부 부장, 외환사업본부장, 개인고객그룹 전무를 차례로 역임하며 영업 현장 전반을 경험하고 관리 능력을 입증한 바 있다.
그런 만큼 내년에는 영업강화 중심으로 은행간 실적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올해의 경우 신한은행의 리딩뱅크 지위 탈환이 사실상 확정적이다.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신한은행의 당기순이익은 3조1028억원으로 4대 은행 중 유일하게 순익 3조원을 돌파했다. 정상혁 행장이 이번 인사에서 1년이 아닌 2년 연임을 한 번에 받은 것도 이같은 성과가 크게 작용했다는 평가다.
같은 기간 하나은행은 2조780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국민은행의 당기순이익은 2조6179억원이다. 하나은행은 2022년과 2023년 2년간 순익 1위를 기록하며 리딩뱅크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지만 올해 주춤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국민은행은 3년만에 리딩뱅크 탈환을 목표로 잡았지만 홍콩H ESL(주가연계증권) 손실 사태로 인한 순익 감소 탓에 경쟁에서 뒤처진 모습이다.
다만 최근 확대된 경기 불확실성으로 내년 성과 확대는 올해보다 더 녹록지 않을 전망이다. 올해부터 진행된 기준금리 인하 흐름에 더해 환율도 최근 상승세를 그리면서 순이자마진(NIM) 축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영업 부문 뿐만 아니라 리스크 측면의 관리 강화도 차기 행장들의 주요 과제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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