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노만영 기자] 국내 공유오피스 시장이 지난 수년새 성장을 거듭해온 가운데 어느덧 주요 투자자들의 투자금 회수(엑시트) 시간이 1년 앞으로 다가왔다. 대표업체인 패스트파이브의 지분 20%를 보유한 펀드 세 곳이 내년 10월부터 차례로 만기일을 맞이한다. 지난 2020년 코스닥 상장 자진 철회 이후 멈춰있던 패스트파이브의 기업공개(IPO) 시계가 다시 움직이기 위해선 영업실적 개선이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패스트파이브는 올해 일부 분기에서 영업이익을 달성하는 등 실적 개선을 보이고 있다. 패스트파이브가 지난 6년 간 연간 영업적자를 이어오던 터라 투자자들은 실적 개선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패스트파이브는 국내 공유오피스 시장을 대표하는 기업이다. 위워크가 한국 시장에 진출하기 1년 전인 지난 2015년 4월 서초1호점을 개점하며 사업을 개척했다. 11월 말 기준 직영점 수는 44곳으로 ▲스파크플러스 37곳 ▲위워크코리아 18곳보다 앞선다. 1인 고객 대상의 제휴라운지도 100곳을 확충했다. 높은 접근성을 앞세워 지난해 위워크 보다 36억원 많은 1260억원의 매출액을 달성했다.
매출 우위에도 수익성 개선은 과제로 지적된다. 패스트파이브는 지난해 영업비용이 매출액을 초과하며 50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2018년 이후 6년째 이어진 적자다. 같은 기간 위워크는 비슷한 규모의 매출액(1224억원)을 달성하고도 489억원의 흑자를 냈다.
양 사의 수익성 차이는 영업비용에 있다. 패스트파이브가 지난해 영업비용으로 1311억원을 지출한 반면 위워크는 735억원을 썼다. 패스트파이브의 절반 수준의 비용으로 동일한 효과를 낸 것이다.
업종 특성 상 영업비용의 절반은 리스비용이 차지한다. 양사의 지난해 리스비용은 패스트파이브 516억원, 위워크 393억원이다. 패스트파이브의 직영점 수가 위워크 보다 두 배 이상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평균 오피스 단가 측면에선 패스트파이브가 위워크보다 저렴하다고 볼 수 있다. 이는 요금정책으로도 이어진다. 패스트파이브의 요금은 위워크보다 상대적으로 낮다고 알려져 있다. 저가정책을 앞세운 패스트파이브는 공실률에서도 위워크보다 낮은 수치를 나타내고 있다. 2022년 기준 패스트파이브 39개 지점의 평균 공실률은 3.24%인 반면 비슷한 시기 위워크는 20% 이상을 기록했다.
패스트파이브는 접근성, 가격경쟁력, 공실률에서 모두 위워크를 앞서지만 임대 매출은 뒤쳐져있다. 지난해 벌어들인 1260억 중 임대수입은 1019억원으로 위워크(1122억원) 보다 100억 이상 적다. 임차목적물 리모델링, 건물 관리솔루션 등 부가사업을 늘려가고 있지만 주력인 임대업에서 매출 규모를 늘리지 못한다면 연간 흑자전환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서비스 품질을 개선해 가격을 일부 인상하기에도 애매한 상황이다. 후발 주자인 스파크플러스가 저가 마케팅을 고수하고 있어 가격 인상이 주 고객층의 이탈을 초래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패스트파이브가 수익성에 발목이 잡혀 상장이 늦어지면서 투자자들의 마음도 초조해지고 있다. 패스트파이브는 지난 2016년 시리즈A를 시작으로 2021년 시리즈E까지 18곳의 투자자들로부터 1000억원 이상을 투자받았다. 이중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는 220억원을 투자해 지주사인 패스트트랙아시아(32.4%) 다음으로 많은 지분 11.1%를 보유하고 있다. 다음으로 TS인베스트먼트(8.3%), 신한벤처투자(3.6%) 순이다.
문제는 주요 투자기구(비히클)의 회수 시점이 1년 안팎으로 다가왔다는 점이다. 지주사인 패스트트랙아시아(32.4%) 다음으로 많은 지분을 보유한 에이티넘성장투자조합2018(11.1%)이 내년 12월 28일 만기를 앞두고 있다. 3대 주주인 티에스2015-9 성장전략M&A투자조합(8.3%)은 이보다 빠른 내년 10월 28일이 만기일이다. 신한벤처투자의 세컨더리펀드 네오플럭스메이커프론티어(3.6%) 역시 내년 12월 27일 청산 예정이다. 이들 펀드는 패스트파이브 지분 20%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 만기일 내 엑시트가 이뤄지려면 내년 중으로 패스트파이브가 IPO를 진행해야 한다.
패스트파이브 측은 아직 IPO에 대한 공식화된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다. 지난 2020년 공유오피스 사업자 최초로 코스닥 상장을 추진했으나 예비심사청구를 자진 철회한 뒤 4년이 흘렀다. 그 사이 후발주자인 스파크플러스는 최근 2년 연속 영업흑자를 바탕으로 오는 2026년 3월을 목표로 코스닥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패스트파이브 관계자는 "사업 경쟁력 강화, 신사업의 본 궤도 진입 등으로 올해 손익 개선 측면에서 상당히 긍정적인 흐름이 이어져 왔다"며 "(IPO에 대해선)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의 논의가 필요한 사항으로 내부적으로 결정된 것은 없다"고 전했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Hom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