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태민 기자] 확률형 아이템 정보 공개가 지난 2024년 3월22일 시행이후 의무화한지 2년을 앞두고 있다. 하지만 해외 게임사에 대한 실질적인 처벌 체계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여전하다. 지난해 국내 대리인 지정 제도를 도입했지만 자격 요건·적용 기준·처벌 수위가 허술해 실효성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11일 게임물관리위원회 통계에 따르면 확률형 아이템 정보 의무 공개 법안을 시행한 직후인 지난 2024년 3월22일부터 2025년 9월22일까지 약 1년 6개월 동안 총 338개 게임사가 총 2181건의 확률 정보 표시 위반으로 시정 요청·권고·명령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해외 게임사는 203곳으로 전체의 약 60%에 달했다. 특히 중국 게임의 경우 142곳으로 국내 게임사(135곳)보다 많았다. 위반 건수 또한 ▲중국 1033건 ▲한국 657건 ▲싱가포르 283건 등으로 해외 게임사의 위반 건수가 국내보다 약 2.5배 많았다.
다만 개별 게임사별 위반 사항과 시정 요청 건수는 확인되지 않는다. 정보공개법 제9조에 따라 계도 단계에선 시정 대상이나 수준에 대해 비공개 원칙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행정절차의 공정성과 기업 피해방지 예방을 위한 조치라는 설명이다.
현재 확률형 아이템 위반 규제는 게임물관리위원회가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관련 업무 확인을 위탁받아 진행하고 있다. 시정 요청 단계에선 사업자의 자발적 개선을 유도하되, 고의성이 명백하거나 반복 위반 시 과태료 등 제재 수위를 높이는 방식이다.
공정거래위원회도 확률 조작에 대해 철퇴를 가하고 있지만, 적용되는 법률과 방식이 다르다. 게임위는 확률형 아이템 확률 공개 법안이 담긴 게임산업진흥법을 토대로 규제하지만, 공정위는 전자상거래법에 따라 게임사의 위반행위에 대한 사실조사를 진행한 후 과징금이나 과태료를 부과한다.
그러나 강제성이 부족한 권고 조치로는 법안 시행이 실질적 효과를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확률형 아이템 정보 공개 의무화에도 위반 사례가 지속 발생하고 있어 소비자 보호 관점에선 처벌 기준이 보수적으로 다가올 수 있다는 점에서다. 국내에 주소나 영업장이 없는 해외 게임사의 경우, 시정명령조차 제대로 전달되지 않아 처벌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점도 한몫한다.
정부는 이 같은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지난해 10월 해외 게임사의 국내 대리인 지정 제도를 시행했다. 국내에 지사나 사무실이 없는 게임 사업자의 대리인 지정을 의무화한 것이다. 대리인에게는 사업자 의무, 금지사항 준수, 불법 게임물 유통 금지, 확률형 아이템의 표시, 광고 및 선전 제한 규정 준수 의무 등을 부과한다.
그러나 대리인 자격 요건이 모호하고, 처벌 수위가 약해 실효성 논란은 여전하다. 현행법상 1인 근무 형태로 등록한 '페이퍼 컴퍼니'나 '유령 법인'도 대리인으로 등록할 수 있다. 해외 기업들이 페이퍼컴퍼니를 국내 대리인으로 지정해 법망을 피해간 사례가 적지 않다. 이러한 유사한 사례가 언제든 반복될 수 있는 상황이다.
법 위반 시 부과되는 과태료 규모도 최대 2000만원으로 턱없이 낮은 수준이다. 통상 중견·중소 게임사의 1년 영업비용이 억단위를 넘어서는 것을 감안하면 경각심을 주기엔 턱없이 부족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한 해 인건비나 지급수수료만으로 2000만원을 상회하는데 과태료 규모가 그보다 낮은 수준으로 책정된다면 국내 대리인을 두려고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정부는 게임산업법 개정을 추진 중이다. 국내에 지사를 두고 있는 해외 게임사의 경우 국내 법인을 우선 대리인으로 지정토록 의무화하는 게 골자다.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유통 중단 조치를 가능하게 하는 한편, 본사의 관리·감독 의무를 명확히 하도록 규정했다. 그러나 해당 법안은 현재 국회에 계류돼 있다.
관건은 대리인 자격 요건과 법안 적용 대상, 처벌 기준을 정교하게 보완하는 것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페이퍼컴퍼니 설립을 통한 대리인 지정 꼼수를 막는 게 최우선이 돼야 할 것"이라며 "확률 표기 의무 법안을 강화하는 취지는 좋지만 국내 게임사에만 책임을 지우는 형태보단 공정한 경쟁이 가능한 환경 구축이 수반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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