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령 기자] 환인제약이 마이크로바이옴 신약개발사인 비피도를 인수하며 본격적인 사업 확장에 승부수를 걸었다. 특히 환인제약 오너 2세인 이원범 대표가 비피도의 새로운 수장에 앉았다. 시장에서는 이 대표가 실적 악화에 시달리고 있는 비피도의 경영 정상화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 귀추를 주목하고 있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이원범 환인제약 대표가 이달 15일 비피도의 이사회에 입성했다. 박명수 비피도 대표와 함께 각자대표 자리에 앉게 됐다. 환인제약이 비피도 최대주주를 차지한 지 약 한 달 만이다.
환인제약은 지난달 비피도의 최대주주 자리에 올랐다. 비피도 기존 최대주주였던 아미코젠과 150억원 규모의 주식양수도계약(SPA)을 체결하며 비피도 지분 30%를 확보했다.
비피도는 앞서 지난 6월 횡령·배임 혐의가 발생해 주권매매 거래가 정지됐다. 회사 직원이 비피도 자기자본의 15.6%에 해당하는 80억원 규모의 자금을 횡령한 것이 발단이 됐다. 이에 비피도는 주권매매 거래정지 수순을 밟았고 상장적격성 실질심사가 진행 중인 기간에 환인제약이 비피도를 인수하게 됐다.
환인제약은 비피도 인수 이후 '경영 정상화'를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먼저 개선계획서를 제출하고 횡령금액 대부분을 회수하면서 지난달 30일 상장 유지가 결정됐다.
상장이 유지되며 큰 고비는 넘겼지만 수익 개선이라는 또 다른 과제가 남았다. 실제 비피도는 올 상반기 기준 영업손실 21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6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1.4%(28억원)나 쪼그라들었다.
이에 시장에서는 새로운 수장이 된 이원범 대표의 가장 큰 과제는 수익 개선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건강기능식품(긴지식) 사업 확장과 함께 신약개발에서 얼마나 성과를 낼 수 있을 지가 향후 반등의 가늠자가 될 전망이다.
비피도는 현재 비피더스균을 중점으로 프로바이오틱스 건강기능식품 제조 판매와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바이오 의약품 개발을 영위하고 있다. 환인제약은 기존에 건기식 자회사 '애즈유'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향후 비피도 건기식사업에서 동반 시너지 창출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와 함께 비피도는 신약 파이프라인인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제 'BFD1R01'도 보유하고 있다. 'BFD1R01'은 내년 상반기 1상 임상시험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미 마우스 모델을 통해 IL- 17을 유의미하게 억제하는 면역 조정 효과와 관절 조직에서 염증·뼈·연골 손상을 유의미하게 회복시키는 치료 효과가 확인됐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최근 환인제약은 제네릭(복제약) 위주의 사업구조에서 향후 신약개발까지 노리는 체질 개선에 착수했다. 이에 따라 비파도의 신약 파이프라인 연구개발(R&D)도 이원범 대표를 중심으로 적극적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비피도 관계자 역시 "최대주주 변경 이후 사업구조 등을 다시 짜고 있는 단계"라며 "비피도가 이미 보유하고 있던 신약 파이프라인의 임상시험과 개별인정형 원료 등 연구개발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일각에서는 단기간내 비피도의 수익 개선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시장 한 관계자는 "비피도의 주력사업인 건기식의 경우 이미 치열한 경쟁 포화상태"라며 "환인제약이 이미 보유 중인 건기식 자회사 '애즈유'도 현재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비피도 역시 차별화된 전략을 만들지 못한다면 반등이 쉽진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