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세연 기자] "현재 특정 설비를 한 대기업으로부터 공급받아 사용하고 있는데, 일부 원하는 수준의 성능이 나오지 않는 부분이 있습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기술이나 장비를 갖고 있는 업체들이 있는지 확인하고자 방문했습니다. 적합한 업체가 있다면, 신규 계약도 검토할 수 있을 것입니다.(삼성전자 반도체(DS) 사업부 엔지니어)"
"내부적으로 제품을 출하할 때, 엔지니어들이 수작업으로 처리해야 하는 매뉴얼이 일부 존재합니다. 이를 자동화할 수 있는 장비 업체를 찾고 있습니다. 니즈에 완전히 부합하는 기업은 아마 없겠지만, 최대한 유사한 솔루션이라도 있는지 살펴보려고 합니다. 일단 행사장 전체를 꼼꼼히 둘러볼 계획입니다.(SK하이닉스 엔지니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엔지니어들은 지난 11일부터 13일까지 서울 강남 코엑스에서 열린 '세미콘코리아 2026'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들은 모두 출장 형태로 행사장을 찾았으며, 방문 시점은 주로 둘째 날에 집중됐다. 통상 행사 첫날에는 사장단 등 고위 임원진의 방문이 이뤄지고, 마지막 날은 연휴 전 주 금요일과 겹치는 경우가 많아서다.
엔지니어들이 세미콘코리아를 찾는 목적은 단순히 제품을 둘러보거나 정보를 수집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신규 협력사를 발굴하고, 경우에 따라 향후 계약으로 이뤄질 가능성까지 존재한다. 양사 모두 보안이 엄격해 협력사가 아닌 외부 기업과의 소통이 제한적인 만큼, 세미콘코리아가 자연스레 논의를 이어갈 수 있는 창구 역할을 하는 셈이다.
그중에서도 타사를 보다 면밀히 살펴보는 이들은 주로 설비 분야를 담당하는 인력이다. 이들은 협력사와 협업하는 과정에서 현장의 애로사항을 해결하거나, 작업 효율을 높일 수 있는 제품을 찾고자 여러 부스를 눈여겨 본다. 실제 행사장에서는 구체적인 가격대까지 언급하면서 장비를 문의하는 엔지니어들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통상 실무 엔지니어에게 신규 계약이나 발주를 결정한 권한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내부적으로 타 기업을 추천하거나 정보를 공유하는 정도는 가능하다. 한 SK하이닉스 엔지니어는 "직접 구매서를 제출하는 단계까지 담당하는 것은 아니지만, 세미콘코리아에서 파악한 정보를 바탕으로 구매팀 등 타 부서와 미팅을 통해 기업을 추천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만약 구매를 최대한 이끌어내고 싶으면, 구매팀을 설득해 테스트용 장비를 먼저 도입한 뒤 성능을 검증하고 물량을 확대하는 방식이 일반적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엔지니어는 "기술적인 장점만 강조하기보다는, 투자 대비 효과를 수치로 설명하는 것이 구매팀을 설득하는 데 중요한 포인트"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분위기를 반영하듯 세미콘코리아 현장에서는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업체들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엔지니어들을 적극적으로 응대하는 모습이 이어졌다. 최근 반도체 업황이 회복 국면에 접어든 만큼 협력 기회를 선점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는 평가다.
소부장 업체 한 관계자는 "현재 많은 엔지니어들로부터 제품에 대한 문의가 들어오고 있다. 분위기도 긍정적인 상황"이라며 양사로부터 실제 발주가 들어올 경우,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일부 물량을 프리빌드(선제 생산) 방식으로 준비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Hom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