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신지하 기자] SK브로드밴드가 글로벌 데이터센터(DC) 허브로 떠오르는 말레이시아 시장 진출 계획을 철회했다. 지난 2월 이사회에서 말레이시아 현지에 데이터센터를 세우기 위한 합작법인(JV) 설립안이 가결됐으나 최근 그룹의 전략이 솔루션에 집중하는 방향으로 전환되면서 해당 계획은 무산된 것으로 보인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SK브로드밴드 이사회는 지난 2월 이사회를 열고 '말레이시아 DC 합작법인(JV) 설립' 안건을 의결했지만 최근 그룹의 데이터센터 사업 전략 변화에 따라 해당 계획을 철회하기로 결정했다. 그룹 차원에서 데이터센터 사업의 중점을 기존 인프라 구축에서 솔루션 공급으로 이동시키기로 한 결정이 이번 철회 배경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최근 데이터센터 솔루션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최 회장은 지난달 25일 열린 '2024 울산포럼'에서 "데이터센터 에너지 솔루션부터 들어가는 부품들까지 전부 총망라해 가능한 한 효율적이고 기능이 좋은 데이터센터 솔루션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보다 앞서 그룹은 지난 6월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사업에 2028년까지 3조4000억원을 투자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SK브로드밴드가 말레이시아 진출을 추진했던 이유는 말레이시아가 동남아시아에서 급성장하는 데이터센터 시장으로 주목받고 있기 때문이다. 아세안(ASEAN) 지역 내 전략적 위치와 저렴한 전기 요금 덕분에 말레이시아는 글로벌 IT 기업들이 데이터센터 허브로 삼기에 유리한 지역으로 꼽힌다. 특히 싱가포르의 데이터센터 건설 제한 이후 관련 투자와 개발이 말레이시아로 몰리는 분위기다.
코트라에 따르면 말레이시아의 전기 요금은 kWh당 0.122달러로 세계 평균 0.151달러보다 저렴해, 전력 소모가 많은 데이터센터 운영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이점이 크다. 이에 구글, 아마존웹서비스(AWS) 등 빅테크들은 현지에 데이터센터 건설을 추진 중이다. 말레이시아의 데이터센터 시장 규모는 지난해 18억1000만달러에서 2029년 39억7000만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강승훈 한국데이터센터연합회 팀장은 "국내 여러 기업이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신흥 시장에서 데이터센터 건설을 검토하고 있다"며 "이들 시장은 한국처럼 데이터센터 수요가 급증하고 있어 선점한다면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동남아 시장에 적기에 진출해 수익성을 검토하고 참여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흐름"이라고 덧붙였다.
앞으로 SK브로드밴드는 국내에서 데이터센터 확충과 솔루션 역량 강화에 힘쓸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서울과 수도권에 총 6개의 데이터센터를 운영 중이며, 용량은 약 100MW다. 또 경기도 양주시에 새로운 데이터센터를 건설 중이며, 부산시 금사 지역에도 신규 데이터센터를 구축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2030년까지 보유 용량을 200MW 이상으로 확장할 방침이다.
올 초 미국에서 열린 'CES 2024'에 참가한 SK브로드밴드는 AI 기반 데이터센터 솔루션 'AI DCIM'을 선보이기도 했다. 이 솔루션은 데이터센터의 전력 설비와 냉방 시스템 등을 AI로 통합 관리해 운영 효율성을 극대화한다. 또 대기 전력을 최대 65%까지 절감한 저전력 셋톱박스도 출시하며, 친환경 기술 개발에도 집중하고 있다. 최근에는 환경성적표지인증(EPD)을 취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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