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송한석 기자] 고려아연의 주가가 MBK파트너스-영풍 연합의 공개매수 가격(75만원)을 상회하면서 해당 연합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고려아연 경영권을 가져오기 위해서는 공개매수 가격을 상향하는 것이 필요해 보이지만 현재까지 추정되는 이자비용이 800억원을 상회하는 등 자금 부담이 심해진다는 이유에서다. 영풍정밀의 공개매수가격을 상향했지만, 결국 고려아연의 대항공개매수 가격과 동일한 3만원으로 정한 만큼 자금부담이 심해진 것으로 풀이된다.
4일 오후 1시 기준 고려아연의 주가는 76만원이다. 이는 MBK파트너스와 영풍 연합이 공개매수 가격으로 제시한 75만원보다 1만원이나 높다. 아울러 해당 연합의 공개매수 가격은 고려아연과 베인케피탈이 밝힌 가격인 83만원과 8만원 차이난다.
아직 MBK파트너스는 이날 오전까지 공개매수 가격 상향에 대해 밝히지 않고 있다. 다만 공개매수 가격의 상향을 두고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MBK파트너스와 영풍이 제시한 고려아연의 공개매수 가격이 주가와 고려아연의 공개매수 가격보다 낮은 만큼 고려아연 주주들을 유인할 요인이 부족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영풍과 MBK파트너스 연합의 공개매수 마감일은 이날 오후 3시 30분까지다.
MBK파트너스가 공개매수 상향을 바로 결정하지 못하는 것은 승자의 저주와 무관하지 않다는 게 시장의 시각이다. 이미 MBK파트너스는 고려아연 공개매수에 투입되는 2조2721억원을 마련하기 위해 NH투자증권 1조4906억원, 영풍 2713억원 등 차입금 총 1조7619억원을 조달했다. 이자율인 5.7%로 단순 계산하면 이자비용만 753억원에 달한다.
MBK파트너스가 부담할 금융비용은 이뿐이 아니다. MBK파트너스는 영풍정밀 공개매수를 위해 NH투자증권에서 1087억원, 영풍에서 287억원 등 총 1374억원을 빌렸다. 이자비용은 59억원으로 추산된다. 즉 MBK파트너스는 이번 고려아연 경영권을 위해 총 1조8994억원의 자금을 조달했고, 이자비용은 812억원으로 추정된다.
이에 일각에서는 자금 부담으로 인해 MBK파트너스가 쉽게 공개매수 가격을 상향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 중이다. MBK파트너스가 이날 영풍정밀의 공개매수 가격을 3만원으로 상향했지만. 고려아연이 앞서 내놓은 공개매수 가격과 동일하기 때문이다. 이에 공개매수 가격을 그대로 유지할 것이라는 게 시장 일각의 전망이다.
이에 대해 MBK파트너스 측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고려아연이 2조7000억원 규모의 자기주식을 취득하면 고려아연의 순자산이 27% 가량 감소해 부채비율 등이 급격하게 상승한다"며 "고금리 차입금에 대한 연 이자만 약 1700억원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은 앞선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자기주식 공개매수 결정은 회사와 주주, 임직원, 협력업체를 지키고 지역사회와 국민 여러분들의 우려를 불식하기 위한 결정"이라며 "취득 자기주식은 향후 적법한 절차를 거쳐 전량 소각하겠다"고 말했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