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송한석 기자] MBK파트너스와 영풍이 고려아연의 공개매수 가격을 고려아연 보다 높은 금액이 아닌 83만원으로 동일하게 제시한 이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시장에서는 앞서 MBK파트너스와 영풍 연합이 영풍정밀도 고려아연의 대항공개매수 가격인 3만원으로 동일하게 상향한 만큼 자금 조달에 대한 부담이 심해져 동일한 가격으로 내놓은 것이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4일 MBK파트너스와 영풍은 고려아연 공개매수 가격을 주당 83만원으로 상향했다. 기존 66만원에서 75만원으로 높인 후 재차 8만원 늘린 금액이다.
다만 공개매수 가격을 높이다 보니 MBK파트너스는 추가 차입금을 조달했다. NH투자증권으로부터의 차입금은 지난 9월 26일 대비 5.9% 증가한 1조5785억원을 기록했고 새롭게 엠비케이파트너스육호사모투자 합자회사로부터 1097억원을 빌렸다. 해당 차입처로부터 빌린 금액의 금리는 각각 최소고정금리 연 5.7%, 최소고정금리 연 4.6%다.
이번 추가 차입으로 MBK파트너스가 부담해야 되는 이자비용은 더욱 증가했다. 고려아연 공개매수의 이자비용을 계산하면 841억원으로 추산된다. 아울러 이날 영풍정밀의 공개매수 가격도 주당 3만원으로 상향하면서 해당 공개매수에 대한 이자비용도 70억원으로 추정된다. 공개매수에만 총 911억원의 이자를 지급해야 되는 셈이다. 경영권 분쟁에서 승리하더라도 승자의 저주에 빠질 수 있다.
이에 MBK파트너스가 공개매수에 대한 자금 압박이 심해진 것 아니냐는 게 시장의 시각이다. MBK파트너스와 영풍 연합은 이날에만 영풍정밀, 고려아연 두 기업의 공개매수 가격을 올렸지만 고려아연이 제시한 가격과 동일하다는 이유에서다.
일각에서는 MBK파트너스와 영풍이 자금부담 압박이 심해지다 보니 공개매수 가격을 고려아연보다 높게 설정하는 대신 고려아연의 법적 리스크를 공략하고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지난 2일 영풍은 지난 2일 고려아연 이사회의 자기주식 공개매수를 중지시켜 달라는 가처분을 신청했다. 심문기일은 오는 18일인데, MBK파트너스와 영풍의 공개매수는 오는 14일까지다. 반면 고려아연의 공개매수 마감일은 오는 23일이다.
이렇다 보니 일부 기관투자자들이 법정 리스크를 피하기 위해 보유 주식을 MBK파트너스와 영풍 공개매수에 응하는 것을 노린다는 분석이다. 자기주식 공개매수 금지 가처분 신청이 인용된다면 고려아연 자기주식 공개매수가 취소될 수 있고 MBK파트너스와 영풍의 공개매수에는 참여할 수 없기 때문이다.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은 이날 공개매수 상향에 대한 보도자료를 통해 "이전 주당 75만원도 충분한 프리미엄으로 인식됐으나 주당 83만원과는 아무래도 가격 차이가 있는 바, 가격을 맞춤으로써 기존 투자자들의 부담을 덜어드리고자 했다"며 "무엇보다 1주가 들어오든, 300만주가 들어오든 모두 사들여서 반드시 고려아연의 기업 지배구조를 바로 세우고, 심각하게 훼손된 기업가치, 주주가치를 회복시키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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