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성희 기자] 우리은행의 반복된 내부통제 이슈가 제4인터넷전문은행 심사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과거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주요 평가항목으로 '대주주 및 주주구성계획'에 배점을 비중있게 두면서 대주주 적격성은 물론 은행주주로서의 적합성도 심사에 면밀히 반영될 수 있어서다.
우리은행의 경우 이미 2022년 벌어진 본점 직원의 700억원대 횡령 사고로 올해 기관경고를 받았다. 지난 6월 밝혀진 180억원대 횡령 사고는 제재 절차가 곧 착수될 예정이다. 여기에 금감원이 우리은행의 손태승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 친인척 부당대출 사고와 관련, 알고도 늑장 대응한 임종룡 회장과 조병규 행장 제재 가능성까지 열어뒀다.
시장에서는 김병환 금융위원장 취임을 계기로 제4인터넷전문은행 인가도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우리은행을 포함한 KCD뱅크 컨소시엄이 심사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현재 제4인터넷전문은행 컨소시엄 후보 중 하나인 KCD뱅크에 참여하고 있다. 제4인터넷전문은행 선정을 두고 경쟁하고 있는 컨소시엄은 KCD뱅크와 더존뱅크, 유뱅크, 소소뱅크 등 4곳이다. KCD뱅크는 한국신용데이터가 이끄는 컨소시엄으로 우리은행과 우리카드 등이 참여했다.
더존뱅크는 신한은행이 컨소시엄 투자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KCD뱅크와 더존뱅크의 양강전으로 흐를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은행의 건전경영을 유지할 수 있을 만큼 대주주가 충분한 자본금을 보유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 은행 경영과 사업계획에 소용되는 자금조달 방식이 현실성이 있어야 한다는 점에서 컨소시엄에 든든한 자본력을 갖춘 시중은행의 참석은 인터넷전문은행 인가 심사 과정에서 높은 점수를 얻을 수 있는 요인으로 꼽힌다.
업계에서는 제재를 받은 금융사라도 컨소시엄 참여에 문제는 없다고 보고 있다. 최고 수위의 제재인 기관경고를 받을 경우 신사업 진출에 제동이 걸리지만 컨소시엄 참여는 이에 해당하지 않아서다.
다만 대주주 및 주주구성계획 측면에서 은행주주로서의 적합성은 심사 과정에서 따져볼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주주 구성이 은행 건전성과 금융산업 효율화에 기여할 수 있는지 등을 고려한다는 것으로, 컨소시엄 참여 주주의 감독당국 제재가 평가 과정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과거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시기에도 컨소시엄에 참여한 금융사의 적격성이 도마 위에 오른 바 있다. 2015년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를 받기 위해 참여한 컨소시엄 3곳에 적격성에 문제가 있는 기업들이 포함됐다는 이유다. 당시 정무위원회의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 종합 국정감사에서는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예비인가에 참여한 기업들에 대한 주주 적격성 문제가 불거졌다. 해당 기업의 주주참여나 주주적격성을 제대로 심사해야 한다는 지적이었다.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논란이 된 카카오와 같이 인터넷전문은행의 대주주가 아니라 다수의 지분투자자 중 한 곳이라는 점에서 일반적인 경우 컨소시엄 참여 금융사의 제재가 심사에 큰 영향을 끼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사태의 경중이 심상치 않고 금융위와 금감원 등 금융당국 차원에서도 거센 비판이 이뤄지고 있는 만큼 이번 심사에서 특수한 영향이 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취임 후 첫 은행권 최고경영자(CEO)와의 간담회 자리에서 은행들의 내부통제 강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은행에서 발생한 각종 내부통제 이슈가 은행의 신뢰 상실 문제로 이어진다는 이유에서였는데, 업계에선 간담회 전 불거진 손 전 회장 친인척 부당대출 사고가 김 위원장의 발언에 큰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복현 금감원장 역시 우리금융과 우리은행에 대해 "더 이상 신뢰하기 힘든 수준"이라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또 지난 25일 KBS '일요진단 라이브'에 출연, 손 전 회장 친인척의 부당대출 사고와 관련해 현 최고경영진이 사실을 알고도 금융당국에 즉각 보고하지 않은 점 등을 들어 임 회장과 조 행장 중 누군가는 책임져야 한다며 제재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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